올해는 한국여자배구 역사에 의미 있는 해다. 여자배구대표팀이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20년 만에 금메달을 획득했기 때문이다.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여자배구대표팀은 몇몇 국제대회에 출전하며 손발을 맞췄다. 특히 국제배구연맹(FIVB) 그랑프리 대회와 2014 AVC컵을 통해 걸출한 신인을 발굴했다. 대표팀의 막내는 이재영, 이다영(이상 18, 선명여고) 쌍둥이 자매다.

어린 시절부터 나란히 배구를 함께 시작한 이들은 한국 여자배구의 미래로 평가받았다. 운동 신경이 둘 다 뛰어났고 힘이 좋은 이재영은 공격수를 맡았다. 또한 배구 센스가 좋은 이재영은 세터로 활약했다. 특히 이재영은 세계적인 공격수인 김연경을 받쳐주는 공격수로 나섰다.

대표팀의 고질적인 문제점은 ‘주포’로 활약하는 김연경을 받쳐줄 확실한 공격수가 없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재영은 화성에서 열린 태국과의 그랑프리 1차전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또한 유럽과 남미 팀들의 높은 블로킹을 상대로 과감한 공격을 구사했다.

그러나 꿈에 그리던 아시안게임 무대에서는 1분도 뛰지 못했다. 아시안게임에 앞서 열린 AVC컵에서 발목 부상을 당한 이재영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한 뒤 기쁨과 아쉬움이 섞인 눈물을 쏟았다.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 이재영과 이다영 자매는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동지'에서 '선의의 경쟁자'로 변했다. 언니인 이재영은 흥국생명에 1라운드 1순위로 입단했다. 동생 이다영은 1라운드 2순위로 현대건설 유니폼을 입었다. 이재영은 한국 여자배구의 대표적인 ‘올라운드 플레이어’였던 박미희 감독을 만났다. 기본기와 수비력을 중요하게 강조하는 박 감독과 현재 최고의 기대주인 이재영의 만남은 특별했다.

박 감독의 조련을 받은 흥국생명은 현재(14일 기준) 4승2패로 현대건설, IBK기업은행과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시즌 도중 전국체전을 치르고 온 이재영은 흥국생명의 기둥으로 활약하고 있다.

179cm인 이재영은 공격수로서 그다지 큰 신장은 아니다. 하지만 뛰어난 점프력으로 신장 열세를 극복했다. 또한 온몸을 활용해 볼을 때리기는 타법을 구사하기 때문에 공격의 힘이 위력적이다.

앞으로 수많은 경기를 통해 경험을 쌓는 점이 이재영의 과제다. 올 시즌 유력한 신인왕 후보인 그의 뒤에는 과거 최고의 선수였던 박 감독이 버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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