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준석.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최준석은 KBO 리그에서 손꼽히는 타구 스피드를 지닌 타자다. 타구 스피드에 관한 한 각 분야에서 최상위권에 랭크돼 있다.

올 시즌 홈런을 친 전체 타구 가운데 가장 빠른 타구 스피드를 기록한 것이 최준석이었다. 최준석은 9월 8일 삼성전에서 패트릭을 상대로 시속 187.63km라는 어마어마한 타구 스피드로 홈런을 넘겼다.

라인드라이브 아웃에서도 최준석은 무시무시한 스피드를 자랑했다. 아웃이 되기는 했지만 최고 179.03km의 스피드로 라인 드라이브 부문 1위에 올랐다. 최준석은 타구 평균 스피드에서도 단연 첫 손꼽히는 타자다.

A팀 전력 분석원은 "타구 스피드는 투수의 투구 속도와 마찬가지로 타고나야 하는 면이 있다. 최준석은 그런 관점에서 최고의 타고난 실력을 갖고 있는 선수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준석은 매우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었지만 어느 팀으로부터도 러브 콜을 받지 못하고 있다.

원 소속 구단인 롯데가 보상 선수 없이 현금만으로 보상을 매조지겠다는 뜻을 밝혔는데도 아직 진전된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최준석은 올 시즌 타율 2할9푼1리 14홈런 82타점을 기록했다. 아직 30대 중반의 나이. 최고의 타구 스피드까지 지녔지만 그는 별반 주목을 끌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데이터로 추측해 볼 수 있는 것이 한 가지 있다. 그의 낮은 타구 각도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시작된 타구 각도에 대한 연구는 한국 프로 야구에서도 조금씩 영향을 미치고 있다. 25도에서 35도 사이의 타구가 가장 홈런이 많이 나온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그 각도 안으로 타구를 보내기 위한 타자들의 노력이 시작됐다. 그리고 적지 않은 성과가 나오고 있다.

많은 타자들이 이상적인 타구 각도 속으로 자신의 타구를 보내는 능력을 보여 주고 있다.

KBO 리그에서 홈런 좀 친다는 선수들의 라인드라이브+플라이의 평균 발사 각도를 나타낸 표다. 대부분 타구들이 25도와 35도 사이에 형성돼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타구 스피드가 놀라울 정도로 빠르지는 않지만 이상적인 각도는 보다 많은 홈런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러나 최준석은 이 점이 약하다. 라인드라이브+플라이 평균 발사각이 20.65도에 불과하다. 이상적인 각도를 이루려면 5도 이상의 상승이 필요하다. 쉬운 수치 차이가 아니다. 보다 멀리 타구를 보낼 수 있는 각도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홈런이나 안타가 될 타구가 펜스 앞에서 잡히거나 라인드라이브로 걸릴 확률이 높은 이유다.

최준석의 올 시즌 장타율은 4할3푼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순장타율이 0.139로 김동한의 0.157에도 미치지 못한다. 

최준석은 주력을 가진 선수가 아니다. 그런 그가 장타력이 떨어진다는 건 타고투저의 시대에서 크나큰 손해가 아닐 수 없다. 점수 차와 상관없이 1점이라도 더 달아나야 하는 트렌드의 야구 에서 주력 느린 단거리형 타자는 매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최준석의 타격 메커니즘에 변화가 절실한 이유다. 일단은 그가 굳은 마음을 먹어야 하고 그를 가르쳐 보고 싶어 하는 지도자를 만나야 한다. 돈이나 계약 기간보다 이 조건이 우선돼야 한다. 그래야 최준석의 이적 또는 잔류가 빨리 결정될 수 있다.

최준석이 최고의 타구 스피드를 살릴 수 있는 발사각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일단은 변화의 기회를 얻는 것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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