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도곡동, 곽혜미 기자] 선동열 감독이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나갈 24명의 대표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선동열 감독이 생각에 잠겨있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지나치게 신중한 자세가 오히려 많은 의문을 만든 거 같다."

선동열 한국 야구 대표 팀 감독이 오랜 침묵을 깼다. 4일 도곡동 KBO 야구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지난 6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게임 최종 엔트리를 발표한 지 약 4개월 만에 선수 선발 논란을 해명했다. 

그동안 선 감독의 설명을 듣고자하는 이들도, 선 감독이 나설 수 있는 기회도 많았다. 그러나 침묵으로 일관했다.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고, 비난의 화살은 야구 대표 팀에서 프로 야구 전체로 퍼졌다. 

논란의 중심에 선 오지환(LG 트윈스)은 여전히 강도 높은 비난을 받고 있다. 성난 야구팬들은 오지환이 병역 혜택을 노리고 이번 대회에 나섰다는 '괘씸죄'를 묻고 있다.

선 감독은 기자간담회에서 오지환의 선발 과정을 조금 더 자세히 설명했다. 내야수 베스트 멤버는 1루수 박병호(넥센), 2루수 안치홍(KIA), 유격수 김하성(넥센), 3루수 최정(SK)으로 고정한 뒤 백업 내야수를 고민했다고 밝혔다. 

야수 엔트리가 13명밖에 되지 않아 멀티 포지션이 되는 선수가 백업을 맡아야 했다. 1루 백업은 외야수 김현수(LG)로 정했다. 김현수는 소속 팀에서 좌익수와 1루수로 뛰고 있었다. 2루 백업은 박민우(NC)였다. 2017년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부터 선동열호 개근 도장을 찍은 선수다. 

문제는 유격수와 3루수 백업이었다. 3루 백업은 허경민(두산)을 생각했는데, 허리가 좋지 않았다. 당시 허경민은 허리 통증으로 소속 팀에서도 관리를 받으며 경기에 나서고 있었다. 선 감독은 그래서 3루 백업으로 김하성을 생각했다. 소속 팀에서 유격수와 3루수를 같이 본 경험이 있다는 것. 

유격수 백업을 고민할 때 남은 후보가 오지환과 최주환(두산)이었다. 최주환은 올 시즌 20홈런-100타점을 기록할 정도로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했다. 올해 주 포지션은 지명타자다. 원래는 2루수고 1루와 3루도 같이 볼 수 있는 멀티 내야수지만 유격수는 익숙하지 않다. 선 감독과 코치진은 최주환이 유틸리티로 가치는 훨씬 뛰어나지만, 전문 유격수인 오지환을 백업으로 데려가자는 결론을 내렸다.

정황 설명은 충분했다. 그러나 수치 근거 자료 제시는 부족했다. 선 감독은 "오지환은 유격수 기록에서 김하성에 이은 2위였다"는 말만 반복했다. 취재진이 요청하자 뒤늦게 KBO가 공개한 회의록 자료에는 6월 10일 기준 기본 스탯만 적혀 있었다. 왜 오지환이 유격수 기록 2위인지 한눈에 들어오는 정보는 없었다. 주장을 설득할 수치 자료를 준비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거나 미흡했다고 볼 수 있다. 기록이 선수를 판단하는 절대 기준이 될 수는 없어도 주장에 신뢰를 줄 수는 있다.


[스포티비뉴스=도곡동, 곽혜미 기자] 선동열 감독이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나갈 24명의 대표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오지환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코치진의 불화는 없었다고 추측할 수는 있었다. 선 감독은 "코치들과 지난해 12월부터 함께했다. 소통에 문제가 없었다. 가장 신경 쓴 건 투수 쪽이었다. 투수를 뽑을 때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밝혔다. 내야수 선발 과정에는 이견이 없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병역 특례 문제와 관련해서는 국민 정서를 읽지 못한 점을 사과했다. 선 감독은 "병역 특례를 향한 시대적 비판에 둔감했다. 죄송하게 생각한다. 성적만 내기 위해서 오지환을 뽑았다. 국민 여론과 청년들(입대를 앞둔)을 생각하지 못한 건 실수"라고 인정했다.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청탁 행위는 없었다고 못 박았다. 더는 야구 대표 팀을 향한 근거 없는 억측을 하지 말아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선 감독은 "다른 선수들까지 실명을 언급해 미안하다"고 덧붙이며 나름 성심껏 선발 과정을 공개했다. 그러나 너무 늦은 감을 지울 수가 없다. 처음부터 이렇게 설명을 했으면 될 일이었다. 이토록 오래 고심해야 할 수준의 해명 내용도 아니었다. 선 감독은 대회가 끝난 뒤 스트레스가 심해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고 변명했다. 한발 뒤로 물러나서 이 사태를 지켜볼 시간이 필요했다는 이야긴데, 김빠지는 결과물을 갖고 나온 건 부정하기 힘들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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