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글 한준 기자, 영상 이충훈 기자] 왼발잡이 권창훈(23)은 디종FCO에서 오른쪽 날개로 뛴다. 2선과 전방 지역을 자유롭게 누비지만, 기반 영역이 우측이다. 올리비에 달롤리오 디종 감독이 권창훈에게 원하는 것은, 현대 축구 전술의 주류인 ‘가짜 윙어’다.

권창훈은 측면에 서지만, 사이드 라인을 따라 달리다가 크로스를 올리는 것이 주 무기가 아니다. 오른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찔러 들어오며 상대 수비 압박의 틈을 벌린다. 이후 슈팅이나 패스, 혹은 연계 플레이로 슈팅 상황을 만든다.

강호 올랭피크리옹과 2017-18 프랑스리그앙 7라운드 원정 경기에서도 공간을 만드는 ‘가짜 윙어’ 권창훈의 마법이 유감없이 발휘됐다. 

전반 17분경 디종의 역습 공격 상황에서 우측면에서 공을 받은 권창훈은 두 명의 수비수가 자신의 앞을 가로 막은 상황에 왼발로 공을 친 뒤 절묘한 스루 패스를 전방 공격수 자노에게 보냈다. 좁은 틈 사이를 찌른 정밀한 왼발 패스였다. 비록 자노의 발에 닿지 않았으나 리옹 수비와 골키퍼 사이를 곤란하게 만든 패스였다.

전반 19분에는 날카로운 왼발 코너킥을 직접 연결했다. 그리고 전반 22분 문전 혼전 상황에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우측면 후방에서 빠르게 달려들어온 권창훈을 멘디가 태클로 저지하며 넘어트렸다. 0-1로 끌려가던 디종은 권창훈이 얻은 페널티킥은 전반 23분 슬리티가 성공시켜 1-1로 따라갔다.

▲ 사진=디종FCO


동점골 직후 인 전반 26분에도 후방 침투패스를 받은 권창훈이 페널티 에어리어 우측 지역을 헤집었다. 리옹 수비수 마르셀루와 멘디가 힘으로 밀어 붙여 공을 빼앗겼지만 권창훈의 저돌성이 인상적이었다. 권창훈은 전반 44분 왼쪽으로 이동해 절묘한 볼 트래핑으로 공을 돌려 놓으며 수비 견제를 피했다. 자노의 패스를 받아 시도한 왼발 슈팅이 하늘로 솟았지만 리옹 수비를 괴롭힌 권창훈의 기술과 완력이 돋보였다.

디종은 리옹 원정에서 후반 8분 제카가 득점해 2-1로 앞서갔으나 후반 15분과 18분에 연달아 실점했다. 다시 후반 30분 얌베레의 골로 3-3 무승부를 거뒀다. 권창훈이 득점 장면에 직접 관여한 것은 페널티킥 상황뿐이었지만, 경기 내내 공격진에서 보인 영향력은 충분히 돋보였다.

우즈베키스탄 원정에서 발목 부상을 입은 권창훈은 A매치 데이가 끝난 이후 두 경기를 쉬었다. 심각한 부상은 아니었지만, 폭발적인 움직임을 구사하는 권창훈의 스타일을 고려해 달롤리오 감독이 충분히 회복된 이후 기용한 것이다. 권창훈은 주중 팀 훈련을 주전조에서 했고, 리옹 원정에 주전으로 나서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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