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지미 파레디스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두산 베어스 외국인 타자 지미 파레디스(30)는 영입 순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퇴출 후보 1순위로 거론됐다.

데이터가 신뢰를 주지 못했다. 파레디스는 지난해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에서 뛰면서 89경기 타율 0.219 OPS 0.634 10홈런에 그쳤다. 더 눈길을 끈 건 삼진과 볼의 비율. 삼진 97개를 기록하는 동안 볼넷은 단 16개를 얻었다. 일본 투수들의 공에 전혀 대처하지 못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스프링캠프에서 두산은 파레디스를 직접 봤다.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영상으로 확인한 대로 스윙에 힘은 있었지만, 콘택트 능력은 물음표였다. 내, 외야 수비를 모두 할 수 있지만 기존 두산 선수들을 뛰어넘는 실력은 아니었다. 공격과 수비 모두 애매했다.

한순간에 문제점이 고쳐질리 없었다. 파레디스는 올 시즌 20경기에서 타율 0.148 OPS 0.471 1홈런 4타점에 그쳤다. 외국인 타자로서 낙제점이다. 2군에는 벌써 2차례 다녀왔다. 

그런데 현장 반응은 생각처럼 박하지 않다. 적어도 지금은 지켜본다는 분위기다. 캠프부터 가까이서 지켜본 김태형 두산 감독과 코치진, 관계자들은 굳이 부정적인 표현을 쓰지 않았다. 어느 정도 예상한 결과이기에 덤덤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가장 큰 건 파레디스가 팀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다. 외국인 타자에게 기대하는 한 방이 아쉽기는 하지만, 파레디스가 부진해도 딱히 모자란 게 없는 경기력이 나오고 있다. 두산은 30일 현재 33승 18패로 선두다.

▲ 하이파이브 하는 두산 베어스 최주환(왼쪽)과 지미 파레디스 ⓒ 한희재 기자
타선에서는 최주환의 활약이 큰 힘이 되고 있다. 주로 지명타자로 나서는 최주환은 50경기에서 타율 0.316 6홈런 42타점을 기록했다. 타점은 4번 타자 김재환(40타점)을 앞서는 팀 내 1위 기록이다. 지난해까지 닉 에반스가 해오던 몫을 파레디스가 아닌 최주환이 이어 받은 셈이다. 우익수 포지션에서는 조수행, 정진호, 김인태 등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며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걱정의 우선 순위를 두자면 파레디스 보다는 마운드다. 선발 주축인 장원준과 유희관이 시즌 초반부터 주춤해 필승 조로 쓰려던 이영하를 선발로 끌어왔다. 불펜 핵심 김강률과 함덕주는 최근 컨디션 난조를 보여 마음껏 기용하지 못했다. 마운드 운용이 지금으로선 두산에 더욱 복잡한 과제다. 

파레디스는 2차례 2군에 다녀오면서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김 감독은 "타격 타이밍이 많이 좋아졌다. 다 잡혀서 안타는 안 나왔지만, 타이밍이 맞아 간다"고 긍정적으로 평했다. 훈련 자세도 긍정적 요소 가운데 하나다. 김 감독은 파레디스의 교체 가능성이 언급될 때마다 "열심히 한다"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교체 가능성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두산 내부에서는 조금 더 따뜻하게 파레디스를 바라보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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