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KIA 타이거즈 우완 투수 윤석민이 길었던 재활을 뒤로 하고 마운드에 다시 오른다.
김기태 KIA 감독은 29일 광주 넥센전을 앞두고 "윤석민이 다음달 2일 두산전에 등판한다"고 밝혔다. 윤석민의 정규 시즌 등판은 2016년 10월 5일 삼성전이 마지막이다. 선발 등판은 그해 4월 17일 넥센전 이후 처음이다. 2016년 12월 오른 어깨 웃자란뼈 제거 수술을 받은 윤석민은 이후 재활에만 매진했다.
2005년 KIA에 입단한 윤석민은 9시즌 동안 303경기에 나와 73승59패 44세이브 평균자책점 3.19를 기록했다. 그는 2014년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진출했으나 2015년 4년 90억 원에 계약을 맺으며 KIA로 복귀했다. 윤석민은 그해 51경기에 나와 30세이브를 거두며 역시 윤석민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2016년은 좋지 못했고 수술대까지 올라야 했다.
윤석민이 1군에서 보이지 않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그에 대한 비난의 화살도 뾰족해져갔다. 그러나 스스로에게도 그 어떤 때보다 힘든 기간이었다. 윤석민은 이번 수술이 야구 선수 인생 첫 수술이었다. 29일 훈련 후 만난 그는 재활에 대해 "수술이 처음이라 통증이 있어도 참을 수 있는 건지 아픈 건지 판단할 수 없어 힘들었다"고 말했다. 캄캄한 어둠 속에서 더듬더듬 탈출구를 찾는 듯한 노력의 연속이었던 셈이다.
힘든 생활은 그의 마음도 흔들리게 만들었다. 특히 지난 시즌 팀은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최고의 해를 보냈지만 그 장면을 지켜보는 윤석민은 기뻐하지 못했다. 그는 "사실 팀이 안 좋을 때 선발도 하고 마무리도 하고 고생을 했다. 선수로서 기록보다는 팀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희생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 결과 팀이 우승을 할 때, 팀이 좋을 때 나는 없으니까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그의 말대로 윤석민은 2005년 데뷔 후 구원 투수로 나서 2006년 19세이브를 거두며 마무리로 활약했으나, 2007년에는 선발로 전환했고 18패(7승)으로 최다패 투수가 됐다. 2009년 이후로도 계속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팀이 필요한 곳에 나서 활약했다. 2011년에는 17승으로 최다승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우승의 트로피는 그와 멀었다. 그에게 주어진 왕관은 너무나도 적었고 재활의 시련은 길었던 것이다.
그런 윤석민을 무너지지 않도록 지탱해준 것이 가족이었다. 윤석민은 "그렇게 힘들었던 시기에 결혼을 하고 아기가 생겼다. 동기 부여가 있어 견뎌냈다"고 가족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윤석민이 복귀 소식이 아닌 결혼 소식을 알리면서 팬들의 비판의 수위도 높아졌지만 그에게는 어둠을 헤쳐가야 하는 이유가 바로 가족이었다.
수술 후 재활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지며 '다시 던질 수 있을까'가장 걱정했다는 윤석민. 그는 이제 다시 마운드에 오를 준비를 마쳤다. 윤석민은 "아프진 않지만 완치는 아니다. 어깨 각도도 많이 죽었고 회전도 예전 같지 않다. 하지만 통증은 없다. (다시 마운드에 서는) 이날만을 기다렸다. 시즌 끝까지 1군에 남아 있고 싶다"고 말했다. 고난을 이겨낸 윤석민의 희망가가 2일 다시 울려퍼진다. 그는 마운드 위에서 다시 마음껏 웃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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