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26일 대표팀 소집을 시작으로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 12 우승을 겨냥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스포티비뉴스'는 대회 중계방송사 'SBS'와 함께 특집 기사를 준비했다. 26일부터 28일까지 '일본·대만 체크포인트' 시리즈를 통해 한국과 함께 아시아 야구를 대표하는 나라들의 현주소를 다룬다. 29일부터는 B조 6개국에 대한 전력 분석이 이어진다. <편집자주>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프리미어12에 나서는 일본 고쿠보 히로키 감독은 최종 엔트리 발표 기자회견에서 "올 시즌 핵심 선수로 활약한 각 팀의 에이스가 여럿 포함됐다. 투수진이 이번 대표팀의 강점"이라고 소개했다. 마에다 겐타(히로시마), 오타니 쇼헤이(닛폰햄) 등은 대표팀에서도 에이스가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이들은 아니지만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낸 선수들이 있다. 메이저리거와 미국 언론을 놀라게 한, 지난해 11월 15일 도쿄돔에서 열린 미일 올스타시리즈(이하 올스타시리즈) 3차전에서 팀 노히트 노런을 이룬 선수들이다. 노리모토 다카히로(라쿠텐), 니시 유키(오릭스), 마키타 가즈히사(세이부), 니시노 유지(지바 롯데)가 노히트 노런을 합작했다. 이 가운데 부상으로 빠진 니시노 외에 3명은 대표팀에 뽑혔다.
◆ MLB 올스타, 친선전이라서?
선발 등판한 노리모토는 1회부터 5회까지 15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했다. 탈삼진은 6개가 나왔다. 투구수는 겨우 60개였다. 공을 이어받은 니시, 6회와 7회 모두 선두 타자를 4사구로 내보냈으나 피안타는 없었다. 8회 나온 마키타는 볼넷이 2개 있었지만 역시 세 타자 범타 처리. 니시노는 9회 1이닝 동안 삼진 하나를 곁들여 가볍게 막았다. 일본은 4-0으로 이겼다.
대표팀을 구성한 일본이 '죽기 살기'로 나섰다면, 올스타라고 부르기 조금은 민망한 선수단을 꾸려 온 메이저리거들은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뛰었을지 모른다. 그렇다 해도 노히트 노런은 수모였다. 전광판에 9회 아웃 카운트 3개와 안타 0개가 찍히는 순간, 올스타팀 더그아웃은 무겁게 가라앉았다.
벤 조브리스트는 "우리가 상대했던 투수들과는 조금 달랐다"며 방심해서가 아니라 노리모토의 공이 절대 치기 쉽지 않았다고 했고, 파울러도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고 항변했다. 카를로스 산타나는 "일본 투수들의 변화구와 스플리터에 완전히 당했다"고 돌아봤다. 존 패럴 감독은 "노리모토의 직구 제구력이 훌륭했다"며 상대를 칭찬한 반면 일본 프로 야구의 전설적 인물인 장훈(하리모토 이사오)은 "메이저리거는 관광하러 온 거냐"며 독설했다.
◆ 메이저리거 상대는 곧 '보너스 경험치'
야구 저변에서는 한국에 앞서는데도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이나 올림픽 같은 국제 대회에서는 번번히 밀렸던 일본은 고쿠보를 전임 감독으로 선임한 뒤 체계적으로 대표팀을 관리하기 시작했다. 일본이 대표팀을 꾸려 가며 메이저리그 올스타와 친선전을 벌인 이유는 세대교체에 발맞춰 젊은 선수들에게 국제 대회 경험을 쌓게 하기 위해서였다. 메이저리거들의 태도 문제를 떠나서 이들을 상대로 팀 노히트노런을 이룬 선수들은 확실히 성장했다.
노리모토는 지난 시즌 퍼시픽리그 탈삼진 1위(204개), 최다 이닝(202⅔이닝), 최다 완봉(7회)을 기록했으나 주목도는 높지 않았다. 올스타시리즈는 그에게 큰 동기부여가 됐다. 마에다나 오타니, 가네코처럼 메이저리그 진출설에 엮이는 선수들은 그를 움직이게 하는 동력이었다. 노리모토는 3차전을 마치고 "솔직히 많은 사람들은 마에다나 가네코, 오타니를 보고 싶어한다. '날 봐 달라'는 마음도 있었다"고 털어왔다. 후지나미 신타로(한신)가 어깨 통증으로 교체된 상황에서 노리모토가 선발로 활약할 가능성이 커졌다.
니시 역시 일본 언론과 인터뷰에서 올스타시리즈 출전이 큰 자산이 됐다고 돌아봤다. 개인 성적에서도 큰 발전이 있었다. 그는 일본 언론과 인터뷰에서 "대표팀 선수들은 저마다 '세일즈 포인트'가 있는데, 나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나는 소속팀에서 선발이나 롱릴리프, 원 포인트 릴리프까지 다양한 경험을 해 봤다. 그렇다면 대표팀에서도 이 유연성을 장점으로 내세워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마키타는 노리모토, 니시와 비교해 개인 성적에서 제자리걸음을 걸었다. 2011년 데뷔 후 3년 연속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으나 지난 시즌을 기점으로 '퇴보했다'는 인상도 있다. 그러나 흔치 않은 잠수함 투수라는 점에서 점수를 얻었다. 유럽이나 중남미 선수들에게는 그의 독특한 투구 폼이 통한다는 계산이다. 파워 피처 노리모토, 다양성의 니시, 독특한 투구 폼의 마키타까지 노히트노런을 합작한 선수들 모두 저마다의 경쟁력을 갖고 프리미어12에 나선다.
◆ 니시노 부상, 대표팀 마무리도 교체
부상만 없었더라면 니시노 역시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었다. 고쿠보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중간이나 마무리로 생각했던 선수 가운데 부상자가 나왔다. 그 공백을 불펜 투수로 메우지 않고 선발투수로 채우기로 했다"고 말했다.
니시노와 함께 올스타시리즈에서 더블 스토퍼로 활약한 다카하시 도모미(세이부) 역시 공교롭게도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낙마했다. 오른손 투수 사와무라 히로카즈(요미우리), 왼손 투수 마쓰이 유키(라쿠텐)가 8, 9회를 책임질 가능성이 커졌다. 사와무라와 마쓰이는 고쿠보 감독 체제에서 두 번째로 대표에 선발됐다.
[인포그래픽] 노히트 노런 4인, 경험치 쌓고 레벨업 ⓒ SPOTV NEWS, 디자이너 김종래
[동영상] 미일 올스타시리즈 3차전 ⓒ SPOTV NEWS, 편집 정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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