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기자] '스턴건' 김동현(34, 부산 팀매드)은 UFC 페더급 챔피언 코너 맥그리거(27, 아일랜드)가 라이트급을 거쳐 웰터급 타이틀까지 노린다는 소식에 반가워했다. 맥그리거가 170파운드로 올라오면 '제발' 자신과 붙여 달라고 말했다.

김동현은 지난달 28일 팟캐스트 격투기 전화 인터뷰 라디오 쇼 '이교덕의 수신자부담(http://www.podbbang.com/ch/9875?e=21888420)'에서 맥그리거를 화제로 꺼내자 "UFC에 간곡하게 부탁한다. 맥그리거와 한번만 싸우게 해 달라"며 웃었다.

맥그리거의 인기 때문이라고 했다. 시청료를 따로 내야 볼 수 있는 UFC의 넘버 대회 메인이벤트 출전자들은 페이퍼뷰(PPV) 수입의 일정 비율을 보너스로 받는다. 일종의 '러닝 개런티'다.

화제를 몰고 다니는 맥그리거는 UFC가 사랑하는 최고의 PPV 세일즈맨이고, 동시에 거액의 PPV 보너스를 챙기는 고수입자다. 맥그리거 덕분에 상대방의 보너스 금액도 덩달아 올라간다. 그와 싸우고 싶다고 손을 드는 파이터들이 많은 까닭이다.

김동현도 맥그리거를 '손쉽게' 꺾고 부자가 될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 "그와 한 경기만 해도 부자가 되니까 누구나 맥그리거와 싸우고 싶어 한다"며 "맥그리거는 알아서 이슈를 만들고 팬들의 관심을 모으는 재주가 있다. 나도 부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맥그리거는 오는 3월 6일 UFC 196에서 라이트급 챔피언 하파엘 도스 안요스에게 도전한다. 그는 페더급에 이어 라이트급을 정복하고, 웰터급 타이틀까지 노리겠다고 큰소리친다.

지난달 21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난 활동적인 챔피언이다. 여러 체급에서 싸우겠다"며 "세 개의 챔피언벨트를 차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올해 말까지 실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맥그리거는 키 175cm, 양팔 길이(리치) 188cm로 페더급에선 체격이 크다. 도스 안요스와 신체 조건이 비슷하다. 맥그리거가 라이트급에서 크게 경쟁력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평가 받는 이유다.

그러나 맥그리거보다 10cm 이상 큰 거구들이 활동하는 웰터급은 전혀 다른 이야기라는 것이 김동현의 생각이다. "(맥그리거와 붙으면) 당연히 이긴다"고 웃은 김동현은 "지난해 뉴욕(리복 유니폼 발표회)에서 맥그리거를 직접 봤다. 너무 작다. 엄청 작더라. 훨씬 큰 웰터급 파이터들에겐 힘들다. 맥그리거는 도미닉 워터스도 이길 수 없다"고 했다.

워터스는 지난해 11월 UFC 서울 대회에서 김동현이 1라운드 3분 11초 만에 TKO로 꺾은 웰터급 파이터다.

맥그리거의 웰터급 경쟁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평가하는 김동현은 상대의 심리를 흔드는 맥그리거의 독설 능력만큼은 인정한다.

"그의 트래시 토크는 심리적인 영향이 있다. 격투기는 멘탈 경기다. 기세가 중요하다. 인신 공격에 말려서 흥분하거나 위축되면 자신의 경기력이 안 나온다"면서 "맥그리거와 싸우려면 멘탈 훈련을 많이 해야 한다. 상대들 대부분이 말려드는 것 같더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김동현은 옥타곤 밖 대결에서도 자신 있다. "만약 맞붙게 된다면 유연하게 받아치겠다. 살살 비웃어 주겠다"고 밝혔다.

김동현은 허리 디스크를 치료하고 있다. 올 여름께 출전이 가능하다고 예상한다. "상위 랭커들의 경기가 대부분 잡혀 있다. 지금 상대가 없는 로리 맥도널드와 싸우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사진] 지난해 11월 UFC 서울 대회 계체에서 김동현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 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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