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이대호(34)의 새 둥지는 시애틀 매리너스였다. 시애틀은 지난해 팀 홈런 198개로 리그 5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타율과 출루율 부문에서 하위권에 그쳐 '점수를 짜내는 야구'에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대호는 한국과 일본 프로 야구에서 15년 동안 통산 타율 0.303 출루율 0.387를 기록했다. '1루를 밟을 줄 아는' 타자로 꼽힌다. 또 왼손 투수에게도 매우 강하다. '1루수 경쟁 후보' 아담 린드가 왼손 투수에 약하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시애틀이 이대호에게 거는 기대가 어느 부문을 향하고 있는지 읽을 수 있다.

시애틀은 4일(한국 시간) 이대호와 1년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스프링캠프 초청 선수로 불렀다. 25인 로스터에 들기 위해 스프링캠프에서 검증을 받아야 메이저리거의 꿈을 이룰 수 있다. 시애틀 제리 디포토 단장은 "이대호는 1루수로 경쟁할 오른손 거포"라며 "한국과 일본 리그에서 대단한 생산력을 보였다. 우리 팀에서 어떤 성적을 낼지 기대된다"고 밝혔다. 생산성 뛰어난 오른손 거포가 이대호에게 바라는 점이다. 

시애틀은 지난해 팀 타선의 빈약한 공격력으로 힘겨운 시즌을 보냈다. 경기당 평균 4.03점을 뽑는 데 그쳐 이 부문 아메리칸리그(AL) 13위에 머물렀다. 팀 타율 0.249, 팀 출루율 0.311로 각각 AL 13위, 11위에 이름을 올렸다. 팀 희생플라이도 35개로 AL 13위였다. 점수를 짜내는 야구와 관련 있는 지표에서 대부분 하위권을 기록했다.

펠릭스 에르난데스, 이와쿠마 히사시, 타후이안 워커 등으로 구성된 선발진은 지난 시즌 38승을 합작하며 제 몫을 했다. 그러나 타선에서 '엇박자'가 나며 투타가 균형을 이루지 못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지난해 보스턴에서 11승(11패)을 거둔 웨이드 마일리가 새로 합류해 마운드는 더 탄탄해졌다. 페르난도 로드니 등 주축들이 많이 빠진 불펜은 다소 불안하나 투수진 전력은 어느 정도 구색을 갖췄다는 평가다.

문제는 타선이다. 지난 시즌 팀 홈런 198개를 기록해 이 부문 AL 5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장타 생산 능력을 제외하고는 모든 공격 지표에서 꾸준한 보강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대호는 한국과 일본 프로 야구에서 15년 동안 통산 1,720경기에 나서 타율 0.303(6,170타수 1,872안타) 323홈런 1,157타점 출루율 0.387 장타율 0.514를 거뒀다. 전형적인 홈런 타자는 아니지만 해마다 25개 안팎의 홈런과 4할에 가까운 출루율을 동시에 기록할 수 있는 타자로 호평을 받았다. 이대호는 어느 타순에 서도 시애틀에 부족한 출루 능력을 채워 줄 수 있는 매력적인 카드다.

올 시즌 시애틀의 1루를 맡을 선수로는 애덤 린드가 꼽히고 있다. 왼손 타자인 린드는 지난해 14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7(502타수 139안타) 20홈런 87타점을 수확했다. 그러나 부상이 잦고 왼손 투수에 약해 풀타임을 맡기기에는 위험 부담이 크다는 평이다. 지난 시즌에도 왼손 투수를 상대로 타율 0.221(104타수 23안타) OPS 0.598에 그쳤다. 오른손 타자인 이대호가 플래툰으로 그라운드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 이대호는 지난해 왼손 투수를 맞아 타율 0.400(70타수 28안타) OPS 1.239를 기록했다.

[사진] 이대호 ⓒ 스포티비뉴스 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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