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이용대-유연성 이후 9년 만에 세계 1위' 서승재-김원호, AG 남자 복식 첫 경기서 2-0 완승..."상대에 맞추기 보다, 우리 플레이에 집중하고자"

작성일: 2026.09.26 20:54 신인섭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김원호(왼쪽), 서승재(오른쪽)
▲ ⓒ김원호(왼쪽), 서승재(오른쪽)

[스포티비뉴스=이치노미야(일본), 신인섭 기자] 세계 최강의 남자 복식조 서승재-김원호가 첫 관문을 넘었다. 지난해 조합을 결성한 뒤 세계 랭킹 1위까지 질주한 두 선수가 이제 처음으로 함께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도전한다.

서승재-김원호 조(세계 랭킹 1위)는 26일 일본 아이치현 이치노미야 시립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남자 복식 16강에서 말레이시아의 아론 치아-티 카이운 조(217위)를 2-0(21-19, 21-16)으로 꺾고 8강에 진출했다.

상대의 세계 랭킹은 낮았지만 결코 만만하게 볼 수 있는 조합은 아니었다. 실제 경기에서도 서승재-김원호는 초반부터 상대의 거센 저항을 받았다. 서승재 역시 경기를 마친 뒤 "16강부터 어려운 상대를 만나 힘든 경기가 예상됐다. 경기 안에서도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고 돌아봤다.

김원호도 같은 생각이었다. 그는 "첫 상대부터 강한 상대라고 인식했다. 그래서 긴장감을 더 가지려고 했다"며 "승재 형을 믿고 조금 더 적극적으로 플레이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 ⓒ연합뉴스
▲ ⓒ연합뉴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서승재-김원호는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혔다. 2025년 본격적으로 호흡을 맞추기 시작한 뒤 불과 1년여 만에 남자 복식 판도를 뒤흔들었기 때문이다.

출발부터 화려했다. 지난해 1월 말레이시아오픈에서 첫 우승을 합작한 두 선수는 독일오픈과 전영오픈, 인도네시아오픈, 일본오픈 등 굵직한 국제대회에서 잇달아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7월에는 남자 복식 세계 랭킹 1위까지 올라섰다. 한국 남자 복식조가 세계 1위에 오른 것은 2016년 이용대-유연성 이후 9년 만이었다.

기세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지난해 8월 파리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도 정상에 올라 '월드 챔피언'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이후에도 중국 마스터즈와 코리아오픈, 프랑스오픈 등에서 트로피를 추가했고, 시즌 마지막 무대인 월드투어 파이널에서는 중국의 량웨이컹-왕창을 2-0(21-18, 21-14)으로 제압했다. 2025년 한 해 동안 무려 11개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하지만 정상에 오른 뒤에는 상대의 견제도 강해졌다. 최근 들어서는 지난해 초중반처럼 출전하는 대회마다 우승 경쟁을 펼쳤던 압도적인 흐름이 다소 주춤했다. 서승재는 "그전에는 상대가 무엇을 잘하는지 파악하고, 상대가 잘하는 것을 피하면서 맞춤형으로 준비를 많이 했다"며 "그러다 보니 오히려 우리가 잘하는 플레이를 너무 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 지는 경기가 많아졌다고 생각했다"고 짚었다.

▲ ⓒ연합뉴스
▲ ⓒ연합뉴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내린 결론은 단순했다. 상대보다 자신들에게 집중하는 것이었다. 서승재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상대가 잘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기보다는 우리가 잘하는 플레이에 집중해서 점수를 만들려고 한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두 선수에게 이번 대회는 함께 출전하는 첫 아시안게임이다. 2022 항저우 대회 당시에는 아직 한 조가 아니었다. 김원호는 최솔규와 남자 복식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서승재는 채유정과 혼합 복식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번에는 세계 랭킹 1위 조로 함께 금메달을 바라본다.

다만 이번 대회 첫 번째 목표였던 남자 단체전에서는 메달을 따내지 못했다. 한국은 중국과의 8강에서 매치 스코어 2-3으로 석패했다. 서승재-김원호는 세계 랭킹 3위 량웨이컹-왕창을 2-0(21-12, 21-12)으로 완파하며 자신의 몫을 다했지만 한국의 탈락을 막지는 못했다.

단체전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개인전에 돌입한 두 선수는 첫 경기부터 쉽지 않은 승부를 펼쳤다. 1게임에서는 말레이시아 조가 먼저 점수를 쌓으면 서승재-김원호가 따라붙는 흐름이 이어졌다. 1~2점 차의 팽팽한 승부가 계속됐지만 18점부터 서승재-김원호가 집중력을 발휘했다. 승부처에서 먼저 매치 포인트에 도달했고 21-19로 첫 게임을 가져왔다.

서승재는 위기의 순간마다 두 선수의 대화가 힘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기 안에서 어려운 부분이 많았지만 원호와 계속 이야기를 했다. '우리 플레이를 하자'고 이야기하다 보니 승리할 수 있었다.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2게임에서도 초반 흐름은 비슷했다. 좀처럼 상대를 떼어내지 못했지만 10-10에서 균형을 맞춘 뒤 분위기가 달라졌다. 서승재-김원호가 연속 득점을 올리면서 조금씩 격차를 벌렸고, 결국 21-16으로 마무리하며 2-0 승리를 완성했다.

▲ ⓒ연합뉴스
▲ ⓒ연합뉴스

첫 관문을 통과했지만 두 선수는 벌써 금메달을 바라보지는 않았다. 지난해 세계선수권을 제패하고 세계 랭킹 1위까지 오른 조합이지만 아시안게임은 한 번의 패배로 모든 것이 끝나는 토너먼트다.

서승재는 "금메달이 목표인 것은 맞다. 하지만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아 있다"며 "내일 8강부터 하나하나 우리의 플레이를 계속한다는 마음으로 하다 보면 좋은 결과를 낼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준비를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원호 역시 "앞으로 남은 경기 하나하나에 집중하겠다. 어려운 상황에서는 승재 형과 계속 이야기하면서 풀어나가고 잘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상으로 향하는 길에는 만만치 않은 경쟁자들이 기다리고 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상대는 세계 랭킹 2위 인도네시아의 파자르 알피안-무함마드 쇼히불 피크리다. 두 조는 최근 세계 남자 복식의 정상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알피안-피크리는 지난 7월 일본오픈 결승에서 서승재-김원호를 2-0으로 꺾은 데 이어 일주일 뒤 중국오픈 결승에서도 2-1로 승리했다. 서승재-김원호 입장에서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다시 만나 설욕을 노릴 만한 상대다. 두 조는 이번 대회 대진표 반대편에 자리하고 있다. 나란히 승리를 이어간다면 결승에서야 맞붙는다.

▲ ⓒ대한배드민턴협회
▲ ⓒ대한배드민턴협회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