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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참았던 눈물샘이 터졌다' 부상으로 경기 중 기권 결정한 김가은 "팀원들에게 미안해...속상한 마음 크다"

작성일: 2026.09.26 20:22 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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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이치노미야(일본), 신인섭 기자] 끝까지 버텨보고 싶었다. 하지만 마음과 달리 몸이 더 이상 따라주지 않았다. 김가은은 결국 라켓을 내려놓았고, 그렇게 자신의 아시안게임을 마쳐야 했다. 경기 뒤 동료들과 팬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꺼내던 그는 끝내 눈물을 훔쳤다.

김가은(세계 랭킹 12위)은 26일 일본 아이치현 이치노미야 시립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3라운드(16강)에서 중국의 왕즈이(2위)를 상대로 경기 도중 기권했다. 1게임을 14-21로 내준 뒤 2게임에서도 6-11로 뒤진 상황에서 더 이상 경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처음부터 쉽지 않은 대진이었다. 16강부터 세계 랭킹 2위 왕즈이를 만났다. 왕즈이는 최근 여자 단식 정상권을 지키며 안세영을 비롯한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과 경쟁하고 있는 중국의 간판이다.

그렇다고 김가은에게 넘지 못할 상대였던 것도 아니다. 이전 맞대결에서 왕즈이를 꺾은 경험이 있었다. 2023 인도네시아 오픈에서는 2-0으로 승리했고, 지난해 중국 마스터스에서도 2-1로 왕즈이를 잡았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왕즈이가 앞섰지만 김가은 역시 충분히 승부를 걸어볼 수 있는 상대였다.

문제는 몸이었다. 김가은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훈련 과정에서 허벅지 뒤쪽을 다쳤다. 단순한 통증 정도가 아니었다. 햄스트링 중간 부위가 일부 찢어진 상태였다. 이 때문에 여자 단체전에서도 정상적으로 모든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그럼에도 개인전 출전을 포기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 열린 32강에서 방글라데시의 우르미 악테르를 2-0(21-5, 21-5)으로 꺾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단식 32강과 16강이 같은 날 열리는 빡빡한 일정이었다. 몸이 완전하지 않은 김가은도 몇 시간 만에 다시 코트에 올라야 했다.

32강을 마친 뒤 김가은은 이미 하루 두 경기 일정에 대한 부담을 털어놓았다. 그는 "두 경기 자체가 몸이 100%여도 조금 무리인 것 같다. 이런 일정은 처음 겪는 일"이라고 했다. 숙소에 다녀올 시간도 여의치 않아 경기장에 남았다. 매트를 깔아놓은 공간에서 쉬면서 직접 챙겨온 삼각김밥 등으로 끼니를 해결한 뒤 다시 경기를 준비했다.

그렇게 왕즈이 앞에 섰다. 몸 상태는 완전하지 않았지만 김가은은 물러서지 않았다. 1게임 초반부터 왕즈이와 팽팽하게 맞서며 한때 리드를 잡았다. 왕즈이의 끈질긴 랠리를 받아내면서 기회를 엿봤고, 10-11로 단 한 점 뒤진 채 인터벌에 들어갔다.

휴식 이후 조금씩 차이가 벌어졌다. 왕즈이가 긴 랠리를 유도하며 코트 곳곳으로 김가은을 움직이게 했다. 부상 부위에 부담이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끝까지 버텼지만 김가은은 14-21로 1게임을 내줬다.

2게임에서는 왕즈이가 먼저 주도권을 잡았고 김가은이 쫓아가는 흐름이 이어졌다. 김가은은 불편한 몸을 이끌고 계속 셔틀콕을 따라갔다. 그러나 경기가 길어지고 깊은 동작이 반복될수록 통증은 더욱 심해졌다.

6-11로 인터벌에 들어간 뒤 김가은은 결국 결정을 내려야 했다. 심판에게 다가가 더 이상 경기를 이어가기 어렵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끝까지 뛰고 싶었던 자신의 마지막 개인전을 스스로 멈춰야 했다.

▲ ⓒ연합뉴스
▲ ⓒ연합뉴스

경기가 끝난 뒤 믹스트존에서 만난 김가은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김가은은 "그래도 개인전 마지막인 만큼 끝까지 하고 싶었다. 그런데 계속 통증이 너무 심해졌다. 더 이상 하는 것은 무리일 것 같다는 판단이 들어서 그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오전에 치른 첫 경기까지는 어떻게든 버틸 수 있었다. 상대와의 랠리가 길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왕즈이를 상대로는 달랐다. 그는 "상태 자체는 계속 비슷했다. 32강은 다행히 랠리가 많이 이어지지 않아서 크게 무리가 되지는 않았던 것 같다"며 "왕즈이와 경기할 때는 아무래도 랠리를 많이 하게 되고 깊은 동작도 많다 보니까 그런 움직임에서 통증이 왔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그래도 끝까지 참고하고 싶었다. 그런데 몸이 조금 따라주지 않아서 아쉽다"고 털어놨다.

부상 상태도 처음으로 구체적으로 밝혔다. 김가은은 "수술까지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햄스트링 중간 지점이 조금 찢어지는 부상이 있었다"며 "조절하면 괜찮아졌다가도 뛰면 다시 통증이 확 올라오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번 대회를 돌아보는 순간, 애써 담담하게 이야기를 이어가던 김가은의 목소리가 흔들렸다. 자신의 개인전 탈락보다 먼저 떠올린 것은 동료들이었다. 김가은은 부상 때문에 여자 단체전 준결승 일본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한국은 안세영이 야마구치 아카네를 잡으며 먼저 앞서갔지만 이후 세 경기를 연달아 내주며 1-3으로 패했다. 2022 항저우 대회에 이어 단체전 2연패를 노렸던 한국은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 ⓒ연합뉴스
▲ ⓒ연합뉴스

아시안게임 여정을 마치게 된 점에 대해 묻자 김가은은 한동안 말을 이어가지 못하며 결국 눈물을 훔쳤다. 이윽고 김가은은 "사실 개인전보다 단체전에 함께 임하지 못했다는 것이 팀원들에게 많이 미안하다. 응원해 주신 팬분들께도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전도 어쨌든 내가 나오게 됐는데 상황이 이렇게 됐다. 부상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내 잘못도 있지만 이렇게 대회를 마치게 돼 너무 속상한 마음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제 필요한 것은 다시 코트에 설 수 있는 몸을 만드는 일이다. 김가은은 "일단 부상 관리를 최대한 잘해서 빠르게 복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11월 코리아오픈도 있고 일본 구마모토에서 열리는 대회도 계속 있으니까 그때 다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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