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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최대 위기 극복, 숨은 영웅이 있었다… 몸도 안 풀렸는데 혼신투, 스스로와 약속 지켰다

작성일: 2026.10.26 22:02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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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임스 네일의 갑작스러운 퇴장 공백을 이겨내는 데 결정적인 공을 세운 정해영 ⓒ곽혜미 기자
▲ 제임스 네일의 갑작스러운 퇴장 공백을 이겨내는 데 결정적인 공을 세운 정해영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대구, 김태우 기자] KIA는 2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시작부터 좋은 기세를 보여준 끝에 5-1로 이기고 최근 기세를 이어 갔다. LG와 준플레이오프에서 3연승을 기록하며 기세를 탄 KIA는 그 흐름을 플레이오프 1차전까지 이어 가는 데 성공하며 선수단의 기분을 유지했다.

점수 차를 보면 비교적 낙승인 것 같지만, 사실 위기도 있었다. KIA는 1회 카스트로와 나성범의 적시타, 3회 카스트로의 2점 홈런, 4회 한준수의 솔로홈런을 묶어 5-0으로 앞서 나갔다. 여기에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나온 선발 제임스 네일의 투구도 인상적이었다. 4회까지 딱 1안타만 허용하면서 삼성의 추격을 막아섰다. 든든한 투구였다.

네일은 4⅓이닝 동안 57구만 던졌다. 점수 차가 벌어지자 조금 더 많은 이닝을 효율적으로 소화하기 위해 투구 패턴을 바꾼 것이 어느 정도 잘 먹혔다. 그런데 5회 1사 후 비상 상태가 터졌다. 박승규의 몸쪽을 공략하기 위해 던진 시속 146㎞짜리 투심패스트볼이 제구가 되지 않아 헬멧을 강타한 것이다. 고의는 없었지만 규정상 퇴장이었다.

네일은 허탈해 하며 마운드를 내려갔고, 그 사이 불펜은 초비상이 걸렸다. 네일의 투구 내용이 좋았고, 아직 교체까지는 한참의 투구 수 여유가 있었기에 불펜에서 제대로 몸이 다 풀린 선수가 하나도 없었다. 네일의 퇴장이 확정되자 선수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급히 몸을 푸는 장면이 잡혔다. 하지만 준비가 안 됐다고 해도 누군가는 나가서 던져야 했다.

▲ 정해영은 몸을 하나도 풀지 못한 상황에서 등판해 삼성의 추가 득점을 저지하며 팀 승리에 일조했다 ⓒ곽혜미 기자
▲ 정해영은 몸을 하나도 풀지 못한 상황에서 등판해 삼성의 추가 득점을 저지하며 팀 승리에 일조했다 ⓒ곽혜미 기자

정해영이 첫 주자로 선택을 받았다. 연습 투구부터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흔적이 보였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경기서 던지면서 몸을 풀고 열을 내야 했다. 당황스러운 사태였다. 하지만 정해영이 이 위기를 비교적 잘 버텨내면서 KIA가 흐름을 이어 갈 수 있었다.

정해영은 첫 타자인 강민호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일단 아웃카운트 하나를 벌었다. 비교적 큰 타구였지만 담장을 넘기기는 역부족인 비거리였다. 경기 내용보다는 일단 결과가 중요하다는 전에서 귀중한 아웃카운트였다. 2사 1루에서 박승규에게 도루를 허용한 것에 이어 김영웅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으며 위기가 이어지는 듯했으나 이재현을 삼진으로 처리하고 급한 불을 껐다.

이재현과 무려 13구까지 가는 승부가 이어졌다. 여기서 볼넷을 내주거나 안타를 맞으면 삼성으로 흐름이 급격하게 넘어갈 수 있었지만 정해영이 결국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고 KIA가 고비를 넘겼다. 정해영이 5회 남은 이닝을 책임진 덕에 다른 투수들은 평소대로 몸을 풀고 나갈 수 있었다. 평범해 보이는 기록이지만, 누가 뭐래도 이날 승리의 일등공신이었다.

▲ 올해 정규시즌 부진했던 정해영은 포스트시즌에서는 팀에 도움이 되겠다는 스스로와 약속을 지켰다 ⓒ곽혜미 기자
▲ 올해 정규시즌 부진했던 정해영은 포스트시즌에서는 팀에 도움이 되겠다는 스스로와 약속을 지켰다 ⓒ곽혜미 기자

오랜 기간 KIA의 마무리로 활약하며 KBO리그 역대 최연소 150세이브 기록도 가지고 있는 정해영은 올해 어려운 시즌을 보냈다. 시즌 시작부터 흔들리며 일찌감치 2군을 경험했고, 이 탓에 마무리 보직도 내놨다. 이후 중간에서 활약했지만 기복이 있는 모습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올해 55경기에서 50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6.12로 부진했다.

정해영은 구위 자체는 시즌 막판에도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실투가 많았다고 진단했다. 정해영은 “올해 같은 경우는 좀 많이 실점도 많이 하고 기록도 많이 안 좋아서 나도 모르게 주눅이 들긴 했었다. 그래도 (전)상현이 형이나 (양)현종 선배님이나 (이)태양 선배님이나 항상 좋은 이야기 해 주셔서 그래도 무너지지 않고 끝까지 시즌 완주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돌아보면서 “이번 포스트시즌에는 조금이라도 정말로 도움이 되고 싶어서 준비 잘하고 있다”고 다짐했었다. 

그런 정해영이 결과적으로는 플레이오프 1차전부터 “팀에 도움이 되겠다”는 자신과 약속을 지킨 셈이다. KIA는 정해영 뒤로 올라온 이의리(1⅓이닝), 조상우(1⅓이닝), 곽도규(⅓이닝), 전상현(1이닝)이 모두 실점하지 않고 경기를 마치면서 마운드 운영도 한결 자신감을 얻게 됐다. 

▲ 남은 시리즈에서 활약이 기대를 모으고 있는 정해영 ⓒKIA타이거즈
▲ 남은 시리즈에서 활약이 기대를 모으고 있는 정해영 ⓒKIA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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