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우승만큼 귀한' 오세훈이 U-20 월드컵에서 얻은 것
작성일: 2019.07.03 12:15
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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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세훈 ⓒ아산 무궁화 |
오세훈은 한국 축구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 20세 이하(U-20) 대표팀 '준우승 신화'의 주역이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결승까지 오르며 돌풍을 일으켰다. 아르헨티나, 일본, 세네갈, 에콰도르를 연파하며 결승까지 올랐지만 결승에서 우크라이나에 1-3으로 패했다. 한국 남자 축구가 FIFA 주관 대회 결승까지 오른 것은 최초였다.
한국의 최전방을 든든히 지켰다. 오세훈은 193cm의 장신으로 끈끈하게 수비와 싸우며 공을 지켰다. 최전방에서 수비에도 힘을 보태며 '팀플레이어'로서 자격도 보여줬다. 조별 리그 3차전 아르헨티나전 선제골과 16강 '숙적' 일본전에서 기록한 결승 골은 한국의 결승행에 중요한 교두보가 됐다.
꿈같은 시간이 지나고 이젠 현실로 돌아와야 할 때. 지난달 26일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한 오세훈에게 'U-20 월드컵'은 무엇을 남긴 것을 물었다.

◆ 'Again 2019' 꿈 같았던 40여 일
대회를 마친 소감을 묻자 오세훈은 "전지훈련까지 포함해 40일간이었다. 한국을 대표해서 나라를 빛내서 1경기마다 뛸때마다 꿈같은 경기였다. 볼을 꼬집어보면서 하루하루를 보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의 말대로 꿈같았던 대회. 매 경기가 쉽지 않았다.
오세훈의 대회 첫 골은 아르헨티나전에서 터졌다. 오세훈은 "초반부터 해보려는 마음, 이기려는 마음이 컸다. 볼터치하면서부터 자신감을 쌓아갔다. 득점했을 때 운이라기보단 서로 잘 맞았다. 강인이가 크로스를 올려주고 저는 머리만 숙였을 뿐"이라면서 이강인과 눈이 맞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16강전 숙적 일본과 경기에서 결승 골 역시 오세훈의 머리에서 나왔다. 이번엔 이강인이 아닌 최준과 호흡을 맞췄다. 오세훈은 "일본이 워낙 공도 잘 돌리고 빌드업이 좋았다. 전반엔 힘들었다"면서 "후반전 아예 공격적으로 전방 압박하자고 했는데 결과적으론 잘된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어 "고등학교 때부터 항상 그런 걸 맞춰왔다"면서 최준과 득점 역시 잘 만들어진 득점이라고 밝혔다.
또 한 번의 고비는 세네갈전이었다. 3-3으로 120분 혈투를 마친 뒤 승부차기에서 4강 진출이 결정됐다. 오세훈은 마지막 키커로 나섰다가 처음엔 실축하고, VAR 끝에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져 4강행을 위한 득점에 성공했다. 오세훈은 "광연이가 막아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졌지만 잘 싸웠다'고 생각도 했다. (다시 기회가 생겼을 땐) 가운데로 차야겠다고 생각했다. 광연이가 공을 주면서 가운데로 차는 게 좋겠다고 하더라. 더 확신을 가졌다"면서 아찔했던 순간을 돌아봤다.

◆ U-20 월드컵에서 느낀 것: 큰 대회에서 찾은 심리적 여유
이제 일상으로 돌아와 잘된 점에선 자신감을 얻고, 부족했던 점은 채워야 한다. 오세훈은 아직 '완성'을 말하기보다 '성장'을 말할 20살 선수이기 때문이다. 아산에서 '자취 생활'을 하는 오세훈은 "적막하고 조용하다"면서도 "돌아온 만큼 팀에 적응하는 게 맞다. 좋아하는 형들과 사이좋게 지내볼 생각"이라며 담담히 복귀 소감을 밝혔다. 오세훈은 침착하게 대회를 돌아보고 있었다.
U-20 월드컵 결승까지 나섰지만 고작 7경기를 치렀을 뿐. 오세훈이 선수 내내 치러온 경기에 비하면 많은 수는 아니다. 당장 '경기력 발전'보단 '심리적 측면'에서 성장하고 '보완 과제'를 발견한 것이 성과였다.
우선 오세훈이 이번 대회에서 얻은 것은 '여유'다. 큰 대회에서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을 수 있게 됐다. "일단 월드컵이란 무대다. 스카우트, 관중으로 모두 꽉 채워진다. 그런 뜨거운 분위기에서 처음엔 정신이 없다. 그 와중에도 집중해서 저만의 분위기로 만들 수 있게 됐다. 심리적인 요인이 아주 큰 것 같다. 여유가 생기고 볼 터치 하나하나가 생겼다. 경기 흐름(을 읽는 것)이나 상황 인식이 좋아졌다."
동료들과 허물 없이 소통하는 것의 강점도 배웠다. 주장인 황태현부터 막내 이강인까지 '형-동생'이 아니라 한 팀이며 동료였다는 것이 오세훈의 느낌이다. "(강인이는) 영향을 받는 말을 많이 한다. 자신감을 가지라는 말부터. 막내인데 경기장 안에서는 동료다. 경기장 안에서 전술적으로는 신뢰가 간다. 정말 될 것 같고 또 된다. 선후배보단 동료라는 생각이 크다. 형-동생 대화가 아니라 친구처럼 말한다. 선후배 사이에선 말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많이 했다. 태현이 형은 생활에서부터 경기장까지 항상 주장 몫을 잘했다. 강인이는 몸 풀 때 긴장하면서 조용히 몸을 풀곤 한다. 말로만 파이팅하자고. 강인이는 입을 닫지 않는다. 후회하면 안된다고 계속 이야기한다."
뜨거운 관심이 쏟아진 대회. 프로 선수로 이제야 갓 데뷔한 선수들이 경험하기 어려웠던 열기. '댓글 여론'에도 초연해지는 법도 배웠다. 오세훈은 특별히 김정민을 언급하면서 "그렇게 욕을 먹는 것도 우리가 못 도와줘서 패스미스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어 "댓글은 신경쓰지 않는다. 잘한 것은 보고는 말하지 않을 수도 있고, 제가 못한 것만 보고 이야기할 수도 있다. 그 상황만 보고 말씀하실 수도 있다"고 단호히 말했다.

◆ 아산에서 채울 것: 슛을 만드는 능력
준우승이란 성과에도 오세훈은 냉정하게 현실을 보고 있다. 그는 "(K리그2 수비수들 가운데) 막 욕하기도 하고, 투덜대거나 씩씩대는 형들도 있다"면서 "(U-20 월드컵에서 만난 수비수들은) 일단 저희 또래다. 경험이 없는 티가 난다. 흔히 말하는 '짬'이 없다. 경기 운영 측면에서도 20세 대표팀이 아래라고 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신화'를 썼지만 프로 무대의 '벽'도 잘 알고 있다는 설명.
오세훈은 그래서 경험이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고 말한다. 오세훈은 "경기를 뛰면서 여유도 생기고 못하는 플레이도 하게 된다. 경기 경험이 가장 중요하다. 그 덕분에 월드컵에서도 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기 내적으로 이번 대회에서 잘한 점은 볼을 지키는 능력이다. 오세훈은 "골을 못 넣어도 보여드릴 수 있는 것은 많다. 수비를 하다가 킥으로 걷어냈을 때 상대 수비수들과 싸움에서 이기면서 지키는 장면을 보여드리고 싶다. 월드컵에서도 그런 장면이 많았다. 골을 못 넣어도 그런 장면에 칭찬을 많이 해주셨다"고 말했다.
부족한 점은 직접 슛을 만드는 능력. 오세훈은 이번 대회에서 2골 모두 머리로 만들었다. 오세훈은 "슈팅을 만드는 능력을 만드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하시더라. 스트라이커로서 슈팅이 없는 게 마음이 쓰인다. 헤딩뿐 아니라 발로 넣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슈팅을 위한 터치가 가장 우선이다. 슈팅을 할 때 골키퍼를 보면 한 박자 늦어진다. 공을 잡았을 때 어느 정도 골대 위치를 어림잡고 때리는 능력을 갖추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냉정하게 자신의 단점을 짚었다.
오세훈의 발전 과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수들이 아산에는 있다. K리그1과 대표팀에서 풍부한 경험을 갖춘 선수들이 있기 때문. 오세훈은 "(김)도혁이 형이 많은 이야기를 해준다. 미드필더라서 스트라이커와 호흡이 잘 맞아야 한다고 말해준다. 명주 형, 세종이 형, 창균이 형 등 다들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 일단 도혁이 형이 '저를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용기보다 여유'라고 말해주셨다. 그게 기억에 남는다"며 선수로서 성장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스포티비뉴스=아산, 유현태 기자/한희재 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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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태 기자 yht@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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