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캐스트] '5연속 제패 도전' 삼성의 엔진, 박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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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현철 기자] “람보르미니라는 별명 정말 마음에 들어요. 단어가 주는 이미지도 좋잖아요.”
긍정적인 마음과 성실한 자세. 육성 선수로 출발해 1군 주전, 도루왕으로 우뚝 서고도 그는 현재에 안주하지 않았다. 제 장점을 더욱 특화해 팀에 공헌하고 본연의 매력을 물씬 내뿜는 것이 우선이라는 프로 의식. 갑작스러운 악재 속에서도 5년 연속 통합 우승을 노리는 삼성 라이온즈의 테이블세터 박해민(25)은 팀의 강력한 엔진이다.
2012년 한양대 졸업 후 삼성에 육성 선수로 입단한 박해민은 2013년 1군을 밟은 뒤 지난해부터 배영섭의 경찰청 입대 공백을 메우며 그라운드를 종횡무진했다. 지난해 119경기 타율 0.297 1홈런 31타점 36도루로 신인왕 박민우(NC)의 강력한 대항마 가운데 한 명이었다. 올해는 전 경기(144경기)에 출장하며 타율 0.293 47타점 60도루(1위)로 데뷔 첫 타이틀을 얻었다.
126삼진-56볼넷으로 선구안이 좋은 편은 아니었으나 빠른 발로 상대 배터리를 흔들며 삼성 야구에 스피드를 더한 주인공이다. 페넌트레이스 종료 후에도 꾸준히 감각 유지를 위해 훈련한 박해민은 이제 통합 우승 5연패를 노리는 삼성의 붙박이 테이블세터로 두산과 한국시리즈에 나선다. 올해 두산을 상대로 16경기 타율 0.293 6타점 9도루로 활약했다.
“KBO 리그에서 5년 만에 60도루를 성공했다는 점. 그리고 성공률을 88.2%로 부쩍 높였다는 점에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물론 경기 수가 늘어나서 도루 수가 늘어나기도 했습니다만 그래도 기쁘고 뿌듯해요. 아무래도 도루가 몸을 던져야 하는 만큼 힘든 것도 사실이에요. 그래도 올해는 지난해보다 덜 힘들어요. 예전보다 한 발 더 딛기 전에 슬라이딩하는 기술을 익혔거든요. 예전 스텝으로는 머리부터 들어갈 때 손목 부상 등 위험이 높았는데 지금은 코치님들께서 슬라이딩 기술을 가르쳐 주신 덕분에 좀 더 편하게 뛰었습니다.”

올 시즌 박해민이 연출한 명장면 가운데 하나는 지난 8월 30일 대구 LG전이다. 7-9로 끌려 가던 4회말 2아웃에서 중전 안타로 출루한 박해민은 2루 도루 성공 후 LG 수비진의 잇단 실수를 틈 타 홈까지 날아서 들어왔다. 박해민의 순발력과 정확한 판단. 그리고 홈을 파고드는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은 앞서 이야기한 슬라이딩 기술이 얼마나 뛰어났는지 알려 준다. 박해민의 '발야구'를 시작으로 삼성은 4회에만 대거 5득점해 15-9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초반 실점으로 끌려 가던 순간이라 끈질긴 추격전을 펼쳐야 했어요. 2아웃인 만큼 반드시 도루를 해야겠다고 마음 먹고 뛰었는데 악송구가 나와서 거침없이 달렸어요.”
8비트 게임기로 하던 야구가 생각났다는 말에 웃은 박해민은 자신의 별명 '람보르미니'에 대해 매우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최고의 스포츠카와 준족인 자신을 비교한 팬들에게 감사했던 모양이다.
시련이 없었다면 박해민이 여기까지 성장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학창 시절에도 포수-내야수-외야수로 자리를 이동하다 드래프트 미 지명-육성 선수 입단으로 쉽지 않은 길을 걸었다. 오른손 타자 전향 시도가 실패로 돌아간 뒤 1군 풀타임 2년째 시즌 더욱 성장했으나 3할 타율 코앞에서 시즌이 끝났다. 그리고 선배 배영섭이 9월 하순 경찰청에서 제대해 1군으로 합류했다. 박해민은 자신이 올린 좋은 성적에 안주하지 않고 더욱 채찍질했다.
“그래도 내야수로 뛰었던 경험 때문인지 동료들의 내야 수비 시프트를 고려해 백업 플레이를 가는 일이 수월해요. 시프트에 대비해 수비 위치를 잡는 만큼 우중간, 좌중간 타구 대처도 좋아졌다고 생각합니다. 오른손 타자로 재전향은 의미 있는 도전이라고 생각하고 달려들었지만 그래도 10년 만에 돌아가려니 어렵더라고요. 잘 안되는 것에 너무 치중하면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미처 못할 것 같아서 걱정도 됐고. 그래서 빨리 포기했어요.”
박해민은 뒤이어 “3할 타율 실패는 다음 시즌 더 발전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둔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어요. 배영섭 선배께서 다시 팀에 가세했지만 나는 원래 1군에 오를 때부터 경쟁했고 지금도 경쟁 속에서 살고 있어요. 크게 구애 받지 않고 내가 가진 장점을 특화하고 단점을 보완하면 더 좋은 경기를 보여 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박해민은 강호 삼성의 빈자리를 자연스럽게 메우고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부상 투혼을 펼치며 제 가치를 부쩍 높였다. 그는 다시 한번 가을 야구의 주연으로 설 기회를 기다린다.
[영상] 박해민 인터뷰 ⓒ 영상편집 배정호.
[사진] 박해민 ⓒ 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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