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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역도 이왕이면 전문직이 좋잖아요" 김성오가 말한 #루카 #이손 #멜로[종합S]

작성일: 2021.03.10 12:03 김현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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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오. 제공|스튜디오 산타클로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이왕이면 전문직이 좋잫아요."

김성오(42)라면 빌런 전문직 배우란 설명이 아깝지 않다. 그가 그린 지독하지만 그저 미워할 수 만은 없었던 악역이 다시 탄생했다. tvN '루카:더 비기닝'(극본 천성일, 연출 김홍선)을 통해서다. 

김성오는 지난 밤 파격적 결말의 여운이 아직 채 가시지 않은 10일 오전 화상인터뷰에 나섰다. 과학과 광신으로 탄생한 초능력자 지오(김래원)와 그를 쫓는 이들을 다룬 스펙터클한 액션 추적극 '루카:더 비기닝'은 9일 12부로 막을 내렸다. 김성오 역시 사전제작으로 완성된 '루카:더 비기닝'을 시청자의 마음으로 보고 즐겼다.

"찍을 때는 액션이 많아 고생스러웠어요. 방송을 보면서는 저 때 힘들었지, 고생 많았지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매번 실시간으로 다음주 방송분을 찍었다면 힘들었을텐데 추억이 되살아나 더 재미있었어요. 재미도 재미지만 김성오라는 사람의 과거 일생을 보는 느낌이 있었어요. 힘든 기억은 없이 재미있는 기억만 남았네요."

그런 그에게도 지난 9일 방송된 마지막 12부는 놀라움이었다. 김성오가 맡은 이손을 비롯해 악역이 모두 죽고 여주인공까지 죽음을 맞이한 '루카:더 비기닝'은 세로운 세상을 알리는 파격적인 엔딩으로 화제가 됐다. 김성오 역시 내내 기다려 방송으로 파격의 마무리를 확인했다.

그는 "작가님 감독님에게 '이손이 12부 초반에 죽을 것이다. 11부 말에 죽을 수도 있다' 그런 이야기를 듣고 그 뒤 결말을 안 봤다. 제 것만 봤다"면서 "어제 방송을 보려고 몇 개월을 기다렸다. 엔딩을 방송으로 보려고 대본도 안 봤다"고 털어놨다.

김성오는 "제작발표회 때도 결말이 재미있을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셔서 궁금했다. 어제 보면서도 이런 결말이 드라마에서 시도하고 보여주다니 사실 충격을 받았다"며 "저도 전혀 예상한 결말이 아니었다. 굉장히 신선하고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 김성오. 제공|스튜디오 산타클로스
초능력 히어로물을 비튼 추적 액션 '루카:더 비기능'은 장르물임에도 5~6%의 시청률로 비교적 선전했다. 김성오는 시청자들의 사랑에 감사드린다면서도 "초반에는 더 잘 될 줄 알았다. 더 큰 꿈을 갖고 시작하기 마련이다. 공을 많이 들이고 고생한 만큼 꿈이 더 컸다. 시청률 30% 기대하고 찍었다"고 털어놓기도. 김성오는 그러나 "기대만큼은 아니었지만 그래서 또 다른 꿈을 꿀 수 있는 것 같다"고 웃음지었다.

무엇보다 '루카:더 비기닝'은 김성오의 강렬한 존재감을 확인하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그는 '루카:더 비기닝'에서 짐승같은 본능으로 주인공 지오을 쫓는 특수부대 출신 공작원 이손 역을 맡아 활약했다. 사고로 동료 대원들을 숨지게 한 상처입은 군인, 지오를 쫓는 것이 사명이라 믿고 폭주하는 남자는 김성오를 만나 더 강력해졌고 절절해졌다. 미워할 수만은 없는 악역에 시청자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제발 손이 좀 죽여달라'는 댓글을 봤어요. 기분이 되게 좋았어요. 저도 찍으며 그 생각을 했거든요. '얘는 진짜 빨리 죽어야 끝나는데, 죽어야 편안해지는 애인데…'.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 중에 '죽지 못해 산다'는 말이 있잖아요. 이손에게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제발 얘 좀 죽여줘라'는 댓글이 기분좋게 들렸죠. 나름 신경을 쓴다고 쓰며 연기했는데 시청자들께서 그 부분에 감정이입이 된 것 같아요."

김성오는 이손을 '어려서 부터 운동에 인생을 바쳤는데 성공을 못 한 사람'을 떠올리며 연기했다. 그는 "순수하고 세상 물정을 모른다고 해야 하나, 그것밖에 몰라 사기도 많이 당할 것 같은 사람"이라며 "싸우고 사람을 죽이는 인물이지만 얘는 그것 밖에 모른다. 이를테면 홈런을 어떻게 치고 안타를 어떻게 치는지, 이것밖에 모르고 다른 건 못 하는 아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손에게도 분명히 다른 길을 선택할 여지가 있었을텐데 그 선택을 못한다. 그렇게 살아온 게 자기 인생이고 그 임무를 마쳐야 하는 인물"이라며 "이손의 그런 점을 시청자들이 봐주신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고 털어놨다.

▲ 김성오. 제공|스튜디오 산타클로스
출세작 '아저씨' 이후 강렬한 악역 연기를 거푸 펼쳤던 김성오에게 '루카:더 비기닝'의 이손은 어떻게 다가갔을까. 혹시 스트레스는 없었을까. 한때 김성오는 연이은 아역 제안에 고민스러웠던 때가 있었다고 털어놓은 적이 있다. 하지만 이젠 그런 생각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졌단다.

"나이를 먹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아빠가 되고… 그런 것들이 본의 아니게 저를 좀 더 성숙한 남자로 바꿔준 것 같아요. 왜 내게 이런 악역만 줄까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내게 이런 역할을 해달라고 의뢰가 들어오는구나. 얼마나 좋은가' 하게 되더라고요. '아저씨' 때만 해도 '나 이거 정말 잘 할 수 있다'고 오디션을 세번 네번 봤다거든요. 검정 바둑알도 가만히 들여다보면 깨진 부분이 있을 수도, 반점이 있을 수도 있는데. 나는 너무 단순했구나 했어요."

이젠 캐릭터를 접하면 악역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어떤 사람인지가 보인다는 김성오. '루카: 더 비기닝'에서 만난 김성오만의 악역도 그런 디테일과 이해에서 탄생했을 것이다. 김성오는 "악역인지 선역이든 스스로 내가 착한 일을 한다고 몰라야 하고 나쁜 일을 한다고 몰라야 한다. 이걸 기초로 가져간다. 얜 나쁜 놈이야 이렇게 해야지 하기보다는 그것만 가지고 간다"고 털어놨다.

"뭐든 이왕이면 전문직이 좋잖아요. 저도 목이 아프면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찾아가요.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면 특화되고 좋은 거구나. 빌런, 악역 전문배우라고 불리면 저는 이젠 더 좋은 것 같아요."

▲ 김성오. 제공|스튜디오 산타클로스
'루카:더 비기닝'에서도 이런 그의 '전문직'다운 해석과 활약이 빛난 대목이 바로 동료 공작원 유나 역의 정다은과 슬픈 러브라인이었다. 빨간 머리의 정다은, 짧은 머리의 이손은 시청자들로부터 "사랑과 정의의 이름으로" 나쁜 짓을 하고 다니는 '포켓몬스터' 악당 '로켓단'이란 애칭까지 얻었다. 여담이지만 김성오는 '포켓몬스터'도 '로켓단'도 뭔지 몰라 계속 이게 뭐냐고 물어봤단다.

"처음에 멜로가 있으리라고는 알지 못했어요. 감독님도 모르셨던 것 같아요. 대본 보면서 '오 얘네 봐라' 이런 느낌을 받았거든요."

잠복근무 중 이손이 유나에게 안전벨트를 채워주면서 마치 포옹이라도 하는 듯 긴장감을 유발하는 장면이었다. 의문이 든 김성오는 연출자 김홍선 감독에게 의견을 이야기했고, 실제 촬영에서는 이 대목이 빠졌지만 김성오는 "둘이 이런 감정이 있겠구나" 짐작하며 연기를 이어갔다. 실제 촬영은 하지 않았지만 대본으로는 키스신까지 있었다. 김성오는 "대본을 보고 '이래도 돼요?' 라고 질문했고, 아니나다를까 감독님이 작가님과 상의해서 그 장면이 빠졌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성오는 유나와의 러브라인에 대해 "이손이기 때문에 유나를 아껴주고 싶고 보듬어주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도 티를 내지 않은 것"이라며 "이손은 내 옆에 유나가 있으면 불행하다는 것을 안다. 유나를 좋아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유나를 행복하게 해주려고 내 곁에 두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자신은 완성된 남자도 아니고 남자친구도 남편도 될 수 없다는 걸 안다"고 해석했다.

상처입은 두 사람의 사랑은 결국 비극으로 끝났지만, 김성오에게 "멜로 눈빛을 봤다"는 평이 쏟아진다. "과거 제 연애사를 보시면 멜로가 어마어마하다. 여기까지만 하겠다"고 너스레를 떨던 김성오. 그는 "사람이 태어나 가정 먼저 아는 것이 사랑하는 감정, 좋아하는 감정이 아닐까"라며 "시켜주시면 한번 해 보겠다"고 활짝 웃었다.

▲ 김성오. 제공|스튜디오 산타클로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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