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내가 돕겠다” 유희관 '파워 책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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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현철 기자] “앞으로 다시 한 시즌 18승을 기록하는 것은 힘들 것 같아요. 그래도 앞으로 잘 준비해서 기대치에 충족하고 싶습니다.”
전신 OB 시절까지 포함해 왼손 투수 계보에서 '수맥'이 흐르는 듯했던 두산 베어스는 2015년 '좌완 왕국'으로 탈바꿈했다. 그 수맥을 이은 주인공은 2013년부터 3년 연속 한 시즌 10승 이상을 달성한 유희관(30)이다. 빠르지 않은 공의 약점을 제구력과 배짱으로 채우며 검증된 왼손 투수로 발돋움했다. 유희관은 프랜차이즈 왼손 투수로서 그 어느 때보다 큰 책임감으로 2016년을 준비한다.
중앙대 시절 최고 좌완으로 활약했으나 느린 공으로 저평가받으며 2009년 2차 6라운드 하위 순번으로 입단한 유희관은 상무 복무를 거쳐 데뷔 5년째 시즌인 2013년 10승을 거두며 일약 두산 마운드의 기교파 샛별로 떠올랐다. 2014년, 슬럼프 속에서도 12승을 올렸던 유희관은 지난해 30경기 18승 5패 평균자책점 3.94를 기록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KBO 리그 기록 사이트인 STATIZ에 따르면 유희관의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27.2km로 1군 기록이 있는 지난해 10개 구단 전체 244명 투수들 가운데 가장 느렸다. 그러나 안정적인 제구력을 앞세운, 역회전되는 싱커와 서클 체인지업 구사 능력이 뛰어나 느린 패스트볼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리고 시속 100km대 미만의 초슬로커브까지 곁들여 타자들의 수를 어지럽혔다. 3년째 1군에서 10승 이상을 거두며 이제는 당당히 검증기까지 거치고 팀 간판 왼손 투수로 자리를 잡았다.
15일 호주 1차 스프링캠프를 떠난 유희관의 각오는 예년과 달랐다. 꼭 3년 전 “이제는 군대를 다녀왔으니 반드시 야구를 잘해야 한다. 팀이 더 이상 나를 기다려 줄 수 없기 때문”이라고 절박하게 이야기하던 그 유희관이 아니다.

“비 시즌 동안 개인 운동을 하면서 체중 감량에 집중했어요. 러닝이나 웨이트트레이닝으로 좋은 몸 상태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지난해 좀 늦게 공을 던지며 감각을 올렸는데 결과가 좋았던 만큼 그 과정을 버릇처럼 다시 해 보려고 합니다. 이제는 144경기 체제인 만큼 체력 관리가 우선인 것 같아요. 큰 변화를 주기보다 좋은 몸을 만드는 데 집중하려고 합니다.”
친동생만큼 우애가 돈독했던 1년 후배이자 베어스 타선을 대표하던 김현수(볼티모어)가 없는 2016년 시즌. 팀의 야구 색깔이 크게 변하지 않는다고 해도 힘의 공백은 무시할 수 없다. 새로운 선수가 나타나야 하는 것은 물론 기존 주축 선수들의 분발도 요구되는 2016년이다. 새 시즌을 준비하는 유희관의 각오 속에 책임감의 무게가 더 묵직해진 이유다.
“(김)현수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지요. 타선의 해결사 한 명이 사라졌지만 타자들에게만 더 지원해 달라고 요구할 수는 없는 일이고. 투수들도 실점을 최소화하려는 마음으로 던져야 할 것 같아요.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했으니 선수들이 똘똘 뭉쳐서 준비해야 합니다.”
점수가 나와야 이길 수 있으나 야구는 기본적으로 잘 지켜야 적어도 지지 않는다. 해결사가 사라진 2016년, 두산 선발 편대의 한 축인 유희관의 책임감도 부쩍 높아졌다. 우리 나이 서른 하나가 된 유희관, 호투는 물론이고 경기 외적으로도 후배를 이끌고 선배를 챙기며 라커룸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선수가 됐다.
“지난해 18승을 거두면서 저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졌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은퇴할 때까지 다시 한 시즌 18승을 거둘 수 있을 지는 모르겠네요. 주변의 기대치를 충족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지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난해까지 제가 타자들의 도움을 받아 승리를 거뒀다면 이제는 제가 타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투수가 되고 싶어요. 막아야 할 때 확실히 막아 주는 투수로 활약하고 싶습니다.”
[사진] 유희관 ⓒ 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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