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훈의 발견 "과학고 준비하다 전향해 여기까지…연기하는 제가 좋아요" [인터뷰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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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삶에도 따뜻함을 잃지 않는 소년가장, 괴물이 되기 전에도 괴물이나 다름없었던 양아치. 드라마 속 극과 극의 10대를 동시에 그려낸 이가 있다. 지난달 종영한 MBC '목표가 생겼다'로 드라마 주연 신고식을 마친 배우 김도훈(23)이다.
치매 할머니를 모시며 치킨 배달로 생계를 꾸려가는 윤호 역을 맡아 '목표가 생겼다'를 이끌었던 그는 OCN 드라마 '다크홀'에서는 악행을 일삼다 변종 인간이 되어버린 진석을 연기했다. 두 캐릭터에 모두 쏙 녹아나 같은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다.
"촬영은 '다크홀'이 먼저였어요. 처음 해 보는 경험이 많아서 재미있었어요. 특히 변종을 연기할 때는 상상에 있는 것을 맘껏 하니 쾌감이 있더라고요."
약자들을 골라 행패를 일삼는 악당은 받아들이기 자체가 쉽지 않았다. 김도훈은 "대본 처음 봤을 때부터 말이나 행동이 거북했고, 어쨌든 그 불쾌한 느낌을 시청자들에게도 줘야 했다"며 "먼저 그 친구를 이해하려고 하다보니까 때로는 불쌍해 보이더라"고 털어놨다.
반면 '목표가 생겼다'의 윤호는 너무 순하고 마음이 깊었다. 자신의 삶을 불행하게 만든 사람들에게 복수하려고 '행복 망치기' 프로젝트에 나선 19세 소녀 소현(김환희)의 이야기가 뼈대지만, 불행이라면 부모를 여의고 홀로 할머니를 모시느라 자퇴를 하고도 늘상 괴롭힘을 당하는 윤호 쪽이 더하다 싶다. 그럼에도 윤호는 소현의 속내를 몰랐을 때도, 모든 사실을 알았을 때도 "그럼 기다릴게"라며 모든 것을 넓은 품으로 안아준다.
감독·작가의 로망이 녹은 남자친구 캐릭터 아니냐 하니 김도훈은 "저도 느꼈다. 그 로망을 잘 표현해야 할텐데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저와 비슷한 점이 있다면 밝다는 것. 그런데 저는 일단 철이 없어요. 그게 큰 차이였어요.(웃음) 말이나 행동이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었어요.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이 친구가 더 힘들텐데. 힘든 소현이를 챙겨주려 하는데 거부하면 서운할 것 같았거든요. 감독님이 '그러면 소현이가 더 힘들 것 같은데?'라고 하시더라고요. 윤호는 '외유내강, 나무같았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아 윤호는 그 생각까지 하는 친구구나 했죠. 하루하루를 참고 사는 아이가 아니라 이겨내는 친구라고 생각했어요."

"때리는 것보다 맞는 게 나아요. 때리면 마음도 무겁고 미안하고 혹시 다치게 할까봐 긴장도 되고. 다쳐도 내가 다치니까 편안한 마음으로 맞았어요. 때리는 친구가 안쓰러웠죠. '그 마음 내가 알지, 더 세게 때려도 돼' 하며 찍었습니다. 별 일 없이 촬영도 잘 했고요."(웃음)
'곡성' 등으로 널리 알려진 김환희와 호흡도 빼놓을 수 없다. 나이는 어리지만 2008년, 김도훈보다 무려 10년 먼저 데뷔한 김환희는 선배 연기자. 김도훈은 "연기를 잘 하는 것만이 아니라 준비를 정말 많이 해 온다. 많은 것을 배웠다"며 "그 덕에 저도 윤호처럼 보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공을 돌렸다.
김도훈과 김환희의 러브라인은 드라마의 핵심 설렘 포인트. 인생 첫 키스신을 찍는 김환희에게 "미안해 미안해" 하며 찍었다는 몽글몽글한 첫키스 장면도 화제였다. 오글거린다 싶은 순간엔 눈이 마주치면 '빵' 터지기도 했지만, 집중력있게 촬영해 얻은 결과물이다. 두 배우의 친밀한 관계가 그대로 녹아 설렘이 더하다.
"편해지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어요. 동갑 설정이라 첫 만남부터 말을 놔달라고 했더니 다음엔 '오빠 식사 하셨어?' 어정쩡하게 하더라고요.(웃음) 그 때마다 '반말해' 했더니 촬영 3~4번째 쯤부터는 편해졌어요. 흥이 많은 편이라 장난도 많이 쳤는데, 어느 정도는 윤호로서 봐줘야 하니까 선을 지켰습니다. 너무 깨는 행동은 최대한 삼가고…."(웃음)

"내가 할 수 있는 게 공부밖에 없을까 하는 생각이었어요. 어린 나이여서 그렇게 생각했을 수도 있고요. 힘들 때는 내가 왜 연기를 했을까 생각도 했지만, 돌이켜보면 연기를 했기 때문에 지금의 제가 있는 것 같아요. 많은 것을 배웠고, 연기를 하며 달라진 제가 스스로도 좋아요. 무엇보다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있다는 즐거움이 큽니다."
그의 롤모델은 소속사 샘컴퍼니의 대표 배우이기도 한 배우 황정민이다. 김도훈은 "연기야 감히 말할 수 없을 정도지만, 배우로서의 자세가 정말 멋지다고 느꼈다"고 털어놨다. 오랫동안 연기를 계속하면서도 늘 열정과 에너지가 넘치는 모습으로 현장을 즐기는 모습에 반해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단다.
"연기를 배우면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말이 '좋은 배우보다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거였어요. 왜일까. 정말 많이 생각했죠. 연극이든 영화든 드라마든 다 사람과 작업하는 것이다보니 다른 사람이 말에 귀기울이고 경정하는, 소통이 되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게 아닐까 해요.
연기 잘 하는 배우로 인정받고 싶습니다. 물론 제가 어떻게 한다고 해서 얻어낼 수 있는 게 아니니까. 평생 해도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노력하겠습니다. 그저 한 문장 한 단어라도 진심으로 해낼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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