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배우로서 욕망 있다"…곽시양, '홍천기'로 찾은 연기의 재미[인터뷰S]

작성일: 2021.10.31 09:00 장진리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곽시양. 제공| 드로잉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세상의 모든 악역에는 이유가 있다. 악역이 항상 미움만 받는 것은 아니다. 악역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선역은 악당이어야 하기에, 악역 역시 자신의 논리와 동력으로 세상을 움직이고 설득한다.

26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홍천기'(극본 하은, 연출 장태유)에서는 배우 곽시양이 이런 매력적인 악역을 연기했다. 성조(조성하)의 둘째 아들이자 왕좌를 향한 야망이 넘치는 주향대군을 연기한 그는 마지막까지 왕권 다툼을 벌이며 강렬한 카리스마를 발산했다. 

주향대군은 원작인 정은궐 작가의 인기 소설에서는 등장하지 않는 드라마의 오리지널 캐릭터다. 곽시양은 끊임없이 아버지 성조의 애정을 갈구하지만, 끝내 아버지의 인정을 받지 못하는 슬픈 운명의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 연출을 맡은 장태유 PD와 끊임없는 소통으로 캐릭터를 완성했다. 

장태유 PD와 만나 인물의 톤을 잡았다는 곽시양은 "감독님께 도움을 받았다. (연기) 비결이라고 하기에는 부끄럽지만 열심히 노력했다"며 "제가 너무 해보고 싶었던 역할이라 제 나름대로 준비를 많이 했다. 매 작품 준비를 열심히 하지만, 주향대군은 조금 더 즐겁게 촬영했다"고 했다.

장태유 PD는 목소리 하나까지도 세심하게 캐치해 곽시양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곽시양은 "수양대군이 롤모델이니 처음에는 목소리도 걸걸하게 톤을 잡았다. 그런데 감독님은 그렇게 하다 한 번이라도 실수하면 시청자 분들이 몰입도가 깨진다, 원래 네 목소리로 주향대군을 만드는 게 낫지 않을까 말씀해 주셔서 생각을 해봤다. 내가 아무리 준비를 많이 하고 완벽하게 하려고 해도 내 허점은 언젠가 드러나게 되겠다 싶어서 내 목소리 그대로 주향대군에 임했다"고 했다.

곽시양과 장태유 PD가 의논하며 함께 만들어간 주향대군에 장태유 PD마저 빠져든 순간도 있었다. 그는 "양명대군(공명)과 주향대군이 독대 후 술 한잔을 기울이다가 주향대군이 '내 편이 되지 않겠느냐'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감독님이 그 장면을 촬영하고 너무 멋있게 봤다, 너무 재밌게 봤다, 몰입감이 너무 좋았다고 해주셨다. 최대한 편하게 연기하려고 했는데 그 얘기를 듣고 나서 내가 편하게 연기해야 다른 분들도 재밌게 볼 수 있는 연기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후 계속 그렇게 활영하려고 많이 노력했다"고 했다. 

▲ 곽시양. 제공| 드로잉엔터테인먼트
주향대군의 모티프가 된 것은 영화 '관상' 속 이정재가 연기한 수양대군이다. 한국 영화 중 가장 인상적인 등장으로도 잘 알려진 이정재와 수양대군의 강렬한 매력은 '홍천기' 속 주향대군의 큰 틀을 잡는 롤모델이 돼줬다.

곽시양은 "이정재 선배님의 연기, 말투, 긴장했을 때 눈빛들을 세세하게 분석 해보려고 했다. 저 같은 경우는 부담도 많이 됐다. 솔직히 이정재 선배님께서 하셨던 수양대군 역할이 임팩트가 매우 강했기 때문에 부담감도 없지 않아 있었다"고 했다.

이어 "저도 이정재 선배님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징어게임'이나 '관상' 등 모든 작품에서 캐릭터 특유의 맛을 잘 살리시는 것 같다. 보고만 있어도 많이 배우는 부분이 있다. 나이 먹어서 선배님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관상' 수양대군을 넘어 글로벌을 뒤흔든 '대선배' 이정재의 뒤를 따르고 싶다고 했다. 

곽시양이 이날 인터뷰를 하며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재미'였다. 곽시양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초반에는 여성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 멜로가 주를 이룬다. 그러나 최근에는 사극부터 쫄깃한 스릴러 영화까지 캐릭터의 스펙트럼이 다양해졌다. 

곽시양은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하는 이유 역시 '재미'라고 꼽았다. 그는 "제가 재밌게 연기할 수 있는 캐릭터, 작품이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도전을 많이 한다.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다른 배우분들을 보고 배우는 것도 많다. 또한 배우로서 여러 캐릭터를 하고 싶은 욕망, 욕구가 있다. 할 수 있는 한 오래, 즐겁게 연기를 하고 싶어서 앞으로도 다양한 캐릭터를 해보려고 한다"고 했다. 

'홍천기' 역시 이러한 연기의 재미를 또 한 번 깨닫게 해준 작품이다. 처음부터 결말까지 완벽했던 전개, 장태유 PD 특유의 섬세하면서도 수려한 연출, 화기애애한 촬영장 분위기, 좋은 배우들이 시너지를 낸 호연까지, 모든 것이 잘 맞아 떨어진 현장 속에서 악역의 옷을 입은 곽시양은 자신이 그려가는 주향대군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곽시양은 "'홍천기'를 촬영하며 주향대군으로 정말 해보고 싶은 건 다 해봤던 것 같다. 특히 '에필로그'에서 입었던 곤룡포 역시 제 아이디어였다. 연기를 해나가면서 주향대군과 싱크로율이 점차 더 커져갔다고 생각한다. 작품을 찍으면서는 내가 왕이라고 생각했다. 원래 에필로그에서 양명대군과 비슷한 전투복을 입는 거였는데, 제가 감독님과 의상팀께 정중히 말씀드려서 곤룡포를 입고 싶다고 해 의상이 바뀌었다. 그정도로 저와 주향대군의 싱크로율이 높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 곽시양. 제공| 드로잉엔터테인먼트
곽시양은 '홍천기'에 이어 JTBC 새 드라마 '아이돌: 더 쿱(아이돌)'으로 안방 활약을 이어간다. '홍천기'에서 피끓는 야심을 보여줬다면, '아이돌'에서는 냉철한 카리스마를 선보인다. 회생불가 6년차 걸그룹 코튼캔디와 최정상 보이그룹 마스가 공존하는 스타피스엔터테인먼트 대표 차재혁이 된 곽시양은 "주향대군은 묵직하고 날 서 있고 마초적인 캐릭터라면, 차재혁은 인간 계산기라고 말씀 드릴 수 있다. 색다른 매력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했다. 

2014년 이송희일 감독의 '야간비행'으로 데뷔한 곽시양은 어느새 8년차 배우가 됐다. 배우로 재미를 찾아 늘 즐겁게, 열심히 연기하고 싶다는 그는 스스로도, 시청자들도, 관객도 곽시양이라는 존재에 모두 흥미를 잃지 않는 배우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차근차근 다져서 오랜 시간 꽃피우고 싶다는 곽시양의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