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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자 변신' 정우성 "'오징어게임'이 흥행 기준? 그건 가혹하다"[인터뷰S]

작성일: 2022.01.04 16:14 강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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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우성. 제공ㅣ넷플릭스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배우 정우성이 넷플릭스 시리즈 '고요의 바다'를 통해 제작자로 나서며 느낀 소회를 밝혔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인 '고요의 바다'는 필수 자원의 고갈로 황폐해진 근미래의 지구, 특수 임무를 받고 달에 버려진 연구기지로 떠난 정예 대원들의 이야기를 담은 시리즈다.

지난달 24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고요의 바다'는 넷플릭스 TV쇼 순위에서 3위를 차지하는 등 선전했지만, 호불호 갈리는 반응 속 다양한 해석과 함께 화제를 모으고 있다.

4일 오후 진행된 화상 인터뷰를 통해 제작자로서 다양한 이야기를 전한 정우성과 일문일답을 모아봤다.

-'고요의 바다'의 매력은 무엇이었나.

"단편을 봤을 때 인류가 물을 찾아서 달로 간다는 역설적 설정이 매력적이었다. 한정적인 공간이다. 지구를 떠난 인간은 우주선, 우주복 안에서 안전을 보장받지 않나. 제한된 것 안에서 스릴을 구현하는 소재였기 때문에 한국적인 SF로도 구현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나를 잊지 말아요'에 이어 두 번째 제작을 해본 소감은.

"역시 제작은 어렵다. 어찌 보면 첫 번째는 워낙 인간관계 안에서 사랑이라는 관념, 상상이 그 안에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어렵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돌이켜보면 첫 번째 영화는 제작과 출연과 함께였다. 제작자로서 제3자적 시점을 많이 놓친 기억이 있다. 이번 '고요의 바다'는 완벽하게 앵글 안에 담긴 사람들을 보는, 배우로서가 아닌 제작자로서 참여였기에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어떤 것이 현장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해결할 수 있는 순발력의 여지가 있었다. 하지만 제작은 역시 어렵다."

-제작자로 평가받는 기분은 어떤가.

"(작품이 공개된) 24일부터 25일까지 제정신이 아닌 마음으로 보냈던 것 같다. 배우로서 출연하면 캐릭터 구현을 내 스스로 해내는 하나의 목적과 고민만 있으면 된다. 제작자는 전체적인 완성도나 많은 것들에 대한 반응을 지켜봐야 하지 않나. '오징어 게임'을 통해 전 세계 많은 분들이 한국 작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에 그런 많은 시선을 받고 평가받는다는 게 크게 부담스럽긴 했다. 아직까지도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평가에 대해 굉장히 냉정하게 들어보려 하고 있고 내 스스로 제작자로서 놓친 부분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계속해서 스스로가 반성하고 있다."

-배우로서 관심이 가는 배역이 있었나.

"모든 배우분들이 다 열심히 잘해주셨다. 단 한 번도 그렇게 생각해 본 적 없었다. 물론 단편 영화 작업에서는 내가 같이 출연한다는 생각도 했었지만 시리즈로 정리가 되면서 '일단은 나는 빠질게' 했다. 한 대장이 누가 될지 저 역시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고 공유란 배우가 흔쾌히 이 작품에 대한 참여의지를 보여줬기 때문에 현장에서 그 배우가 '한 대장'스럽게 다른 배우들과 함께하는 모습을 지켜봤기 때문에 제가 그런 생각할 여지는 없었다."

-전세계 시청자들을 상대로 하는 OTT 시장으로 흘러가면서 한국 콘텐츠가 주목받는 분위기에 대해 어떤 생각인가.

"사실 코로나19가 이런 상황을 빨리 앞당긴 건 사실이다. 코로나가 없었어도 어떤 작품을 전 세계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플랫폼들의 형성은 계속될 수밖에 없었을 거라 생각한다. 시차가 빨리 앞당겨진 것 뿐이지 새로운 현상으로 갑자기 나타난 것 같진 않다. 한류라는 게 스트리밍 서비스로 인해 더 빨리 세계인들에게 접근하는 시기임은 분명한데 그전에 저는 이미 한국 영화인으로서 전 세계에 어떻게 한국 영화들이 전파되고 있는지 느끼고 있었다. 시차는 분명 있었다. 한국 영화를 좋아하는 어떤 나라의 디브이디가 있고 디브이디가 옆 나라로 전달되고 있었다.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리고 느리고 그랬지만 한국 영화에 대한 관심도는 천천히 올라가고 있었다고 느끼고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이게 한순간에 빵 터진 것처럼 느끼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다. 그리고 한순간에 접한 분들이 많다. 완성도 있는 작품들로 뵐 수 있었던 건 그런 시간들이 분명 선행됐다고 생각한다. 분명히 코로나는 우리가 극복할 것이다. 그 다음에 극장에 극장 문화를 즐기는 분들이 다시 오실 거란 기대와 희망이 있고, 아마 양립할 수 있는 사회가 오길 다시 기대한다. 전 세계인들이 한순간 동시간에 한국 작품 보고 평가하고 있다는 건 굉장히 작품 만드는 사람들에겐 즐겁고 벅찬 일이다. 그와 동시에 굉장한 책임이 동반되는 것도 사실이다. '전 세계 사람들이 봤을 때 어떨까'에 대한 의식이 끊임없이 든다."

▲ 정우성. 제공ㅣ넷플릭스

-작업하며 가장 즐거웠던 점은.

"배우라서 그런지, 현장에서 배우들의 고민과 캐릭터 구현을 정말로 제3자 입장에서 본 건 이 작품이 처음이라 그런지, 그걸 지켜보는 과정이 굉장히 재밌고 흥미로웠다. 그렇기에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애정이 더 커진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그 작업을 통해 새로 알게 된 배우들이 너무 소중하다. 배우들과 어떤 작품으로 함께할 수 있을까. 함께했으면 좋겠다는 희망도 생긴다."

-한국 콘텐츠 흥행 기준이 '오징어 게임'이 된 것에 대해서는 부담감이 있지 않나.

"가혹하다(웃음). 우리는 그 기준을 빨리 깨야 한다. '오징어 게임' 같은 전 세계적인 돌풍, 사회적 현상을 만들어낸 작품이 할리우드에서 몇 작품이나 되겠느냐. 전 세계적으로 몇 작품이나 되겠느냐. 그건 함부로 가질 수 없는 아주 우연적인 현상이다. 그건 제작자나 감독이 어떤 의도를 해서 다가갈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런 기준으로 모든 작품으로 모든 작품을 보신다면 작품 고유의 재미나 메시지 이런 것들은 오히려 놓치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까 싶다."

-주연 공유, 배두나와 나눈 이야기가 있나.

"참 대화 나누기도 어려웠다. 제가 배우 선배이지 않나. 그리고 제작자다. 그런 의견의 교환이 단순히 의견 교환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마디를 해도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부담스러울 수 있다. 현장에서 말 한마디 섞기도 조심스러웠다. 어떤 단어로 다가가야 할까, 어떻게 옆에서 있거나 시선으로 봐야 할까 라는 게 되게 조심스러웠던 현장이었다. 함께 현장에 있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늘어나고 각자가 가진 포지션에서 사람 대 사람으로 다가갈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 그러면서 서로를 인간 대 인간으로 보며 친숙해지고, 관점 얘기하며 가벼워지고, 그런 시간으로 발전했다."

-두 사람을 지켜보며 느낀 점은.

"두나 씨는 송지안이란 사람이 가지고 있는 가족에 대한 연민과 그리움을 표현할 때 현장에서 그런 감정을 요구하는 촬영 날은 계속해서 그냥 차에서 내릴 때부터 퇴근할 때까지 그 표정이다. 스트레스가 많을 텐데 '어떡하지' 했다. 또 감정의 무게를 덜어낼 때는 또 덜어내고 새롭게 출발하듯이 가볍게 현장에서 놀고 그런 모습 볼 때 '자기의 무게 추를 들었다 놨다 잘하는 사람이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공유 씨는 '고요의 바다'에서 한윤재라는 캐릭터로서 어떤 장면이나 캐릭터를 송지안 옆에서 돋보이려는 요구를 할법한데 그런 게 전혀 없다. '나는 늘 지안 반발짝 뒤에 있어야 돼' 그런 마인드다. 현장에서 계속 그렇게 있더라. 한 대장으로서 팀원들을 현장에서 어떻게 하고 이건 한윤재가 갖고 있는 캐릭터이기에 현장에서 배우들 교류를 어떤 식으로 해야 하는지 늘 조절한다. 흐뭇하기도 하고 두 사람을 알게 돼서 작품 외적으로 큰 소득이 생겼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카메오 출연 생각은 없었나.

"잠깐 얘기가 나오긴 했다. 제가 '얘기도 하지 말아라. 시선을 분산시키면 안 된다'라고 했다. 그래서 마지막에 소심하게 목소리 출연만 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 정우성을 돌아보는 시간도 있었나.

"네 돌아보는 시간이 있었다. 새해가 되다 보니 작품과는 상관없이 그렇다. 우리 영화가 추구하는 세계관, 작품에 따라서 세상에 추구하는 요소가 무엇이 되어야 할까. 영화가 갖고 있는 온전한 세계관 말고 이 영화를 세계에 내놓고 '무엇을 달성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거지'라는 생각을 자꾸 하게 됐다. 어떻게 보면 본질은 작품의 세계에 있는 건데 한순간에 다른 것에 무게 추가 실리지 않나 생각한다. 앞으로 연출을 꿈꾸고 있는, 제작을 꿈꾸고 있는 정우성은 어떤 고민을 해야 할까. 그런 고민을 정말 많이 하는 요즘이다."

▲ 정우성. 제공ㅣ넷플릭스

-최근 회사의 지분을 넘긴 건 어떤 행보로 보면 될까.

"타이밍이 딱 그렇게 됐다. 타이밍을 잡고 그랬던 건 아니다. 오랫동안 협의를 하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분명히 시대가 대규모 자본의 투입, 그리고 산업과 산업 간의 교류, 이런 것들을 요구하는 시대로 가고 있는 것 같다. 그런 시대를 어떻게 준비할 것이냐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하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그런 요소들을 충족시킴으로서 앞으로 아티스트 스튜디오, 아티스트컴퍼니가 좀 더 작품 활동에 매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는 새로운 도약, 그런 의미로 생각해 주시면 좋을 거 같다."

-호평과 혹평 중 어떤 반응이 기억에 남나.

"둘 다 기억에 남는다. 사실 그냥 '재밌어 봤어'라는 말이 제일 좋은 거 같다. 재밌게 봤다는 게 어떻게 보면 추상적이다. '어떻게, 무엇을 재밌게 봤다는 거지?' 그렇게 묻고 싶지는 않다. 어떤 한 사람의 상상력에서 제시되는 스토리와 화면이 있는데 각자가 새롭게 매칭 해나가며 재미를 추구해 나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재밌게 봤어? 뭐가 재밌었어?'라고 쉽게 물을 수 없다. 또 좋은 건 도전을 응원한다는 것이다. 이건 사실은 작품의 재미있음과 없음을 떠나서 제가 이 의미를 알아달라고 얘기할 필요도 없다. 작품을 바라보시는 시청자나 팬분들에게 강요할 순 없다. 그런데 강요할 수 없는 그런 요소를 이렇게 이야기해 주실 때 어떤 뿌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것 같다."

-이정재와의 남다른 케미스트리가 늘 화제다. 이번 작품 땡스투에도 첫 번째로 올렸다.

"정재 씨와 어떤 공통의 의사결정에 대해서는 같이 이야기한다. 사실 각자의 활동 영역이 있지 않나. 예를 들어서 '고요의 바다' 같은 경우 전적으로 옆에서 지켜보고 응원해 준다. 저 역시 옆에서 지켜보고 응원한다. 존중인 것 같다.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고 이해하고. 무엇을 표현하려고 하는지, 그 표현이 완성이란 없지만 잘 전달될 수 있는, 같이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는 것 같다. 그렇기에 좋은 관계로 있을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이게 맞는지 아닌지 모르겠다.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그런데 우리 둘은 각자의 성향에 있어서 그게 맞는 것 같다. 어떤 현장에 무엇을 했거나, 선물하거나 이거를 넘어서는 고마움이 있다. 그렇기에 정재 씨는 첫 번째로 올릴 수밖에 없는 사람이었다."

-시즌2 제작 의사가 있나.

"직후에는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조금 저를 많이 지배했던 거 같다. 지금은 만약에 요청이 온다면 '뭐 그렇다면 더 잘 해내야지'다. 잘 해내기 위해서 어떤 요소로 충족시킬까'라는 고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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