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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7 보스톤' 하정우 "영원히 '영화인'으로 남고 싶어요"[인터뷰S]

작성일: 2023.09.29 09:00 장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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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정우.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 하정우.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베를린올림픽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땄지만 고개를 들지 못했던 청년. 우리는 이 '국민 영웅'의 얼굴을 모두 기억하고 있다. 영화 '1947 보스톤'에서는 이 국민 영웅을 바로 배우 하정우가 연기한다. 

'1947 보스톤'은 손기정이 베를린올림픽 시상대에 오르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금메달을 땄지만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었던 그날, 영욕이 동시에 교차하는 순간을 비추며 시작하는 이 영화는 마라토너 손기정이 아니라 마라톤 감독 손기정과 마라토너 서윤복의 이야기를 그리며 역사책에서 공부한 내용 그 이후의 타임라인에 주목한다. 

한창을 지난 손기정의 얼굴을 대신한 것은 하정우다. 흥미롭게도 하정우는 생전 손기정과 똑 닮은 비주얼로 손기정 재단 관계자들도 놀라게 했다고.

하정우는 "손기정 선생님이 워낙 유명하신 분이고 영웅이시다. 손기정 재단에 계신 분들을 통해 살아계셨을 때 어떠하셨고, 어떤 삶을 사셨고, 이런 것들을 전해들었다"라며 "손기정 재단에 계신 분들이 제가 선생님과 너무 똑같다고, 너무 닮았다고 하니까 약간 혹해서 '그런가?' 하다가 '그러네'가 됐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영화는 손기정이 1936년 베를린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지 10년 만에 소년 서윤복을 국제대회에 출전시키는 과정을 그렸기에 실제로 하정우가 달리는 장면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하정우는 마라토너의 마음을 온몸으로 느끼기 위해 '보스톤 1947' 촬영 전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했다. 

하정우는 "이 영화를 찍기 전에 마라톤 풀코스를 뛰어봤다. 2018년 12월 하와이 호놀룰루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다. 마라토너가 어떤지 느껴보고 싶었다. 물론 뛰다 걷다를 반복했지만 보통 일이 아니더라"라고 혀를 내둘렀다.

이어 "대회에 나가면 실제 선수들이 맨 앞에 선다. 자신의 기록이 얼마나 되는지 제출을 하고, 그 기록대로 출발선에 선다. 저도 하프 마라톤은 뛰어봤지만 풀코스는 처음이었다. 물론 뛰는 걸 좋아해서 해봤는데 굉장히 힘들었다. 6시간 만에 들어왔다"라고 마라톤 도전기를 전했다. 

그러나 '뛰는 남자' 하정우는 2019년 상반기 영화 '백두산'을 찍다 부상을 당한다. 감독 역할이라 뛰는 장면이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지만, 하정우가 정작 뛸 수 없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하정우는 "군화를 신고 액션신을 찍는데 불규칙한 돌들이 있는 자갈밭이었다. 뛰다 돌을 잘못 밟아서 무릎이 살짝 손상이 됐던 것 같다. 하필이면 그때 농구를 자주 했을 때였다. 농구를 하다 인대도 찢어지고, 물도 찬 상태였는데 돌을 잘못 밟은 게 무릎에 큰 충격이었나보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응급 처치를 받고 '백두산'을 계속 촬영했다. 엘리베이터 신이었는데 방향 전환을 하다가 무릎에서 뚝 하는 소리가 나면서 현기증이 나서 주저앉았다. 다행히 마지막 촬영이라 일단 촬영을 끝까지 하고 병원에 갔더니 연골판이 찢어졌다고, 무조건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해서 40%씩 연골을 도려냈다. 재활을 하고 두 달 있다가 '1947 보스톤' 촬영을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하정우는 "절대 뛸 수 없는 상태였다. 걸을 수도 없는 상태였다. 목발을 한 달 동안 하고 다녔으니까"라며 "'1947 보스톤'을 살살 찍으면서 재활을 했다. 재활훈련사가 현장에 왔다"라며 "지금은 완쾌했다. 농구만 하지 말라고 해서 농구를 은퇴했다"라고 웃었다. 

하정우는 전작 '비공식작전'으로 흥행 참패의 쓴맛을 보기도 했다. 성시경의 유튜브 채널 '먹을텐데'에 출연해서는 함께 주연을 맡은 주지훈과 '비공식작전'의 흥행 실패에 눈물을 흘렸다는 솔직한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여름 텐트폴로 주목받았던 '비공식작전' 이후 추석 영화 '1947 보스톤'으로 다시 스크린을 두드리는 하정우에게 흥행 실패의 쓰디쓴 기억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하정우는 "당시에는 잘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아, 그런 이유들이 있었구나' 싶긴 하다"라고 흥행 실패의 이유를 찾았다고도 밝혔다. 그러나 자신이 찾은 이유에 대해서는 "비밀"이라고 알려주지 않았다. 

▲ 하정우.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 하정우.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열 손가락 깨물어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없다는 말처럼, '비공식작전'만큼이나 '1947 보스톤' 역시 하정우에게는 아픈 손가락, 귀한 자식 같은 작품이다. 심지어 '1947 보스톤'은 촬영을 마친 지 무려 4년 만에 개봉에 성공해 더욱 의미가 있다. 

하정우는 "개인적으로 전 '1947 보스톤'을 재밌게 봤다. 모든 영화는 제 자식 같은 존재"라면서도 "경쟁작들과 비교했을 때 명절에 잘 어울리고, 누구나 볼 수 있는 소재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이어 "소재가 마라톤인데 기대보다 쿨한 느낌이었다. 감독님이 캘리포니아 스타일로 풀어주신 것 같다"라며 자칫 감정적으로 흐를 수 있는 흐름도 담백하게 풀어낸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배우로 '열일'을 이어가고 있는 하정우는 당분간 '감독 하정우'로 본캐를 바꾼다. 최근 세 번째 연출작 '로비' 촬영에 들어간 하정우는 "보통 전체 리딩을 1번 정도 했는데 '로비'는 전체 리딩을 10번 했다. 신 바이 신으로 배우들 개별로 만나서 리딩을 하기도 했다. 배우들이 편하게 애드리브도 하고, 좋은 건 기록도 해놨다가 시나리오에 반영도 했다. 아이디어가 생겨나면 그런 시간을 가지고 촬영에 들어가는 편인 것 같다"라고 했다.

배우든, 감독이든 하정우는 영원히 '영화인'으로 남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고 있다. 하정우는 "마음만큼은 왕성하게 제작이나 연출을 하고 싶다. 연기하는 것만큼 제작, 연출에 대한 마음도 그렇다. 하지만 거창한 제작자, 감독이라는 타이틀보다는 그냥 어릴 때부터 영화인이 되고 싶었던 것 같다. 영화를 꾸준히 만들고 싶었다. 지금은 그런 소망을 하나하나 이뤄나가는 단계"라고 했다. 

▲ 하정우.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 하정우.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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