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가 세금을 현명하게 내는 법… 대화와 가르침, 현재와 미래 모두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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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SSG는 26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 경기에서 선발 송영진을 비롯한 마운드의 릴레이 호투가 이어지며 3-1로 이기고 전날(25일) 연장 패배를 설욕했다. 개막 직후 4경기에서 3승1패라는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단 분위기는 좋았다. 대체로 밝은 표정으로 더그아웃을 빠져 나가 클럽하우스로 향했다.
그런데 예외인 선수가 하나 있었으니 팀의 주전 2루수로 발돋움한 정준재(22)였다. 정준재는 이날 2루타 하나를 포함해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표면적으로 보면 나쁘지 않은, 어쩌면 좋은 하루였다. 그러나 경기 내용에서 아쉬운 점이 적지 않았다. 잡을 수도 있었던 파울 플라이를 놓쳤고, 욕심을 내 오버런을 하다 횡사한 장면도 있었다. 꼭 이날 경기뿐만 아니라 시즌 개막 이후 아슬아슬한 장면들이 여러 차례 나오며 냉탕과 온탕을 오가고 있다.
정준재는 바로 클럽하우스로 들어가지 않고, 손시헌 1군 수비코치와 여러 가지 대화를 나눴다. 거의 대다수 선수들이 퇴장한 가운데 더그아웃 한켠에 나란히 앉아 이날 경기를 복기하고 있었다. 주제는 베이스에서의 리드 폭 등 다양했다. 손 코치는 상황을 다시 돌아보면서 자신의 생각을 설명하고, 그 상황에서는 어떤 플레이를 해야 하는지를 꼼꼼하게 이야기했다. 정준재도 마냥 듣고 있기만 하기 보다는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면서 접점을 찾아가고 있었다. 혼내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다시 그런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한 노력이었다.
손 코치는 정준재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적임자다. 지난해 퓨처스팀(2군) 감독으로 부임했고, 정준재는 지난해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입단했다. 퓨처스팀 전지훈련부터 정준재가 1군에 올라가 자리를 잡을 때까지 모든 생활을 같이 했다. 정준재가 수비와 주루에서 어떤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는지를 너무 잘 안다. 그렇기에 더 쉽게 대화가 통했을지 모른다. 손 코치와 정준재는 한참을 이야기하다 각자의 구역으로 향했다.
흔히 유망주들은 ‘세금’을 내야 한다고 말한다. 시작부터 완벽한 선수는 없다. 특히 KBO리그는 더 그렇다. 메이저리그는 특급 유망주의 경우 단계를 거쳐 기량을 완성시키고, 메이저리그에서 뛸 모든 준비를 마쳤다고 판단할 때 데뷔를 시킨다. 아무리 짧아도 1~2년이 걸리고, 길면 3~5년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 대신 한 번 올라가면 확실하게 기회를 주고 고정을 시킨다. 그렇게 자유계약선수(FA) 자격까지 쭉 가는 경우가 많다.
반면 KBO리그는 선수층이 얇은 편이고, 신인부터 1군에서 뛰는 선수들이 많다. 정준재도 그런 선수다. 당연히 1군에서 실책도 하고, 플레이에서 미스를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운다. 1군에서 전쟁을 치르면서 육성까지 하는 셈이다. 코치로서는 포탄이 날아다니는 전쟁터에서 신병을 교육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더 신중해야 한다. 선수의 기를 죽이지 않으면서도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확실하게 교육해야 한다. 26일 경기 후 광경도 그 과정의 일환이었다.
사실 정준재는 빠르게 적응을 한 선수다. 그래서 대단하다. 지난해 1군 88경기에서 240타석을 소화하며 타율 0.307, 16도루를 기록했다. 선구안도 있고, 커트 능력도 있다. 미래의 리드오프 후보다. 다만 세밀한 플레이에서는 아직 완성된 선수가 아니다. 누구나 그렇듯이 시간이 걸린다. SSG도 세금은 각오한다. 다만 그 세금을 얼마나 현명하게 내느냐를 고민하고 있다. 1·2군 사이의 체계적인 매뉴얼 수립도 과제다.
정준재뿐만 아니라 박지환 고명준 조형우 이율예 등 야수들, 송영진 이로운을 위시한 젊은 투수들 모두가 마찬가지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그래도 근래 들어 가장 많은 신예 선수들을 실험하면서 새 얼굴들이 많이 등장한 성과는 있었다. 성적을 포기할 팀이 아니라 어려움은 있겠지만 어차피 풀어가야 할 과제들이다. 새 얼굴들의 기량이 갈수록 나아지고 안정감을 찾아가면서 이것이 성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도 지켜볼 일이다. SSG는 반드시 그래야 올해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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