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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즈이와 79샷 랠리처럼"…그물망 수비보다 무서운 '안세영 수읽기'→88초 전설의 랠리로 증명한 'BQ'로 11관왕 시대 열까

작성일: 2025.12.10 01:05 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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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안세영(삼성생명)은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 지난 3월 16일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전영오픈 결승을 꼽았다.

당시 왕즈이(중국)를 2-1로 일축하고 126년 역사를 자랑하는 최고 권위 배드민턴 대회 우승컵을 2년 만에 탈환했다.

백미는 2세트였다.

안세영은 6-6으로 팽팽히 맞선 상황에서 왕즈이와 무려 79차례나 샷을 주고받는 혼신의 랠리를 펼쳤다.

장장 1분 28초간 이어진 '역대급' 공방 끝에 안세영의 79번째 대각 공격이 왕즈이 코트 오른편에 가라앉았다.

▲ 'outlookindia' 홈페이지 갈무리
▲ 'outlookindia' 홈페이지 갈무리

왕즈이는 드러누웠다. 숨을 헐떡이며 좀체 일어나질 못했다. 

배드민턴 여자 단식 사상 가장 긴 랠리로 기록된 이 장면을 기점으로 안세영은 승기를 거머쥐었다.

1세트를 13-21로 내줘 헌납한 주도권을 완벽히 뺏어왔다. 

결국 2, 3세트 모두 21-18로 잡아 짜릿한 역전극을 완성했다.

안세영은 지난달 19일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그때 왕즈이와 랠리는 너무 힘들었지만 공을 주고받을 때 생각했다. 이번만 포기하지 않고 넘기면 '내 흐름으로 가져올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면서 "그래서 조금만 더, 조금만 더를 (계속) 되뇌이며 끝까지 버텨냈다"며 9개월 전 혈투를 올 시즌 가장 인상 깊은 경기로 가리킨 이유를 귀띔했다.

▲ '유퀴즈 온 더 블럭' 방송화면 갈무리
▲ '유퀴즈 온 더 블럭' 방송화면 갈무리

이번 시즌 안세영 호조에 '수읽기'가 차지하는 몫은 적지 않다. 

지난 10월 프랑스오픈 2연패를 달성하며 9관왕 대업을 이루고 진행한 귀국 기자회견에서도 "상대가 어떻게 나오는지 계속 파악한다. 영상 자료보단 코트에서 직접 느끼면서 인지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출전한 13개 국제 대회에서 9개 우승컵을 쓸어 담은 비결로 지기(知己) 못지않게 적 형편을 살피는 지피(知彼)의 중요성을 입에 올린 것이다.

"상대 수를 읽으면 중간중간 템포에 변화를 준다. 이게 (올 시즌 정상에 오르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며 수싸움에서 우위를 쾌조 노하우로 지목했다.

▲ 연합뉴스
▲ 연합뉴스

실제 안세영은 기자회견 사흘 전에 치른 프랑스오픈 결승에서 자신이 말한 비법을 고스란히 꺼내 보였다.

이때 상대도 역시 왕즈이였는데 1세트 12-11로 근소히 앞선 국면에서 안세영은 공격 시도를 큰 폭으로 늘렸다.

당시 안세영은 프랑스오픈 전까지 무려 62경기(58승 4패)를 소화해 경기가 체력전 양상으로 흐를 경우 불리한 처지였다.

왕즈이는 이 점을 노린 듯 '긴 랠리' 공방을 꾀했다.

1세트 인터벌을 마친 뒤엔 장기전 전략을 노골화했다. 

그러나 안세영 노림수가 두 수 위였다.

왕즈이가 친 덫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 연이은 공격 시도로 속도감을 유지했다.

백핸드 리턴을 '잡아서' 쳐 라이벌의 과감한 푸시를 억제하고 여기에 각도 큰 대각 스매시를 곁들였다.

예의 그물망 수비를 고집하지 않고 세계 2위 랭커 구상을 뿌리째 헝끌어뜨리는 절묘한 대응 수(手)로 다시 한 번 중국 간판을 무너뜨렸다.

권승택 SPOTV 해설위원은 "(기술 완성도뿐 아니라) 전체 흐름을 읽는 눈까지 탁월하다"면서 "한국 배드민턴계 국보급 보물"이라며 안세영의 '배드민턴 아이큐'에 혀를 내둘렀다. 

▲ 호주오픈 SNS
▲ 호주오픈 SNS

오는 17일 중국 항저우에서 개막하는 BWF 월드투어 파이널에서 안세영은 대망의 11관왕에 도전한다.

손발로 수행하는 공수 테크닉은 물론 맞은편 경쟁자 플랜과 경기 흐름을 독해하는 '눈'과 '머리'까지 장착한 배드민턴 여제가 남녀 통합 한 시즌 최다승 타이 기록을 거머쥘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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