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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옌청 한화 5선발? 확정은 이르다, 캠프에서 더 좋았던 선수 있다… 한화 구상 운명 쥐었다

작성일: 2026.02.27 19:1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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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주 1차 캠프 당시 가장 컨디션이 좋다는 평가를 받은 엄상백은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한 사투를 벌이고 있다 ⓒ한화이글스
▲ 호주 1차 캠프 당시 가장 컨디션이 좋다는 평가를 받은 엄상백은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한 사투를 벌이고 있다 ⓒ한화이글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한화는 올해 아시아쿼터로 선발한 대만 출신 왕옌청(25)의 투구에 흡족한 미소를 짓고 있다. 타 구단과 치열한 경쟁 끝에 영입한 왕옌청의 구단의 기대대로 비교적 순조로운 준비 과정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10개 구단 아시아쿼터 중 가장 돋보이는 선수임에 틀림 없다.

왕옌청은 26일 일본 오키나와 나고시영구장에서 열린 니혼햄과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 동안 33개의 공을 던지며 2피안타 무4사구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찍었다. 21일 고친다 구장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과 경기에서도 2이닝 1피안타 무4사구 무실점으로 잘 던진 왕옌청은 올해 캠프 연습경기 세 차례 등판에서 7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0의 활약을 이어 갔다.

캠프 초반까지만 해도 불펜 피칭에서도 제구가 다소 흔들리는 경향이 있었지만 몸 상태가 올라가면서 점차 안정을 찾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두 경기에서는 4사구가 없었다. 21일 최고 구속은 시속 149㎞였는데 26일에는 150㎞까지 올라가며 차근차근 예열되고 있음을 알려졌다. 좌완임을 고려하면 지금도 충분히 빠른 구속이다. 

한화는 두 외국인 투수(오웬 화이트·윌켈 에르난데스), 류현진 문동주까지 네 명의 선발은 확정이다. 일본프로야구 2군에서도 선발로 뛰었던 왕옌청은 5선발 자리를 노린다. 사실 새 외국인 투수는 뚜껑을 열어봐야 하고, 류현진은 WBC 대표팀 출전, 문동주는 어깨 통증으로 아직 공을 던지지 못하고 있는 등 초반 로테이션에 변수가 적지 않은 한화다. 비록 5선발이기는 하지만 왕옌청의 투구가 더 희망적인 이유다.

▲ 세 차례 연습경기 등판에서 자책점을 하나도 내주지 않으며 순항하고 있는 한화 아시아쿼터 선수 왕옌청 ⓒ한화이글스
▲ 세 차례 연습경기 등판에서 자책점을 하나도 내주지 않으며 순항하고 있는 한화 아시아쿼터 선수 왕옌청 ⓒ한화이글스

그런데 왕옌청이 이런 투구에도 5선발을 확정지은 건 아니다. 아직 한 선수와 경쟁이 남아 있다. 사실상 양자 대결이다. 지난해 한화와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하고 입단한 사이드암 엄상백(30)이 반대쪽 코너에 있는 선수다. 지난해는 크게 부진하지만, 한화는 올해 엄상백이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프로필상 경력과 4년 78억 원이라는 큰 규모의 계약에서 나오는 기대감이 아니다. 캠프에 충분히 그 자격을 보여줬다.

사실 호주 1차 캠프까지만 해도 왕옌청보다 더 구위와 몸 상태가 좋다는 평가를 받은 선수가 엄상백이다. 호주 캠프 중반 당시 양상문 한화 투수코치는 “지금 상황에서 이런 말을 하기는 조금 그렇지만”이라고 전제를 단 뒤 “지금 (캠프 합류 투수 중) 엄상백의 공이 가장 좋다”고 호평했다. 몸 상태나 구위는 물론 선수가 풍기는 분위기 자체가 달라졌다는 게 양 코치의 흐뭇함이었다.

지난해에는 계약도 생각보다 빠른 게 아니었고, ‘78억’ 계약을 증명해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캠프에 와서도 이와 싸우고 있었던 것은 분명했다. 그러나 올해는 조금 다르다. 얼굴 표정도 확실히 좋아졌다. 양 코치는 “내가 그동안 엄상백의 공을 몇 년 보지 않았나. 그런데 지금까지 가장 좋다”면서 “좋다, 좋다 이야기를 하면 또 그럴 것 같아서 말을 안 하려고 하는데 피칭을 다섯 번 했는데 다섯 번 다 내용이 좋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 엄상백은 1차 캠프 당시 지난해보다 확실히 더 나아졌다는 평가를 받으며 올해 한화의 5선발 경쟁을 거치고 있다 ⓒ한화이글스
▲ 엄상백은 1차 캠프 당시 지난해보다 확실히 더 나아졌다는 평가를 받으며 올해 한화의 5선발 경쟁을 거치고 있다 ⓒ한화이글스

양 코치는 “작년에는 그런 자신감이 없었다. 계약을 하고 난 뒤 조금 집중력이 떨어져 있었을 것이다. 부담감도 있었을 것이고, 마음의 여유가 너무 있었을 수도 있다. 이런 것들이 안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 구속이나 구위에서 큰 차이가 드러난 것은 아니었다. 이런 미묘한 것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차츰 정상으로 돌아오자 자기 기량이 나온다는 게 한화의 기대다.

사실 한화로서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엄상백이 5선발에 자리를 잡는 것일지 모른다. 왕옌청은 아직 144경기 체제의 풀타임 선발로는 검증이 덜 됐다. 반면 엄상백은 그 경험이 풍부하고 실적도 있다. 엄상백이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온다면 5선발에 두고, 오히려 왕옌청은 김범수가 빠진 좌완 불펜 필승조로 사용하는 게 팀이 가진 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일지 모른다. 그래서 한화는 여전히 엄상백의 투구에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다만 어쨌든 전제조건은 엄상백이 실력으로 왕옌청을 이기는 것이다. 기대감이 커도 시범경기까지 이어지는 실전에서 실적을 보여주지 못하면 5선발로 낙점할 수 없다. 오히려 왕옌청의 사기만 떨어지고 ‘공정’의 기치에 훼손이 간다. 엄상백이 불펜으로 가면 쓰임새도 애매해진다. 이렇게 되면 젊은 선발 자원이 치고 올라오는데 내년에도 선발을 장담하기 어렵다. 78억 원 계약이 최악으로 치닫는다. 이래나 저래나 올해 한화 마운드의 봄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선수다. 선수로서는 자존심이 걸린 한 판 승부일지 모른다.

▲ 한화의 올 시즌은 물론 향후 마운드 운영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는 평가를 받는 엄상백 ⓒ한화이글스
▲ 한화의 올 시즌은 물론 향후 마운드 운영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는 평가를 받는 엄상백 ⓒ한화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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