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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S] '스플릿' 이다윗 "겁먹고 도망치려 했던 내가 부끄러웠다"

작성일: 2016.11.11 08:30 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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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스플릿'에서 자폐 성향을 지닌 볼링 천재 영훈을 연기한 배우 이다윗. 사진|한희재 기자
[스포티비스타=이은지 기자] 짜장면 곱빼기에 밀키스, 쫀드기. 영화 '스플릿'에서 가장 순수한 캐릭터 영훈을 설명하는 단어들이다. 영훈은 자폐성향을 가진 볼링 천재로, 에버리지 250을 기록하는 뛰어난 실력을 가졌다.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독특한 투구 폼으로 모든 이들의 관심을 받지만, 뛰어난 집중력으로 그런 시선에서 자유롭다.

이런 영훈을 연기한 배우는 다름아닌 이다윗. 영화 '시' '고지전' '명왕성' '군도: 밀란의 시대' '순정' 등 다양한 장르, 다양한 캐릭터로 꾸준한 연기활동을 펼치며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다. '스플릿'에서는 자폐성향으로 인해 자신의 감정과 기분을 드러내지 않는, 숨겨진 감정 연기를 펼쳤다.

처음부터 '스플릿'에 출연하겠다고 마음을 먹은 것은 아니었다.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영훈이라는 캐릭터가 그려지지 않았다. 몇번을 읽어도 감이 잡히지 않았고, 결국 영훈을 포기하려 했다. 잘해봐야 본전이라는 생각이었다.

"캐릭터 자체도 너무 어렵고, 겁이 났다. 못하겠다고 이야기를 하려다가 영화 한 편을 봤다. 톰 하디가 1인 2역을 한 '레전드'였다. 처음에 1인 2역인지 모르고 봤는데 톰 하디가 다 연기를 했더라. 이런 분도 도전을 하는데, 겁먹고 도망치려 했던 내 자신을 반성하게 됐다. 자존심도 상하고 부끄럽더라. 성공이든 실패든 쌓아가야 하는 시기라는 생각에 출연을 결정했다."

▲ 이다윗은 톰 하디가 1인 2역을 도전한 영화를 보고 '스플릿'을 결정했다. 사진|한희재 기자
생각했던 만큼 어려웠다. 걱정은 현실로 다가왔고, 감정을 전달하기 어려웠다. 철종(유지태 분)과 쌓여가는 관계가 잘 드러나야 했지만, 영훈 캐릭터 자체가 표현을 잘 하지 않기에 디테일한 연기가 필요했다. 

"가장 걱정했던 부분이 철종과의 관계다. 영훈은 외적으로 잘 표현하지 않는 친구라서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일방적일 수밖에 없다. 나도 이런 연기가 처음이라 잘 쌓일까, 또는 쌓여가는 것이 보일까 걱정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유지태 선배님을 보니 울컥하더라. 나도 모르는 사이에 쌓여가고 있었다. 관계 변화에 있어서 신경 쓸 필요가 없었던 것 같다."

그렇다고 이다윗이 걱정만 했던 것은 아니다. 그만큼 노력도 했다. 자폐 성향을 지닌 영훈을 연기하기 위해 정신과 의사를 찾아가기도 했고, 그곳에서 조언을 얻으며 캐릭터를 잡아갔다. 그 조차도 쉬운 작업은 아니었다고.

"자폐 성향을 가진 아이들을 알기 위해, 조언을 얻기 위해 선생님을 찾아갔다. 특징도 다 다르고, 자폐 성향에도 종류가 엄청 많더라. 영훈은 완전 자폐라고 하긴 어렵고, 정상에 가까운 자폐 성향을 지닌 아이다. 외형적으로 표현되지 않으면 애매하게 보일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작부터 난관이었다."

이다윗이 캐릭터를 잡아간 또 다른 부분은 볼링. 앞서도 언급했듯이 영훈은 그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투구 폼을 지니고 있다. 왼손잡이었던 이다윗은 오른손으로 볼을 잡는 법부터 연습을 해 나갔다.

"원래 왼손잡이고, 오른손은 어렸을 때 수술을 해서 남들보다 좀 더 작다. 영화에 나오는 핑크색 공도 내 손에 맞춰서 제작된 것이다. 특이한 포즈로 던지는 것도 있고, 회전하는 볼을 던졌다. 우리나라에서 그렇게 볼을 던지는 사람은 몇 안된다. 실제로 잘 맞으면 볼링핀이 터지듯이 날아간다. 내가 직접 던지고 회전을 시켜야 CG(컴퓨터 그래픽)로 보정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연습을 많이 했다."

결과물은 만족스러웠다. 출연전부터 고민을 거듭했고, 촬영중에도 자신의 연기만 신경썼다.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없었다고 했다. 걱정이 많아 자신에 대한 기대를 하지 않고 영화를 봤고, 걱정했던 것 보다는 잘 나와서 다행이라고 안도했다.

▲ 이다윗은 영화 '스플릿'에 대해 "지극히 감성적인 영화"라고 말했다. 사진|한희재 기자

이다윗은 '스플릿'에 대해 '지극히 감성적인 영화'라고 이야기 했다. '도박 볼링'이라는 자극적인 소재가 있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가족영화, 혹은 버디무비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처음 스트라이크 소리에 놀랐다면, 어느 순간 감정이 '훅' 하고 들어오는 것을 느낄수 있다고.

"'스플릿'은 싸우고, 피가 터질 것 같은 영화지만 엄청난 감성을 가지고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아무 생각없이 볼링의 통쾌함으로 보다보면, 순간 울컥하는 지점이 있다. 내가 느낀 것을 관객들에게 강요할 순 없지만, 분명 시원한 소리와 영상에 매료 돼 보다가, 무방비 상태일 때 감정이 확 들어올 수 있다."

한편 영화 '스플릿'(감독 최국희)은 지금껏 한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도박볼링 세계에 뛰어든 한 물 간 볼링스타 철종과 통제불능 볼링천재 영훈이 펼치는 짜릿하고 유쾌한 한판 승부를 그린 작품이다. 현재 극장 상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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