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이번 KBO 리그 스토브리그는 놀라움의 연속이다.
지난달 포수 강민호의 삼성행은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2004년 프로 데뷔 이래 14년 동안 롯데의 안방만을 지켰던 그가 이번 FA 시장에서 삼성의 푸른 유니폼을 입게 될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부산 사람치고 강민호 응원가 모르는 사람 없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팀의 상징적인 존재였던 그였기에 롯데 팬들에게는 그야말로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두산은 이번 겨울 2번이나 팀의 프랜차이즈를 놓쳤다. 2006년 두산에서 데뷔한 뒤 지난 5년 동안 꾸준히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했던 외야수 민병헌이 롯데 이적을 택했다. 그를 떠나보낸 아쉬움이 가시기도 전에 또 다른 이별 소식이 들렸다. 3년 만에 한국 복귀를 결정한 외야수 김현수가 다름아닌 '잠실 옆집' LG를 선택하며 두산 팬들의 충격은 배로 커졌다. 프랜차이즈나 다름 없는 더스틴 니퍼트 역시 7시즌 동안 뛴 두산과 협상이 결렬됐다.
황재균, 박병호도 메이저리그 생활을 마무리하고 각각 kt, 넥센과 계약하며 KBO 리그로 복귀했다. 보류선수 명단에서는 이름값 있는 선수들이 빠지면서 야구계를 놀라게 했다. 롯데는 강영식, 이재곤, 박종윤 등을 제외했고 LG도 정성훈, 신승현, 장진용을 방출했다. 한화는 김경언을, 삼성은 최경철, 우동균, 나성용을 제외했다. 넥센은 황덕균, 양훈, 박윤 등이 보류 명단에서 빠졌다. 2차 드래프트에서는 LG의 이병규(롯데), 손주인(삼성), KIA의 고효준(롯데)이 팀을 떠났다.
이처럼 놀라움의 연속이었던 스토브리그는 연말을 맞아 조금 잠잠해진 모습이다. 특히 FA 시장에는 여전히 9명의 선수가 남아 있음에도 12월 들어 계약 소식이 한 건도 들리지 않고 있다. 투수 박정진, 안영명, 김승회, 내야수 정근우, 최준석, 채태인, 외야수 김주찬, 이대형, 이우민 등이다. 그러나 사실상 '대어'로 분류되는 선수는 더 이상 없다. 대박 소식이 들려오기 힘든 까닭이다.
FA들 중 가장 나이가 어린 안영명이 내년이면 한국 나이로 35살이 된다. 나이가 많기 때문에 원소속팀을 포함해 구단들이 FA라는 이유로 거액을 안겨주기에는 부담이 크다. 계약 금액뿐 아니라 계약 기간에 있어서도 협상에서 이견이 큰 경우가 많다. 특히 타팀으로의 이적은 보상금, 혹은 보상 선수라는 '장애물'이 있어 더욱 어렵다. 몇몇 선수들은 원소속팀이 보상 선수를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쉽게 협상이 진척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놀랄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방출 선수들은 변경된 KBO 규정에 따라 1년간 원소속팀과 육성 계약도 맺을 수 없기 때문에 다른 둥지를 찾아야 한다. 대표적으로 베테랑 내야수 정성훈이 어느 팀으로 갈 것인지가 가장 큰 관심사다. FA 계약에서도 타팀으로의 이적은 언제든 가능하다. 특히 '세대교체'를 외치는 팀의 베테랑들은 여전히 경험을 중요시하는 팀으로 옮겨가 커리어를 이어나갈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장외 시장' 양현종의 계약도 연말을 장식할 뉴스 중 하나다. 양현종은 지난해 FA를 행사해 KIA와 1년 총액 22억 5000만 원에 계약했다. 올해는 FA가 아니기 때문에 연봉만을 받을 수 있지만 얼마나 큰 연봉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처럼 많은 선수들이 새 출발을 기다리고 있는 겨울. 어떤 선수가 야구계에 연말연시 새 뉴스를 들려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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