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아직은 위기의식보다 가르쳐 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LG 박용택은 지난해 스프링캠프에서 외야 주전 경쟁에 대해 자신감을 보였다. LG는 약점으로 꼽히던 외야수 선수층을 두껍게 하기 위해 주로 내야에서 뛰었던 선수들에게 외야수 전향을 준비하게 했다.

박용택은 "치고 올라오는 선수는 많지만 아직 열심히, 많이 해야 하는 선수들"이라며 "위기의식도 있지만 아직은 가르쳐 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내 자리가 위험하다면 그렇지 않겠지만 지금은 100% 다 가르쳐 주고 싶다"고 했다.

그 말대로 LG 외야에서 새 얼굴은 쉽게 나타나지 않았다. 외야수로 포지션을 바꾼 선수들은 과도기를 겪었다. '만년 유망주'라는 달갑지 않은 수식어가 따라다녔던 정의윤은 SK로 트레이드된 후 빛을 봤다. 중심 타자로 기대했던 이병규(7)마저 부진하면서 LG는 타고투저 시대 투고타저 팀으로 남았다. 외야 수비도 강점은 아니었다.

LG에는 공수주에서 박용택을 견제할 만한 선수가 없었다. 박용택은 좌익수로 473이닝, 중견수로 336⅔이닝을 책임졌다. 타율은 규정 타석을 채운 LG 선수 가운데 1위인 0.326, 출루율도 0.370으로 1위였다. 도루는 11개 성공, 4개 실패로 오지환(25성공 10실패)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개수는 많지 않지만 도루에 대해서는 늘 자신이 있다.


지난 시즌 후반에 활약한 외야수들은 스프링캠프에서 박용택의 시야 밖에 있던 선수들이다. 임훈은 SK에서 트레이드로 LG에 왔고, 안익훈은 1군이 아닌 퓨처스팀 대만 캠프에서 프로 데뷔를 준비했다. 지난해 2차 드래프트에서 이진영을 kt에 보내는 등 아끼던 선수를 과감히 내보내고 새 기틀을 닦는 LG는 외야 쪽에서도 변화를 예고했다.

LG는 애리조나에 캠프를 차렸다. 외야 쪽에는 박용택을 필두로 이병규(7)와 임훈이 주축이다. 문선재와 채은성, 이천웅, 안익훈이 그 뒤를 따른다. 이형종은 투수가 아닌 외야수로 참가하는 첫 전지훈련이고, 서상우는 수비력을 키워야 하는 숙제가 있다.

박용택을 위협하는 외야수를 발굴하는 일은 지난해와 올해만이 아니라 LG의 오랜 숙제였다. 많은 선수가 주목 받았지만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한 채 팀을 떠났다. 하위권 평가를 받는 LG의 반전은 '박용택이 시기하는' 선수의 등장에서 시작된다.


[사진] LG 박용택, 임훈, 안익훈(위부터) ⓒ 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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