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빕 누르마고메도프는 UFC 라이트급 랭킹 1위로 24연승을 달리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2년 만에 옥타곤에 돌아온 하빕 누르마고메도프(28, 러시아)는 UFC 라이트급 정복 꿈을 꿨다. 지난 9월 라이트급 챔피언 에디 알바레즈(32, 미국)의 이름이 상대편에 적힌 UFC 계약서 두 장에 서명하면서 가시화됐다.

하지만 알바레즈는 누르마고메도프의 이름이 적힌 계약서에 사인하지 않았다. 대신 페더급 챔피언 코너 맥그리거(28, 아일랜드)를 타이틀 1차 방어전 상대로 맞이했다.

누르마고메도프는 와신상담했다. UFC 뜻대로 마이클 존슨과 경기하는 대신 이기면 알바레즈와 맥그리거 라이트급 타이틀전 승자와 붙여 달라고 요구했다. 지난 13일(이하 한국 시간) 누르마고메도프는 UFC 205 언더 카드에서 존슨을 3라운드에 TKO로 이기고 24전 전승 기록과 함께 명분을 얻었다.

그런데 날벼락이 떨어졌다. 같은 날 알바레즈를 꺾고 새 챔피언이 된 맥그리거가 여자 친구의 출산을 이유로 내년 5월까지 휴식하겠다고 선언했다. 데이나 화이트 UFC 대표는 맥그리거의 출산 휴가를 허락했지만 누르마고메도프의 요구에는 묵묵부답이다.

누르마고메도프는 부글부글 끓는다. "다음 경기가 타이틀전이 아니라면 UFC를 떠나겠다"고 맞불을 놓았다. 23일에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팬 사인회에 참석해 RT스포츠와 인터뷰에서 "UFC가 맥그리거를 지키기 위해 나를 UFC 205 언더 카드에 넣었다"고 주장했다.

"언더 카드도 좋았다. 메인이나 언더나 옥타곤 문이 닫히면 똑같기 때문이다. 다만 UFC는 내가 유명해지는 사태를 경계해 날 언더 카드에 넣었다. 맥그리거를 지켜야 하니 말이다. UFC는 내가 널리 알려지는 걸 원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누르마고메도프는 존슨과 경기하다가 옥타곤 옆에 있던 화이트 대표에게 UFC가 맥그리거를 보호한다는 어조로 소리친 내용도 공개했다.

"1라운드가 끝나고 '망할 가짜 계약서 말고 진짜를 갖고 와라'고 하자 화이트 대표가 '경기부터 끝내라'고 하더라. '2라운드 끝나고 쉬는 시간에 너네 꼬마(맥그리거)를 박살 낼 테니 조심해라'고 했다. 그러자 '경기에 우선 집중해라'고 대답하더라."

누르마고메도프는 존슨과 경기 뒤 맥그리거를 겨냥해 "아일랜드 치킨(겁쟁이) 한판 붙자"고 소리쳤다. 맥그리거와 경기하면 무조건 이긴다고 확신하고 있다. 필승법을 세워 놓았다. 맥그리거와 타격전을 피하고 장기인 그라운드 앤드 파운드 전략으로 끝내겠다는 계산이다.

"난 삼보와 다양한 기술들을 결합한 파이터다. 라이트급 선수들이 나를 어려워하는 이유다. 압박하고 테이크다운 한다. 몸통 잡기는 물론 싱글 렉, 더블 렉으로 테이크다운이 가능하다. 지구력도 좋다. 날 멈추는 방법은 KO뿐"이라며 "맥그리거는 누구나 인정하는 좋은 타격가다. 내가 서서 타격전을 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나는 상위 포지션에서 압도한다. 눕혀서 때리고 항복을 받을 수 있다"고 확신했다.

누르마고메도프는 러시아 전통 무예인 삼보에다가 레슬링을 섞는다. 9살 때 곰과 레슬링하는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와 있다. 그라운드 앤드 파운드로 점수를 따는 능력이 일품이다. 그레이시 주짓수 가문 자제인 헤너 그레이시와 히론 그레이시도 그의 그라운드 기술을 크게 칭찬했다. 댄 헨더슨도 "누르마고메도프가 맥그리거를 테이크다운 하고 펀치로 깰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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