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핑은 로메로가 3라운드 동물적인 플라잉 니킥으로 와이드먼을 쓰러뜨리고 기쁨을 만끽할 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곤 옥타곤 인터뷰를 하는 로메로를 향해 축하(?)의 가운뎃손가락을 들었다.
비스핑은 전부터 "로메로가 와이드먼을 이겨도 도전을 받지 않겠다"고 말해 왔다. 로메로가 올해 초 약물검사를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로메로가 복용한 보충제에 금지 약물 성분이 섞여 있어 미국반도핑기구(USADA)로부터 고의성이 없었다고 인정 받았지만 비스핑의 생각은 달랐다. 로메로에게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
로메로는 비스핑의 가운뎃손가락을 보고 미소를 지었다. "난 널 사랑한다. 조만간 만나자, 친구"라더니 "내가 진짜 챔피언이다. 너도 알고 있다. 독일에서 내게 레슬링 가르쳐 달라고 하던 때를 잊었나?"라고 말했다.
로메로는 백스테이지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미국반도핑기구가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 잊었나 보다. 비스핑은 날 사기꾼에 거짓말쟁이라고 부르지만, 과거에 그가 사기꾼에 거짓말쟁이에게 도움을 요청한 사실을 까먹은 것 같다. 동물은 먹이를 주던 사람의 손을 물 때가 있다"고 밝혔다.
로메로는 쿠바에서 망명해 2007년 독일에서 생활했다. 로메로에 따르면, 당시 퀸튼 잭슨과 팀을 이뤄 훈련하던 비스핑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레슬링 자유형 85kg급 은메달리스트인 자신에게 레슬링을 가르쳐 달라고 부탁했다.
비스핑은 지난 18일 팟캐스트 라디오 쇼 더 카운트다운에 출연해 "며칠 전 데이나 화이트 대표에게 전화가 왔다. 내년 1월 21일 애너하임 대회(UFC 208)에서 로메로와 싸우라고 하더라. 무릎에 주사를 맞고 있어 뛰기 힘들다고 잘 말했다"며 "믿을지 말지 모르겠지만, 이제 로메로와 경기하지 않겠다고 말하지 않는다. 와이드먼을 KO로 이겼고 그 경기가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밝혔다.
크리스마스를 가족과 보내겠다고 한 비스핑은 "치료해야 할 부상이 있다. 9주 동안 준비해 경기하긴 힘들다. 내년 봄 언젠가 100% 로메로와 싸우게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비스핑은 지난 6월 UFC 199에서 루크 락홀드를 1라운드에 펀치로 눕히고 미들급 챔피언이 됐다. UFC 데뷔한 지 10년 만이었다. 지난달 9일 UFC 204에서 댄 헨더슨에게 판정승하고 타이틀 1차 방어에 성공했다. 로메로와 경기는 2차 방어전이 된다.
로메로는 사고뭉치다. 2014년 9월 팀 케네디와 경기에서 휴식 시간에 의자를 빼지 않으며 시간을 끌어 욕을 먹었다. 2라운드 직전 입은 타격 충격에서 회복하기 위해 꼼수를 부렸다고 비난 받았다. 일명 '스툴 게이트'라고 불린다.
지난해 6월 료토 마치다를 TKO로 이기고 "여러분, 게이 예수를 따르지 마십쇼(No for Gay Jesus people)"라고 말해 화제가 됐다. 발음의 문제였다고 해명했으나 한동안 시끄러웠다.
지난해 12월 호나우두 자카레 소우자(36, 브라질)에게 1-2로 판정승했다. 이때도 심판들의 채점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하지만 어째 됐든 UFC에서 8연승 하고 미들급 랭킹 1위에 올랐다. 로메로는 "아직 챔피언벨트를 허리에 두르지 못했다. 다음 경기에서 난 더 이상 넘버원 콘텐더가 아닐 것이다. 챔피언이 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례를 기다리던 랭킹 3위 자카레는 이번에도 타이틀전 기회를 잡지 못할 분위기다. 오는 27일 호주에서 락홀드와 싸울 예정이었는데 락홀드가 다치는 바람에 도전권 경쟁의 기회조차 날아갔다.자카레는 자신의 경기가 없는데도 UFC 205 계체에 나타나 한계 체중을 맞췄다. 와이드먼과 로메로 가운데 한 명이 감량하다가 문제를 일으키면 바로 대신 들어갈 생각이었다.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자카레의 다음 경기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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