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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 NOW] “내 기록 깨질 것” 김국영의 확신…조엘진·비웨사, 韓 최초 9초대 꿈꾼다

작성일: 2026.09.26 12:49 정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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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웨사(왼쪽)와 조엘진 ⓒ연합뉴스
▲ 비웨사(왼쪽)와 조엘진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나고야, 정형근 기자] “마음속에 항상 9초대를 새기고 있다.”(나마디 조엘진)

“한국신기록에 가까워지면 자연스럽게 9초대도 따라온다고 생각한다.”(비웨사 다니엘 가사마)

한국 육상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9초대 스프린터’를 향해 두 선수가 함께 달리고 있다.

나마디 조엘진(예천군청)과 비웨사 다니엘 가사마(안산시청)다. 두 선수의 개인 최고 기록은 공교롭게도 10초13으로 같다. 한국 남자 100m 기록은 김국영이 2017년 세운 10초07. 이제 0.06초 앞으로 다가왔다.

조엘진과 비웨사는 25일 일본 나고야 미즈호공원 육상경기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육상 남자 100m 결선에 나란히 섰다.

결과도 붙어 있었다. 조엘진이 10초17로 4위, 비웨사가 10초19로 5위를 차지했다. 조엘진은 동메달을 따낸 오만의 말함 알발루시(10초11)에게 불과 0.06초 뒤졌다.

메달은 없었다. 그러나 한국 남자 단거리 육상에는 의미 있는 장면이었다. 두 선수가 아시안게임 100m 결선에서 나란히 아시아 정상급 스프린터들과 경쟁했다.

이번 대회 내내 둘은 묘하게 닮은 행보를 보였다.

예선에서는 나란히 10초23을 기록했다. 준결승에서는 조엘진이 10초17로 조 1위를 차지하며 결선에 올랐고, 비웨사도 결선행 티켓을 따냈다.

결승에서 다시 만난 둘은 아시아 4위와 5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두 사람은 단순한 대표팀 동료가 아니다. 같은 종목에서 같은 목표를 놓고 끊임없이 경쟁하는 사이다.

비웨사는 “서로 목표가 같아서 직접적으로 대화는 많이 못 하지만 은연중에 계속 느꼈을 거다. 서로 견제하고 있다는 걸. 서로 지고 싶지 않은 마음도 같이 갖고 있다”고 말했다.

대회를 앞두고는 둘의 관계를 두고 “경쟁자라기에는 룸메이트로 너무 잘 지내고, 너무 잘 지낸다고 하기에는 또 경쟁 상대”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조엘진에게도 비웨사는 자신을 더 빠르게 만드는 존재다.

조엘진은 비웨사를 “당연히 자극이 되는 존재”라며 “정말 좋은 파트너이기도 하다. 계속 같이 경쟁하고 성장하다 보면 언젠가 좋은 경기력으로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둘은 서로를 자극하며 기록을 줄이고 있다.

비웨사가 먼저 10초13을 찍었다. 지난 4월 일본 요시오카 그랑프리에서 10초13을 기록하며 김국영에 이어 선수 기준 한국 역대 2위 기록을 작성했다.

조엘진이 따라왔다. 4월 전국종별육상경기선수권에서 10초19를 기록했던 조엘진은 7월 일본 니가타현 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서 10초13까지 기록을 단축하며 비웨사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조엘진은 일본 후지호쿠로쿠 월드 트라이얼 예선에서는 10초07을 찍기도 했다. 김국영의 한국기록과 정확히 같은 숫자였다.

다만 당시 뒷바람이 초속 3.2m로 불어 공식 기록으로 인정되지는 않았다. 육상 100m는 뒷바람이 초속 2.0m를 넘으면 기록으로 공인되지 않는다.

그래도 한국기록과 같은 10초07을 실제 레이스에서 찍어봤다는 경험은 의미가 있다.

이제 둘이 바라보는 곳은 같다.

조엘진은 “마음속에 항상 9초대를 새기고 있다”며 “계속 거쳐가야 하는 발판 가운데 하나가 한국신기록을 경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웨사 역시 “여전히 가장 큰 목표는 한국신기록이다. 항상 이야기하듯 한국신기록에 가까워지면 자연스럽게 9초대도 따라온다고 생각한다”며 “그 목표로 계속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경쟁에서는 조엘진이 한발 앞서 있다. 비웨사도 이를 인정한다.

비웨사는 “결승을 뛰기 전까지는 조엘진 선수가 계속 국내 1등을 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나는 2등’이라는 느낌을 받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아시안게임을 뛰고 나니 자신이 쫓고 있는 선수와 자신의 위치를 새롭게 바라보게 됐다.

“이번 아시안게임을 뛰고 나서 국내 1등이 그냥 국내 1등이 아니라 아시아 4등이라는 걸 체감했다. 올해 초에 설정한 목표에 비하면 아시안게임에서 그 선수와 비빈다는 것 자체가 개인적으로 굉장히 큰 성장인 것 같다.”

조엘진에게도 이번 대회는 자신의 가능성을 확인한 무대였다.

첫 아시안게임에서 결선에 올랐고 메달까지 0.06초였다.

조엘진은 “처음 결승에 선 만큼 정말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한 것 같다”며 “이번에 가능성을 더 본 만큼 다음에 이런 기회가 더 주어진다면 그때 더 좋은 모습으로 뛰고 싶다”고 말했다.

결선 레이스에 대해서는 “첫발이 나갈 때부터 욕심을 부리지 않으려고 했는데 오히려 욕심을 부린 것 같다”며 “몸의 움직임이 부드럽게 연결되지 않았다. 준결승 때처럼 조금 더 편안한 마음으로 뛰었다면 개인 최고 기록도 세울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돌아봤다.

비웨사는 특정 장면의 실수보다 현재 자신의 실력을 냉정하게 바라봤다.

그는 “결승에서 특별히 뭘 잘못했다기보다는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최대한 뽑아서 뛰었다”며 “오늘의 아쉬움은 이번 시즌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결과는 아쉽지만 내년에 다시 목표를 설정하고 나아가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 김국영(왼쪽)과 조엘진.
▲ 김국영(왼쪽)과 조엘진.

한국기록 보유자인 김국영도 두 후배의 도전을 주목하고 있다.

김국영은 “내 기록은 깨질 것”이라며 조엘진과 비웨사가 최근 꾸준히 10초1대 기록을 내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경기장 환경과 바람, 당일 컨디션이 맞아떨어진다면 충분히 한국신기록이 나올 수 있다고 바라봤다.

나고야에서 두 선수는 메달을 따지 못했다. 하지만 개인 최고 기록이 똑같은 10초13인 두 선수가 나란히 아시안게임 결선에 올라 아시아 4위와 5위를 차지하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개인전에서는 경쟁자였던 둘은 이제 400m 계주에서 한 팀으로 달린다.

조엘진은 “오늘의 아쉬움을 계속 마음에 갖지 않으려고 한다. 아직 팀원들과 할 수 있는 레이스가 남아 있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더 집중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비웨사는 “당장 가장 가까운 목표는 4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계주가 끝나면 다시 서로를 바라보며 달릴 시간이다. 김국영이 2017년 세운 10초07을 넘어 한국신기록으로, 그 다음에는 아직 한국 선수가 밟지 못한 9초대로.

서로 지고 싶지 않은 두 스프린터는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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