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우리가 실격일 수 없다" 계주 이재성, '韓 육상 역사상 최초!' 두 대회 연속 메달 획득 "우주를 나는 기분"

작성일: 2026.09.29 02:20 신인섭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연합뉴스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나고야(일본), 신인섭 기자] 3년 전에는 막내로 시상대에 올랐다. 이번에는 형이 돼 후배들과 다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두 차례 아시안게임에서 모두 남자 400m 계주 메달을 따낸 이재성에게 두 번째 동메달은 또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서민준, 나마디 조엘진, 이재성, 비웨사 다니엘 가사마로 구성된 한국 남자 400m 계주 대표팀은 28일 일본 나고야 미즈호공원 육상경기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육상 남자 400m 계주 결선에서 38초43의 한국 신기록을 작성하며 동메달을 획득했다.

중국과 대만에 이어 세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동메달에 이어 두 대회 연속 시상대에 올랐다. 당시에도 대표팀의 일원이었던 이재성은 이번에도 바통을 들고 트랙을 달리며 2회 연속 메달을 함께했다.

▲ ⓒ연합뉴스
▲ ⓒ연합뉴스

이재성은 경기 뒤 "항저우 아시안게임 때는 막내였는데 이번 계주 결승에서는 제가 형이었다. 선수들이 정말 잘 따라와줘서 너무 고맙다"며 "항저우 때는 정말 하늘을 날아다닐 것 같은 기분이었다면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우주를 날아다니는 기분인 것 같다"며 웃었다.

동메달과 함께 한국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한국은 지난해 구미 아시아육상선수권에서 작성했던 38초49를 0.06초 앞당겼다.

사실 결승 출발선에 서는 과정부터 쉽지 않았다. 한국은 전날 열린 예선 2조에서 39초33을 기록하며 전체 7위로 결승 진출권에 들었지만 경기 직후 첫 번째 바통 전달 과정에서 인계 구역을 벗어났다는 이유로 실격 처리됐다.

대한육상연맹과 하경수 남자 단거리 대표팀 감독이 즉각 이의를 제기했다. 첫 항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상소까지 이어간 끝에 실격 판정이 번복됐다. 사라졌던 기록이 되살아났고 한국은 극적으로 결승행 티켓을 되찾았다.

▲ ⓒ연합뉴스
▲ ⓒ연합뉴스

이재성은 처음부터 실격이 아닐 것이라고 믿었다. 그는 "어제 '절대 아니다. 우리가 실격일 수 없다'고 확신했다. 조엘진도 '절대 넘지 않았다. 실격이 아니다. 파울이 아니다'라고 굉장히 자신 있게 말해서 믿었다"고 설명했다.

마음고생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재성은 "잠을 잘 자지는 못했다. 그래도 결승 경기가 밤에 열리다 보니 늦게까지 자면서 준비했다"고 말했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얻은 결승이었다. 선수들이 원하는 것은 하나였다.

이재성은 "연맹과 하경수 감독님이 항소해 주셔서 결승 진출이 확정됐다. 릴레이 상황은 좋지 않았지만 저희 마음은 하나였던 것 같다"며 "'금메달을 따자, 한국 기록을 세우자'는 것이었다. 금메달을 놓친 것은 아쉽지만 그래도 동메달과 한국 기록을 가져올 수 있어서 정말 좋다"고 밝혔다.

3번 주자로 나선 이재성은 마지막 주자 비웨사에게 바통을 넘긴 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었다.

그는 "다니엘에게 바통을 전해주고 무릎을 꿇고 기도하고 있었다. 경기를 제대로 보지 못해서 계속 전광판만 확인했다"며 "1, 2위까지 대한민국이 호명되지 않아서 '뭐지'라고 생각했는데 3위에 '동메달, 한국 기록, 대한민국'이 뜨는 걸 보고 '됐다'고 생각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 ⓒ연합뉴스
▲ ⓒ연합뉴스

바통을 넘길 당시 순위조차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했다. 이재성은 "순위권에는 들어 있었던 것 같은데 다른 팀을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다니엘에게 바통을 넘기는 데만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번 대표팀에서 이재성은 어느덧 경험 많은 선수에 속했다. 그는 "아시안게임뿐만 아니라 유니버시아드나 아시아선수권 같은 큰 대회를 모든 선수가 경험했다"며 "제가 경험자라고 해서 '이렇게 해야 한다, 저렇게 해야 한다'고 말하기보다는 선수들을 믿고 기합을 넣어주는 것밖에는 없었던 것 같다"고 했다.

항저우에서는 막내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고, 나고야에서는 형이 돼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 사이 한국 남자 계주는 아시아선수권 정상에 올랐고 한국 기록도 계속해서 단축했다. 이재성은 이번 결승에서도 38초43으로 또 하나의 한국 기록을 남겼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