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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 NOW] “나 금메달 땄다”…허미미, 할머니와 약속 지키고 태어난 일본서 정상

작성일: 2026.10.01 18:28 정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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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나고야, 정형근 기자] “나 금메달 땄다.”

허미미(경북체육회)가 가장 먼저 가족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 환하게 웃었지만 금메달을 따기 전까지 허미미의 마음은 편하지 않았다. 파리 올림픽 이후 수술과 재활을 거쳤고, 다시 정상에 올라설 수 있을지 스스로 확신하지 못했다.

모든 불안을 이겨낸 허미미가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일본에서 아시안게임 정상에 올랐다.

허미미는 1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유도 여자 57㎏급 결승에서 아리운자야 테르비시(몽골)를 업어치기 유효승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생애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이자 이번 대회 한국 유도의 첫 금메달이다.

경기가 끝난 뒤 허미미는 “그동안 너무 힘들었고 아시안게임도 정말 걱정을 많이 했다. 이렇게 금메달을 딸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허미미가 말한 ‘힘든 시간’은 2024 파리 올림픽 이후 시작됐다.

파리 올림픽 여자 57㎏급에서 은메달을 딴 허미미는 이후 수술대에 올랐다. 복귀한 뒤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따기도 했지만 자신의 경기력에 대한 확신은 좀처럼 돌아오지 않았다.

허미미는 “파리 올림픽이 끝나고 수술도 했고 이후 몇 번 금메달을 따기는 했지만, 내가 다시 올라갈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아시안게임을 하루 앞두고도 불안감은 가시지 않았다.

허미미는 “어제까지만 해도 정말 많이 떨렸다. 금메달을 너무 따고 싶었는데 자신감이 없었다”며 “친구들에게 ‘나 잘할 수 있을까’라고 연락을 많이 했을 정도로 불안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 중간중간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많이 연락해 주셨고 정말 힘이 났다”고 덧붙였다.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허미미는 달랐다.

16강에서 필리핀의 조에마리 하트 라파엘을 28초 만에 한판으로 제압했고, 8강에서도 중국의 타오위잉에게 1분30초 만에 한판승을 거뒀다.

준결승에서는 우즈베키스탄의 슈쿠르존 아미노바를 상대로 적극적인 잡기 싸움을 펼치며 상대의 세 번째 지도를 끌어내 반칙승했다.

결승에서도 시작부터 공격적으로 나섰다. 경기 초반 업어치기로 유효를 따냈고 이후 리드를 끝까지 지켰다.

허미미는 이번 대회에서 특히 ‘적극적인 유도’를 의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대 선수의 영상을 많이 보고 연구했다”며 “평소 경기에서 지도를 많이 받다 보니 급하게 유도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는 지도를 받지 않으면서 적극적으로 경기를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허미미에게 금메달은 단순한 우승 이상의 의미가 있다.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자란 허미미는 2021년 세상을 떠난 할머니의 뜻에 따라 한국 국적을 선택했다.

할머니는 손녀가 한국 국가대표로 뛰기를 바랐다.

이후 허미미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 허석 선생의 5대손이라는 사실까지 알려졌다. 일본에서 태어나고 성장한 허미미는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무대에 섰고, 이제 자신이 태어난 일본에서 아시안게임 금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허미미는 한국을 선택한 자신의 결정에 대해 “올림픽 때도 이야기했지만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번 금메달은 2년 전 파리에서 남았던 아쉬움도 어느 정도 씻어냈다.

허미미는 파리 올림픽 결승까지 올라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에도 메달을 딴 기쁨은 컸지만 시상대에 오르고 나니 가장 높은 자리에 서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밀려왔다.

허미미는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땄을 때 정말 기뻤다. 그런데 막상 시상식에 올라가니까 은메달이라는 것이 너무 아쉽고 힘들었다”며 “이번에는 금메달을 따고 제일 높은 곳에 올라갈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이번에는 할머니와의 약속도 지키게 됐다.

허미미는 대회를 앞두고 금메달을 따면 할머니 묘비에 가져가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금메달을 목에 건 뒤 다시 그 약속에 대한 질문을 받은 허미미는 망설이지 않았다.

“가져가야죠. 이번에는 금메달을 땄으니까 기분 좋게 가져가야 할 것 같습니다.”

경기장에는 가족이 오지 않았다. 허미미는 가족들이 집에서 경기를 지켜봤을 것이라며 인터뷰를 마친 뒤 바로 전화를 걸겠다고 했다.

가장 먼저 하고 싶은 말도 정해져 있었다.

“나 금메달 땄다.”

허미미의 시선은 이제 2년 뒤 LA 올림픽으로 향한다.

그는 “앞으로 2년 남았다. 아직 아시안게임 단체전이 남아 있지만 개인전은 끝났다”며 “이제 올림픽에서 꼭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개인전 금메달로 자신감을 되찾았지만 허미미의 아시안게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허미미는 “내일도 강한 선수들이 출전한다. 금메달을 딸 수 있을 것 같다”며 “저도 함께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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