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金 놓쳤지만 아직 끝 아니다!' 韓 남녀 하키 나란히 결승행 좌절→파키스탄·일본과 최후의 한 판…'동반 동메달'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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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금메달의 꿈은 사라졌다. 하나 아직 '나고야 여정'이 끝난 건 아니다.
한국 남녀 하키가 나란히 준결승에서 아쉬운 패배를 떠안으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동메달 결정전으로 향한다.
여자 대표팀은 '숙적' 일본, 남자 대표팀은 전통의 강호 파키스탄과 마지막 한 판을 벌인다.
동반 결승행은 무산됐지만 '동반 메달' 가능성은 여전히 살아 있다.
민태석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하키대표팀은 1일 일본 기후현 가카미가하라 그린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남자 하키 준결승에서 말레이시아에 1-2로 석패했다.
전날 여자 대표팀이 인도에 0-2로 무릎을 꿇은 데 이어 남자 대표팀까지 결승 문턱에서 고개를 떨궜다.
이로써 한국 하키는 남녀 모두 동메달 결정전에서 이번 대회 마지막 승부를 펼치게 됐다.
여자는 오는 2일 오후 4시 30분 일본과 격돌한다. 남자는 앞서 또 다른 준결승에서 인도에 3-4로 분패한 파키스탄과 동메달을 다툰다.
남자 대표팀의 4강전 패배는 더욱 아쉬웠다.
상대는 이번 대회에서 인도와 함께 가장 빼어난 경기력을 뽐낸 말레이시아였다. 조별리그 5경기를 전승으로 통과하면서 무려 34골을 터뜨리고 단 4골만 허용한 우승 후보였다.
한국은 객관적인 전력 열세에도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말레이시아는 경기 초반부터 위협적이었다. 뛰어난 스틱 핸들링을 앞세워 공간이 열릴 때마다 빠르게 전진했다. 후방 선수들까지 공격에 가담해 순식간에 수적 우위를 만드는 조직력도 돋보였다.
한국은 1쿼터 4분께 연이어 페널티 코너를 허용했지만 집중력 높은 수비로 실점하지 않았다.
1쿼터 8분대에 이르러서야 처음 상대 후방까지 진입했을 정도로 주도권을 내줬지만 결정적인 한 방만큼은 허용하지 않았다.
오히려 한국이 먼저 골망을 흔들 뻔했다.
1쿼터 10분께 박철언(성남시청)의 중거리 슈팅이 말레이시아 골문을 갈랐다. 그러나 심판이 백스틱 반칙을 선언하면서 득점은 인정되지 않았다.
아쉬움을 삼킨 한국은 0-0으로 1쿼터를 마쳤다.
2쿼터는 '수호신' 김재현(성남시청)의 시간이었다.
2분 27초께 수만트리 노르샤피크의 슈팅을 막아냈고 3분 15초 무렵에는 조별리그에서만 9골을 몰아친 말레이시아 주포 사아리 파이잘의 슈팅이 골대를 때렸다.
9분 37초께 다시 파이잘이 한국 골문을 겨냥했지만 이번에도 김재현이 몸을 날렸다.
한국은 말레이시아의 파상공세를 버텨내며 전반 30분을 0-0으로 마쳤다.
팽팽했던 균형은 3쿼터 들어 깨졌다.
3쿼터 9분 50초께 페널티 코너를 내준 한국은 아부 카말 아즈라이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아즈라이는 동료 슈팅이 날아오는 순간 문전으로 쇄도해 스틱을 갖다 댔다. 절묘하게 방향이 바뀐 공이 앞선 위기를 모조리 막아내던 김재현을 지나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은 그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3쿼터 종료 3분여를 남기고 기어이 말레이시아 골문을 열었다.
박철언이 오른쪽에서 날카롭게 연결한 공을 문전에 자리 잡은 이강산(인천광역시체육회)이 침착하게 밀어 넣었다.
천금 같은 동점골.
한국은 1-1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3쿼터 막판 김규범(성남시청)이 그린카드를 받아 2분간 퇴장했고 종료 33초를 남겨놓고 말레이시아에 페널티 스트로크가 주어졌다.
한국 벤치는 곧바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키커로 나선 아즈라이는 골문 왼쪽 상단을 정확히 찔렀다. 김재현이 방향을 읽었지만 워낙 구석으로 향한 슈팅이라 손쓸 방법이 없었다.
1-2.
한국은 다시 벼랑 끝으로 몰렸다.
마지막 4쿼터는 말 그대로 총력전이었다.
김재현은 시작 31초 만에 실베리우스 셸로의 슈팅을 온몸으로 막아 추가 실점을 저지했다. 공격에서는 김용복(성남시청)과 진건효(조선대)가 연달아 말레이시아 골문을 노렸다.
가장 아쉬운 장면은 4쿼터 9분 19초께 나왔다.
이혜승(성남시청)이 돌파 과정에서 상대 수비에 걸려 넘어졌고 심판은 페널티 스트로크를 선언했다.
한국이 2-2 동점을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말레이시아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판정이 뒤집혔다.
심판은 상대 선수가 이혜승의 스틱만 건드렸다고 판단해 페널티 스트로크를 취소했다.
한국으로선 땅을 칠 장면이었다.
남은 시간 총공세를 펼쳤다. 4쿼터 13분께 이혜승이 왼쪽 측면에서 회심의 슈팅을 날렸지만 공은 골대 위를 살짝 넘어갔다.
종료 1분여를 남겨놓고도 마지막 힘을 짜내 말레이시아 골문을 두드렸다.
끝내 두 번째 골은 나오지 않았다.
1-2.
한국의 결승행 도전은 그렇게 한 골 차로 멈췄다.
여자 대표팀도 하루 앞서 비슷한 아쉬움을 삼켰다.
김용수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지난달 30일 준결승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 인도를 상대로 0-2로 분패했다.
조별리그에서 무려 66골을 쏟아붓고 단 3실점에 그친 인도를 맞아 한국은 전반에만 9차례 페널티 코너를 허용하고도 모두 막아냈다.
하지만 3쿼터 종료 1분 40초를 남기고 끝내 선제골을 허용했고 4쿼터 초반 필드골까지 내주면서 두 골 차로 밀렸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경기 종료 2분을 남기고 총공세를 펼쳐 세 차례 연속 페널티 코너 기회를 잡았지만 기다리던 만회골은 터지지 않았다.
남녀 대표팀 모두 강력한 우승 후보를 상대로 끝까지 버텼지만 결승으로 향하는 마지막 벽을 넘지 못했다.
이제 시선은 나란히 '동메달'로 향한다.
남자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순탄하게 치르지 못했다.
조별리그에서 2연승을 달린 뒤 우승 후보 인도에 2-8로 크게 무너졌다. 4강 진출을 위해선 개최국 일본과 최종전을 반드시 이겨야 하는 벼랑 끝 상황까지 몰렸다.
비기기만 해도 탈락이었다.
그 절체절명의 승부에서 한국은 일본을 3-2로 꺾었다.
선제골을 허용하고도 양지훈(김해시청)이 두 골을 책임졌고 임진강(인천시체육회)이 쐐기골을 보태 극적으로 준결승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준결승에서도 조별리그 34골을 폭발시킨 말레이시아를 끝까지 물고 늘어졌다.
비록 결승 문턱에서 한 골이 모자랐지만 아직 메달을 목에 걸 기회는 남아 있다.
여자 대표팀도 마찬가지다.
결승행 실패의 아쉬움을 털고 이제 개최국 일본을 넘어야 한다.
한국 하키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대표팀이 동메달을 따내 9년 만에 시상대에 복귀한 바 있다.
이번에는 남녀가 함께 시상대에 오르는 그림을 노린다.
결승으로 가는 길은 막혔다. 하나 아직 마지막 경기가 남았다.
남자는 파키스탄, 여자는 일본.
한국 하키의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최후의 목표는 이제 하나다. '동반 동메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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