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이 아버지' 너무 잘했다"…故최불암, 아동과 함께한 41년 '나눔의 삶'[이슈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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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배우 고 최불암이 8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가운데 고인이 생전 실천했던 아동 후원 활동이 재조명받고 있다.
30일 방송계에 따르면 최불암은 29일 오후 10시께 서울 강서구의 한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 세상을 떠났다. 향년 87세.
1939년생인 최불암은 지난해 3월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은 뒤 거동이 불편해졌고, 2011년부터 14년간 진행해 온 KBS1 '한국인의 밥상'에서도 하차했다. 수술 이후 재활에 힘써왔으나 건강이 급격히 악화하면서 끝내 카메라 앞에 서지 못한 채 하늘의 별이 되고 말았다.
장례가 고인이 전국후원회장을 맡았던 초록우산어린이재단장으로 치러지는 가운데, 생전 고인이 가장 큰 보람으로 꼽으며 투신해 왔던 봉사와 나눔 활동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사반장' '전원일기'를 통해 국민배우로 사랑받던 최불암이 어린이 관련 봉사 및 후원 활동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 계기는 1981년 '전원일기'에서 방송된 '금동이' 에피소드였다.
극중 김회장은 시장에서 깡통을 놓고 동냥을 하던 소년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에 집으로 데려와 돌보게 된다. 그 아이가 훗날 김회장네 막내아들이 되는 금동이. 금동이는 자연스럽게 가족과 동네의 일원이 됐고, 이후 아내 은심(김혜자)은 김회장을 '금동이 아버지'라 부르기에 이른다. 거창한 구호나 치장 없이, 그저 시골의 평범한 가족이 오갈 곳 없는 한 아이를 가족으로 품는 과정은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충격과 함께 큰 감동을 안기며 반향을 일으켰다.
2021년 방송된 MBC '다큐플렉스'-'전원일기 2021'에 출연한 최불암은 '전원일기' 속 김 회장 부부의 금동이 입양 에피소드 방송 당시를 회상했다.
방송에서 최불암은 "그 방송 나간 다음 회사에 갔더니 기술부 69년도 동기들이 '너 때문에 밤에 한숨도 못잤다'고 했다. '그게 무슨 전화냐' 하니 밤새도록 '김회장이 너무 잘했다'는 거다. 며칠 지나니까 우편배달 하시는 분이 배낭에 편지들을 가지고 오는데 전부 최불암 것이라고 했다. 상당한 뭉치가 MBC 앞에 있었다. 그게 다 팬레터"라고 회상했다.
임신혁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후원서비스 본부장은 당시 '최불암 효과' '김회장 효과'에 대해 "그 당시는 '입양'이라는 말도 그렇게 흔히 들어보지 못했던 상황이었는데, 최불암 회장이 어려운 아이들을 돕는 걸 보고 저희가 1년에 몇백 명, 몇천 명 이렇게 (후원자를) 개발하기도 어려웠는데 갑자기 몇만 명이 됐다.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효과였다"고 설명했다.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성원과 지지에 최불암이 크게 느낀 것은 보람이나 기쁨보다 미안함과 부담이었다. 최불암은 "난 작가의 필 끝에서만 노는 사람인데, 내가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었겠느냐. 이건 김정수 작가가 쓴 거다. 그래도 그걸 믿지 않고 모두 내가 잘했다는 것이다. 이게 모순이 생긴 것이다"라고 털어놨다.
'전원일기' 식구들은 현실에서 그 고마운 마음을 갚아나가기로 했다. 최불암은 드라마 '전원일기', '보통사람들' 출연진과 함께 단체 결연 후원을 시작하며 세상의 관심을 진짜 도움과 사랑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돌리고 연예계에 아동 후원 문화를 확산하는 데 기여했다. 1985년에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전국후원회장으로 위촉된 이후 41년간 국내외 아동복지 현장을 누비며 어려운 처지의 어린이들을 지원하고 나눔의 가치를 알려 왔다.
그는 고령에도 2007년 에티오피아를 시작으로 2014년 우간다, 2015년 케냐 등 아프리카 오지를 직접 찾아 굶주림과 질병에 시달리는 아이들을 품에 안으며 해외 아동 지원의 필요성을 알렸다. 국내에 아동복지 자원이 부족하던 1990년대에는 미주와 유럽 지역을 방문해 현지 해외후원회를 구성하는 데도 힘썼다. 초록우산은 "고인의 열정적인 활동을 바탕으로 8개국에 25개 해외후원회 체계를 구축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2021년 '다큐플렉스'에서 최불암은 '전원일기' 김정수 작가를 직접 만나 지금에 이르기까지 계기를 마련해 준 그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최불암은 "나는 김정수 씨 덕분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일을 지금까지 하는 것이 가장 큰 내 생애의 보람이고 뜻"이라고 말했고, 김정수 작가는 "처음에 후원했던 아이들이 지금 40대가 됐다"고 감회에 젖었다.
고인의 아내인 배우 김민자 역시 나눔과 후원에 앞장서 왔다. KBS 3기 공채탤런트 출신인 김민자는 청각장애인에게 소리를 되찾아주고 사회 적응을 돕는 비영리 복지단체 사랑의 달팽이 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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