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이범호 내키지 않는 승부수 던졌지만 결국 최악의 결과… KIA가 그 순간 시즌을 마쳤다

작성일: 2026.11.01 17:30 김태우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이범호 감독은 초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승부수를 던졌지만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곽혜미 기자
▲ 이범호 감독은 초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승부수를 던졌지만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대구, 김태우 기자] 삼성과 KIA가 맞붙은 2026년 KBO리그 플레이오프는 선발 싸움에 승패가 그대로 갈리는 경우가 많았다. KIA는 제임스 네일이 잘 던진 1·4차전에서 모두 이겼고, 반대로 선발이 부진했던 2·3차전은 모두 졌다. 

선발이 부진해도 뒤에 만회해서 역전승을 거두는 양상이 만들어지지 않은 셈이다. 박진만 삼성 감독도 5차전을 앞두고 선발 싸움이 승패를 가를 것이라 예상하면서 상대 선발 아담 올러(KIA)를 얼마나 빨리 효율적으로 끌어내리느냐가 관건이라고 짚었다. 2차전에서 자신들에게 패배를 안긴 아리엘 후라도를 상대하는 KIA는 더더욱 그랬다.

KIA는 4차전 승리 라인업을 그대로 들고 나왔다. 김도영을 2번으로 끌어올리는 등 중심타선의 타순을 하나씩 당기는 게 골자다. 어쨌든 이 라인업으로 4차전을 이겼고, 마땅한 대안도 없는 만큼 후라도를 상대로도 이 라인업을 썼다. 하지만 KIA가 후라도를 잘 공략하지 못한 반면, 올러가 경기 초반 너무 일찍 무너지면서 KIA가 궁지에 몰렸다.

올해 대구에서 안 좋은 기억들이 많고, 당장 2차전에서 4⅔이닝 5실점으로 자기 몫을 못한 올러는 이날 설욕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역시 뜻대로 풀리는 게 없었다. 전체적인 구속은 나쁘지 않았지만, 공이 스트라이크존을 살짝 벗어나면서 볼카운트 승부가 불리해졌다. 이미 올러를 공략해본 적이 있는 삼성 타자들은 각자 가진 전략을 바탕으로 올러의 공을 인플레이시켰다.

▲ 2차전에 이어 5차전도 자기 몫을 하지 못한 아담 올러로 인해 KIA의 경기 플랜은 완전히 깨졌다 ⓒ곽혜미 기자
▲ 2차전에 이어 5차전도 자기 몫을 하지 못한 아담 올러로 인해 KIA의 경기 플랜은 완전히 깨졌다 ⓒ곽혜미 기자

삼성은 1-0으로 앞선 2회 초반 기선을 제압하는 추가 3득점을 하며 올러를 무너뜨렸다. 삼성은 1사 후 강민호가 3·유간을 뚫는 좌전 안타를 쳤다. 이어 이재현이 초구 커터가 가운데 몰린 것을 놓치지 않고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쳤다. 이어진 1사 2,3루에서는 박해민이 초구 패스트볼이 가운데 몰리자 벼락 같이 방망이를 돌려 우익수 옆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를 쳤다.

올러의 공이 가운데 몰리는 등 전혀 평정심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잘 던질 때는 기가 막히게 던지다가, 안 될 때는 한 이닝에 몰아 맞는 올러의 단점이 그대로 드러났다. 올러와 KIA 선수들이 정신을 차리기 전에 김지찬이 도루로 2루에 들어갔고, 박승규가 KIA를 낙담시키는 좌전 적시타를 치며 4-1로 도망갔다.

지면 그대로 시즌 종료인 KIA는 어쩔 수 없이 공격적인 승부수를 걸 수밖에 없었다. 1-4로 뒤진 5회 1사 후 김태군이 좌전 안타를 치고 나가자 KIA는 대타 이호연을 냈다. 근래 타격감이 좋지 않은 박정우보다는 이호연의 감이 더 좋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이호연은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난 끝에 5회는 무득점으로 끝났다.

박정우는 외야수, 이호연은 내야수였다. 여기서 KIA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였다. 이호연을 외야수로 다시 바꾸는 것이다. 정석적인 교체다. 김호령이 대기하고 있었다. 하지만 KIA는 이호연을 그대로 라인업에 뒀다. 이호연을 1루로 넣고, 1루를 보던 외국인 타자 해럴드 카스트로를 좌익수로 옮겼다. 

▲ 실로 오래간만에 좌익수 수비 위치에 나선 카스트로는 결정적인 순간 감각의 문제를 드러냈다 ⓒ곽혜미 기자
▲ 실로 오래간만에 좌익수 수비 위치에 나선 카스트로는 결정적인 순간 감각의 문제를 드러냈다 ⓒ곽혜미 기자

카스트로는 메이저리그 시절부터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이름을 날렸다. 안 본 포지션이 없을 정도였다. 외야 경험도 제법 풍부하다. KIA도 외야수로 영입했고, 시즌 초반에는 주전 좌익수로 뛰었다. 하지만 외야 수비력이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라는 게 드러났고, 중반 이후로는 1루수로 고정됐다. 오히려 1루 수비력이 더 좋았다. 그런 카스트로가 실로 오래간만에 좌익수로 들어간 것이다.

카스트로와 이호연을 모두 그대로 쓸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었다. 사실 이범호 감독이라고 해서 수비가 약해지는 이 카드를 쓰는 게 좋았을 리 없다. 하지만 3점 뒤진 상황에서 무조건 득점을 내야 했고, 위험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결과적으로 실패였다. 1-4로 뒤진 6회, 삼성은 선두 류지혁의 안타와 강민호의 희생번트로 2사 2루 득점권 찬스를 맞이했다. 그러자 KIA는 좌익수 카스트로에게 전진 수비를 지시했다. 김지찬은 장타를 치는 유형의 선수가 아니고, 반대 방향인 좌측이라면 더 그렇다. 어차피 큰 타구가 나올 가능성은 떨어진다고 보고 짧은 타구가 나왔을 때 잡거나 혹은 2루 주자를 홈에서 잡아내겠다는 전략이었다. 

할 만한 전략이었지만 문제는 카스트로의 외야수 감각이 엄청나게 떨어졌다는 점이었다. 김지찬의 타구는 실제 비거리가 짧았다. 빠르기는 했지만 못 잡을 타구는 아니었다. 하지만 카스트로는 타구 판단이 잘못됐다. 앞으로 들어오다가 다시 뒤로 나갔다. 결국 타구는 카스트로의 팔을 넘겼고, 적시 3루타로 이어졌다. 박승규가 추가 적시타를 치면서 경기는 삼성으로 넘어갔다.

만약 카스트로가 이를 잡았다면 3점 열세에서 이닝을 마쳤을 것이고, 경기 종반이 어떻게 됐을지는 몰랐다. 하지만 여기서 2점을 더 잃은 것은 치명적인 패착으로 다가왔다. 꺼내들기 싫었던 승부수를 어쩔 수 없이 꺼냈던 KIA는 결국 실패를 맛보며 아쉽게 시즌이 그대로 종료됐다. 

▲ 올 시즌 전 프리뷰보다 좋은 성적을 올린 KIA지만 한국시리즈 진출을 코앞에 두고 결국 시즌을 종료했다 ⓒ곽혜미 기자
▲ 올 시즌 전 프리뷰보다 좋은 성적을 올린 KIA지만 한국시리즈 진출을 코앞에 두고 결국 시즌을 종료했다 ⓒ곽혜미 기자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