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더 크게 내기하면 되죠” 무한 긍정에 더하는 땀방울, '최정 선배' 수비 쉬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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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강화, 김태우 기자] 모두가 “이제는 터진다”고 했다. 지난해 시즌 막판부터 보여준 홈런 파워와 타격 재능이 긴 비시즌 휴식기를 지나서도 그대로 나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더 강력해졌다. 일시적이지 않은 활약에 “조만간 30홈런 타자가 나올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SSG 구단 내부와 팬덤을 지배했다.
SSG 주전 내야수인 고명준(24)의 시즌 초반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었다. 2025년 시즌 막판, 그리고 포스트시즌에서 대포를 펑펑 쏘며 기대를 모았던 고명준은 4월까지 17경기에서 타율 0.365, 4홈런, 12타점을 기록하며 치고 나갔다. 23개의 안타 중 9개가 2루타 이상의 장타였다. SSG가 인내를 가지고 투자한 시간이 빛을 발하는 듯했다. 그러나 그 상승세가 어이없는 상황에서 멈췄다.
고명준은 4월 18일 창원 NC전에 출전했으나 상대 선발 커티스 테일러의 공에 왼 손목을 맞았다. 피할 새도 없이 날아든 공에 결국 척골 골절 소견을 받았고, 이후 오랜 기간 재활에 매진해야 했다. 뼈가 부러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건 하체 웨이트 트레이닝뿐이었다. 상체 웨이트도 지장이 있었고, 방망이를 들고 스윙을 한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할 일이었다.
고명준은 당시 상황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며 부상 복귀 후 좋은 활약을 다짐했지만, 한 번 끊긴 리듬과 실전 공백을 살리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두 달간 재활에 매달렸던 고명준은 6월 복귀 후 첫 50타석에서 타율 0.188에 그쳤다. 7월 들어 타격감이 조금씩 살아나는 듯했지만 이번에는 고관절 부위의 장내전근 손상으로 또 두 달을 쉬었다.
당시 SSG는 이미 포스트시즌 진출을 포기한 상황이었고 그래서 고명준에게 오히려 더 많은 시간을 줬다. 복귀 시점을 당기는 것보다는 차라리 2027년을 보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게끔 한 것이다. 무릎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중상 이후 하체 밸런스가 불균형해 햄스트링이나 종아리, 내전근 등 하체 부상이 끊이지 않았던 고명준이다. 2027년을 다른 선수들보다 일찍 시작했다고 봐도 크게 틀리지 않았다.
그런 고명준은 비시즌 강화SSG퓨처스필드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1군 주전 선수들은 인천에서 웨이트 위주의 훈련 및 회복을 하는 단계지만, 고명준은 굳이 강화로 출퇴근을 한다. 웨이트는 물론 기술 훈련까지 다 하고 싶은 욕심 때문이다. 올해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나가지 못했기에 체력도 남아 있고, 의욕도 충만하다.
고명준은 “문학은 웨이트 밖에 안 하지만, 이곳(강화)은 기술도 같이 할 수 있다. 올해 게임을 많이 못 나가서 기술 훈련을 더 하고 싶었다. 일본(가고시마 캠프)에 안 가면 여기서 할 생각이었다. 오준혁 코치님에게도 시즌 끝나기 전에 말씀을 드렸다”면서 “웨이트 스케줄은 똑같이 하고, 개인적으로 따로 운동도 한다. 턴의 첫 날에는 하체 데이터를 항상 측정을 한다. 계속 비교하면서 어떤 게 좋아지는지 확인하고 떨어지면 보강을 하고 있다”고 최근 일상을 설명했다.
불의의 부상은 머릿속에서 지웠다. 누구를 탓하지 않았다. 그러나 후반기 다시 찾아온 하체 부상은 반성으로 남았다. 고명준은 “초반에 다쳤을 때는 내가 다치고 싶어서 다친 게 아니었다. 하지만 두 번째 다쳤을 때 확실히 몸이 아프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크게 느꼈다”면서 “그러다 보니 몸을 만드는 데 더 신경을 쓰고 있는 것 같다. 항상 그렇게 생각은 하는데 내가 생각한 대로 안 된다. 그래서 올해는 더 준비를 하려고 한다”고 의욕을 다졌다.
1군 주전 선수들 중에서는 아마도 가장 빡빡한 훈련 일정을 소화하고 있을 고명준이다. 하지만 긍정적인 생각으로 오프시즌을 보내고 있다. 올해 불운에 대해 고명준은 “내년에는 얼마나 잘 되려고 이러는지라고 생각한다”고 웃었다. 하지만 단순히 막연한 기대감에 기대는 건 아니다. 노력도 몇 스푼을 더한다.
기술적인 문제는 크게 바꾸지 않은 채 가장 좋았을 때의 리듬과 메커니즘을 유지하려고 노력 중이다. 시즌 중 고명준의 가장 좋았을 때 모습을 눈과 측정 기계로 담았던 오준혁 코치가 그 궤도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도와준다. 고명준은 “계속 해왔던 것을 잊지 않고 더 다듬으려고 한다. 초반에 좋았던 것을 내년으로 끌고 갈 수 있게 가다듬고 있다”면서 “이전에는 손의 개입이 많았고 손으로 치려는 게 강했는데 이제는 몸으로 치려고 한다”고 현재 기술적인 부분을 설명했다.
고명준은 내년에도 1·3루를 오가는 주전 선수로 활약할 전망이다. 1루에는 전의산, 3루에는 최정이 있다. 이들과 상호 보완적 작용을 하지만, 또 경쟁을 한다고도 볼 수 있다. 공교롭게도 최정과 고명준은 지명타자보다는 수비를 선호한다. 공을 던지는 게 좋아 1루보다는 3루를 선호한다고 말하는 고명준은 “최정 선배님이 수비를 너무 나가고 싶어 한다고 알고 있다. 나도 지명타자를 하면 진짜 어렵더라”면서 “내가 잘해야 선배님이 수비를 쉬실 수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러기 위해 체중도 줄이고, 풀타임 3루 수비를 할 수 있는 몸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고명준은 올해 이숭용 SSG 감독과 내기에서 졌다. 30홈런을 놓고 내기를 했는데 부상이 겹치면서 57경기에서 12홈런에 그쳤다. 144경기로 환산하면 30홈런 이상 페이스였지만 부질없는 가정이다. 고명준은 부상 핑계를 대지도, 자비를 바라지도 않기로 했다. 대신 내년에 30홈런을 놓고 더 크게 내기를 하면 된다고 껄껄 웃었다. 올해 진 것을 배로 만회하면 된다는 긍정적인 승부욕 속에 고명준의 2027년이 벌써 힘차게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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