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코트에서 영상] '핑크 폭격기' 이재영, 삼각편대와 싸움에서 어떻게 이겼나

작성일: 2017.03.25 06:00 조영준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스포티비뉴스=인천, 글 조영준 기자, 영상 정찬 기자] "(챔피언 결정전이지만) 별로 긴장하고 힘들다는 느낌은 없었어요. 그냥 재미있었어요. 포기하지 말고 코트 위에서 신나게 했던 것 같아요."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경기였다.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은 올 정규 시즌에서 3승 3패를 기록했다. 흥국생명의 장점은 박미희(54) 감독의 '엄마 리더십'으로 똘똘 뭉쳤다는 점이다. 올 시즌 6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20승 고지를 밟으며 정규 시즌 정상에 올랐다.

IBK기업은행은 5년 연속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하는 저력을 보였다. 2011년에 창단한 막내 구단이지만 한국 여자 배구를 대표하는 뛰어난 공격수인 김희진(26)과 박정아(24)가 버티고 있다. 이들과 외국인 선수가 이루는 삼각편대는 IBK기업은행이 자랑하는 강력한 무기다.

▲ 2016~2017 시즌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챔피언 결정전 1차전에서 득점을 올린 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는 이재영 ⓒ 인천, 곽혜미 기자

흥국생명은 열흘간 챔피언 결정전을 준비했다. 정규 시즌이 끝난 뒤 충분한 휴식을 했다는 점이 장점이다. 단점은 경기 감각이었다. IBK기업은행은 KGC인삼공사와 플레이오프를 치렀다. 2승 1패로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지만 세 경기에서 13세트를 치렀다. KGC인삼공사를 꺾으며 상승세를 탔지만 체력 문제가 고민이다.

장단점을 안은 두 팀은 챔피언 결정전 1차전에서 만났다. 흥국생명은 2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시즌 NH농협 프로 배구 V리그 여자부 챔피언 결정전 1차전에서 IBK기업은행을 세트스코어 3-2(25-13 20-25 25-22 13-25 15-13)로 이겼다. 흥국생명은 올 시즌 챔피언이 될 수 있는 유리한 고지에 섰다.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 팀이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할 확률은 100%였다. 그러나 챔피언 결정전 1차전 승리 팀이 우승할 확률은 50%다. 흥국생명은 중요한 1차전을 잡았지만 아직 우승은 속단할 수 없다.

이 경기에 관심사는 흥국생명의 '핑크 폭격기' 이재영(21), 타비 러브(26, 캐나다)와 IBK기업은행의 삼각편대 김희진-박정아-매디슨 리쉘(24, 미국)의 대결이었다. 이 경기에서 러브(27점)와 이재영(24점)은 51점을 합작했다.

IBK기업은행은 리쉘(28점) 김희진(19점) 박정아(18점)가 65점을 책임졌다. IBK기업은행은 모든 면에서 흥국생명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승부는 고비처에서 터진 결정타로 가려졌다. 가장 중요한 상황에서 승리를 결정 짓는 알토란 같은 득점을 올린 이는 이재영이었다.

▲ 2016~2017 시즌 프로배구 V리그 챔피언 결정전 1차전에서 승리한 뒤 흥국생명 마스코트와 기쁨을 나누는 이재영 ⓒ 인천, 곽혜미 기자

프로 3년째 이재영, 대범해진 강심장 

이재영은 5세트 흥국생명이 13-12로 앞선 상황에서 경기를 끝내는 연속 득점을 올렸다. 이재영의 시간차공격이 IBK기업은행의 코트에 내리꽂히며 흥국생명은 14-12로 달아났다. 김수지(29)는 리쉘의 공격을 디그로 걷어 올렸고 이재영은 경기를 끝낼 공격 기회를 맞이했다. 그러나 이재영이 때린 볼은 코트 밖으로 나갔다.

위기에 몰린 IBK기업은행은 다시 볼을 리쉘에게 올렸다. 신연경(23)은 리쉘의 공격을 받아 냈다. 이재영은 다시 한번 공격 기회를 얻었고 이를 득점으로 연결했다.

이 상황에 대해 이재영은 "(마지막 득점을 올리기 전) 범실이 있었다. 14-13에서는 죽을 힘을 다해 끝내려고 했다"고 말했다.

5세트 막판 전위에 서는 날개 공격수들은 막중한 책임을 어깨에 짊어진다. 가장 중요한 5세트 마지막 순간 이재영은 전위에 있었고 해결사 임무를 톡톡히 해냈다.

이재영은 "5세트 막판 전위에 있었던 것이 저는 좋았다. 이런 상황에서 부담을 느꼈던 것은 한번도 없었고 느낄 순간도 없다"고 밝혔다.

선명여고 시절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한 그는 프로 무대를 경험하며 성장했다.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예선과 본선에서 뛰며 훌쩍 성장했다. 공격과 수비, 리시브가 향상된 점은 물론 중요한 상황에서 득점을 책임지는 정신력이 강해졌다.

이재영은 "챔피언 결정전을 앞두고 그렇게 긴장되지 않았다. 그냥 재미있게 즐기자는 마음으로 했다"며 "지난 시즌 후회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후회 없이 하자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 2016~2017 시즌 챔피언 결정전 1차전에서 승리한 뒤 환호하는 이재영(왼쪽) 신연경(가운데) 김수지(오른쪽) ⓒ 인천, 곽혜미 기자

삼각편대 앞에서 위축되지 않은 이재영, 마지막에 웃다

박미희 감독은 이재영의 활약에 대해 "중요할 때 해결해 주는 선수가 진정한 에이스"라며 칭찬했다.

국가 대표 팀에서 한솥밥을 먹는 김희진, 박정아와 승부는 쉽지 않았다. 팽팽하게 맞선 이들의 승부는 고비처에서 결정타를 때린 이재영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이재영은 "IBK기업은행은 수비가 좋은 팀이다. 그래서 이동 공격을 많이 하려고 했고 공격 코스도 다양하게 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재영의 장점은 빠른 발에서 나오는 공격이다. 여기에 올 시즌에는 오픈 공격도 한층 발전했다. 그는 고비처에서 강타는 물론 연타도 적절하게 섞으며 IBK기업은행 코트를 공략했다.

5세트 막판에서는 IBK기업은행의 리쉘과 해결사 경쟁에서 승리했다. 이재영은 많은 볼을 때렸지만 공격 성공률이 40%를 넘었다.

이재영은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몸을 아끼지 않았다. 공수에서 맹활약한 점이 강팀 IBK기업은행을 이긴 열쇠였다. 이재영은 "휴식할 때 체력 관리를 정말 열심히 했다. 경기 감각을 잃지 않으려고 연습을 많이 했다. 상대 공격수 폼을 빨리 읽었기에 수비도 잘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