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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 시선] "한국 축구에 미안해"…차붐이 사랑한 한국 축구

작성일: 2018.03.27 12:00 이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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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사 내내 울먹인 차붐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서울시청, 이종현 기자] "한국 축구에 미안한 마음이 있습니니다." 진심을 담은 말은, 그 말이 크지 않아도 그 울림이 크다. 한국 축구의 레전드이자, 든든한 받침이 되고 있는 '차붐' 차범근의 조근조근한 한마디에 듣는 모두의 마음이 뭉클해졌다. 

차범근 축구상이 서른 돌을 맞았다. 26일 서울시청 시민청 태평홀에서 차범근 축구상 시상식이 열렸다. 지난 한해 빛났던 13명의 주인공이 선정됐고, 차붐은 이들 한명 한명과 악수하고 사진 찍고 격려했다. 

30년 동안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수백 명의 어린이에게 축구의 가치를 나눈 그가 한 말은 놀랍게도 "어린 선수들에게 상을 주며 지지하고자 해서 이 상을 만들었습니다. 1988년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입니다...(중략)...지금 제 마음 같아서는 운동장에서 모든 어린 선수들에게 이 상을 주고 싶은데, 그 상을 주지 못해 아쉽고 미안합니다. 진심입니다"였다. 

차붐의 목소리가 나지막하게 떨렸다. 행사장엔 마이크가 설치돼 있었지만 미안한 마음에 말소리는 크지 않았다. 행사 관계자가 마이크의 위치를 수정하길 한 차례, 마이크를 바꾸어도 여전히 작은 목소리가 흔들렸다.

▲ 행사 이후 기자와 만난 차붐
 
◆30년 동안 차붐이 축구상을 진행한 이유 

차붐은 1988년부터 매해 빼놓지 않고, 어린 선수들를 격려했다. 무엇이 그를 이토록 간절하게 만들었을까. 행사 이후 기자단 앞에서 그는 "나는 이게 내 시대만이 아니고 내 시대가 가고 아들 시대가 오더라도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

내가 선수생활 끝나고 (독일에서) 지도자 자리 주려고 했을 때 남으려고 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대중 앞에 내가 했던 말. 더 거슬러 올라가서 78년도 재팬컵에서 '타도 한국'을 외치는 그들의 함성을 듣고 나는 유소년 축구를 에게 어떤 것을 해줄 수 있는지 생각했다.

결국 독일까지 갔다. 거기서 얻은 게 '어려서 아이에게 축구를 가르쳐야 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돌아왔다. 가족도 남길 원했고, 나도 그랬지만 받기 어려운 비자를 다 포기하고. 마지막 걸린 게 '내가 좋은 축구 배워서 한국 축구 후진을 위해 일하겠습니다' 그 말이 걸려서 다 포기하고 왔다. 누가 오라고 한 것도 아닌데. 이게 사명이라고 느꼈다"고 고백했다.

 
◆기자들과 대담, 차붐의 이어진 축구 사랑

한국 축구의 상황은 어렵다. 매해 관중은 줄고, 대표 팀을 향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차붐 역시 "우리 축구의 인기는 내려가고 있기 때문에 마음이 아프다. 뭐가 문제인지. 정말 30년을 내가 돌아보면서 굉장한 부담이 있다. 우리 축구가 거꾸로 가고 있기 때문에. 고민도 많이 하고 있다. (K리그와 달리 꽉 들어찬 관중을 보며)몇일 전에 야구 개막을 보면서 정말 마음이 아팠다. 

우리가 평가전을 하고 있고, 바로 코 앞에 월드컵이 있는데 그걸 하는 줄도 모르는 게 서글프고, 그거에 미안하고. 어쨌든 이제 누구 한 사람이 해서 되는 문제는 아니지만 대표 선수를 하고 공부하면서 우리 축구가 어떻게 가야 더 발전할 수 있을까 해서 한 게 축구 교실이다. 우리가 이제 축구 교실에 4세 교육도 한다. 부모와 같이. 재밌어 하고. 그런 거를 보면서 희망은 있구나 생각한다. 4~7세가 우리 축구 교실에 600~700명 정도 되니깐. 이제 개인이 할 수 있는 거고. 다른 차원에서 축구가 더 나아지기 위해서 애써야겠다"고 말을 이었다.

기자들의 질문은 이어졌다. 대표 팀 수비 문제, 에이스 손흥민의 부담, 박지성 유스 본부장과 유소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느냐는 질문까지. 관계자는 옆에서 안절부절했다. 떠나야 할 시간이지만, 차붐은 한국 축구를 놓고 미안해서, 걱정되서,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그렇게 서서 20분의 시간이 흘렀다. 질문 하나하나 최선을 다한 답변을 들으면서 행사장 내내 눈시울이 붉었던 차붐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을 거 같았다. 

[영상][축구] '붉어진 눈시울' 차범근 회장의 제 30회 차범근 축구상 소감, [축구] '차범근 축구상' 특별 영상 #박지성 #기성용 #손흥민 #시상식 설립 계기 ⓒ스포티비뉴스 정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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