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 못지않았지만 탈락한 고영표…“아쉽지만 어쩔 수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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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지난 시즌 KBO리그 한 감독은 무명 투수였던 KT 고영표를 상대하고 나서 깜짝 놀랐다. “체인지업이 마구 수준이더라. 우리 팀 타자들이 손을 못 쓰더라”고 혀를 내둘렀다. 뿐만 아니라 고영표를 향한 감탄은 여러 감독의 입에서 나왔다. 아마추어 시절 대학 무대를 평정했던 체인지업에 호평 일색이었다.
지난 시즌을 불펜에서 선발로 돌아선 고영표는 25경기에서 8승 12패 평균자책점은 5.08이라는 평범한 성적을 남겼다. 어깨 관리를 위해 시즌을 조금 일찍 접은 탓에 규정 이닝도 못 채웠다.
그러나 세부 성적은 다르다. FIP(수비무관평균자책점)이 3.88이다. 규정 이닝을 70%이상 넘긴 투수들 가운데에선 4위. 국내 투수들 중에선 지난해 MVP였던 양현종(3.94)에 앞선 1위다. 9이닝당 볼넷은 무려 1.02밖에 되지 않았을 만큼 제구 또한 일품이었다. 다시 말해 지난해 KT의 전력상 득점 지원이 적고 수비 실책이 많아 기록에서 손해를 봤던 것이다.
이번 시즌 성적도 지난해에 못지않다. 13경기에서 남긴 성적은 3승 7패 평균자책점 4.67. 그러나 세부 성적은 또 다르다. FIP가 3.89로 양현종(3.46), 이재학(3.85)에 이어 국내 투수 중 3위다. 로저스(4.00), 왕웨이중(4.09) 등 리그에서 내로라하는 에이스들을 앞선다. 탈삼진은 81개로 양현종(82)과 단 한 개 차이로 국내 투수 중 2위다.
이와 같은 활약으로 현장에선 고영표의 가치를 높게 봤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김재영의 아시안게임 승선 가능성을 이야기하면서 같은 사이드암스로 투수인 고영표의 기록을 살폈다. 또 다른 감독 역시 사이드암스로 투수들 가운데에선 고영표가 가장 앞서고 있다고 봤다. 고영표는 불펜과 선발이 모두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었다.
그러나 11일 최종 엔트리 발표에서 고영표는 쓴잔을 마셨다. 임기영(KIA), 박치국(두산), 박종훈(SK)에게 밀렸다. 임기영과 박종훈은 선발 또는 롱릴리프로, 박치국은 불펜 투수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선동열 대표 팀 감독은 “실력대로 선발했다”고 말했다.
한 구단 관계자는 “기록으로 보자면 고영표가 다른 투수들에게 밀릴 이유는 없다. 불펜과 선발도 가능한 투수이지 않나”라며 “굳이 추측하자면 우타자 상대 타율(0.242)과 비교했을 때 좌타자 상대 타율(0.359)로 높다는 것에 점수가 깎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영표는 누구보다 아시안게임을 간절히 바랐다. 태극 마크에 자부심을 상상하면서 “금메달을 따고 병역 혜택을 받아서 KT 팬들과 2년 더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미디어데이에서 “내가 아시안게임에 가고 싶다”고 말했을 정도. 엔트리 탈락 소식에 고영표는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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