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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록의 사심록(錄)]'김혜자 프로젝트'의 눈부신 마법

작성일: 2019.02.27 16:14 김현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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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이 부시게'. 제공|JTBC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김혜자에게서 한지민이 보입니다. 한지민에게서 김혜자가 느껴집니다. 브라운관에 펼쳐진 눈부신 마법. JTBC 월화드라마 '눈이 부시게'(극본 이남규 김수진·연출 김석윤)에서 그 마법을 확인합니다.

'눈이 부시게'는 시간을 되돌리는 시계로 소중한 사람을 지키려다 갑자기 나이들어버린 25살 김혜자(김혜자/한지민)가 주인공입니다. 아나운서를 꿈꾸다 한계를 절감하고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살아가던 혜자는 갑자기 할머니가 되고서야 눈부신 시간의 소중함을 깨닫습니다. 기가 막힙니다.

혜자는 좌절하는 대신 늙어버린 자신을 받아들입니다. 꿋꿋이, 다시오지 않을 오늘을 살아냅니다. 늙어버린 그녀가 보여주는 삶은 어찌나 리얼한지요.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눈이 부시게'는 드라마답게 담아냅니다. 몸만 늙었지 철없는 20대 혜자의 삶은 여전히 고단하지만 때론 유쾌하고 때론 애틋하기도 합니다.

▲ 출처|JTBC '눈이 부시게'
그 출발은 김혜자였습니다. 드라마와 예능, 영화를 아우르는 만능 연출자 김석윤 PD는 2011년부터 2012년까지 방송됐던 JTBC 시트콤 '청담동 살아요'부터 김혜자와 함께한 사이입니다. 드라마와 스크린을 오가며 장르를 불문한 흥미로운 작품들을 선보여 온 이남규 김수진 작가, 그리고 여전히 눈부신 김혜자와 함께 '나이듦'과 '소중한 지금'에 대한 작품을 만들자며 다시 의기투합했습니다. 아예 주인공 이름을 '김혜자'로 짓고서 '김혜자 프로젝트'를 가동했습니다. '눈이 부시게'는 아티스트라는 찬사로 부족한 배우 김혜자에 대한 애정과 헌사 자체였던 셈입니다.

▲ 출처|JTBC '눈이 부시게'
'눈이 부시게'라는 제목도 없이 그저 '김혜자 프로젝트'로 불린 이 드라마에 먼저 반색한 건 '김혜자' 2인1역을 맡은 한지민이었습니다. 비중에 상관없이 의미있는 작업에 참여하길 주저하지 않는 이 반짝이는 여배우는 여러 부담에도 존경하는 선배와 함께하는 작업에 기꺼이 동참했습니다. '안시성'을 통해 지난해 스크린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던 '핫스타' 남주혁이 가세했습니다. '고백부부' 이후 물이 제대로 오른 손호준, 안내상 이정은이 또한 함께했습니다. 이야기도 대본도 현장도 배려와 존중, 존경이 가득해 '이래도 되나 싶을만큼' 화기애애한 가운데 작업이 이뤄졌다는 후문입니다.

▲ 출처|JTBC '눈이 부시게'
그 행복감은 작품에도 고스란히 배어납니다. 충격적인 노화(?)를 접한 주인공은 좌절에 그치는 대신 소중한 시간을 긍정하기로 합니다. 딸만 보면 목이 메는 아버지와, 늙은 딸의 영양제를 챙기다가도 등짝 때리기를 주저 않는 어머니와, 동생이 저 지경이 됐어도 정신 못차리는 오빠와, 반말과 술잔을 나누다가도 저도몰래 공손해지는 친구들의 이야기에도 진한 애정과 인간미가 녹아있습니다. '썸'만 타던 남자친구 아닌 남자친구도 물론이고요.

▲ 출처|JTBC '눈이 부시게'
캐릭터에 쏙 녹아난 배우들의 열연은 말도 안되는 판타지로 삶을 이야기하는 '눈이 부시게'의 1등 공신일 겁니다. 그 중심에도 김혜자가 있습니다. '디어 마이 프렌즈' 이후 3년 만에 브라운관에 돌아온 김혜자는 자신의 이름을 한 드라마 속 주인공에게 녹아나버린 듯합니다. 1941년생 김혜자에게서 1982년생 한지민과 25살 '김혜자'가 보이는 마법이 매주 2번 브라운관에서 펼쳐집니다. 천연덕스럽게 25살 '김혜자'를 연기하며 보는 이를 설득하고, "그래, 이맛이야~ 얘 영수야 밥 먹어라" 하는 그녀에게선 여유마저 느껴집니다. 여기에 물이 제대로 오른 한지민과 남주혁, 손호준 등등이 더해지니 드라마 볼 맛이 제대로 납니다. 시청률도 쭉쭉 올라 4회 연속 자체최고시청률을 기록하더니 지난 6회 시청률은 6.6%(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 분당 최고 시청률은 11.3%까지 솟았습니다.

▲'눈이 부시게'. 제공|JTBC
하지만 '눈이 부시게'는 회차로도 '시간'의 소중함을 알리려 작정을 한 모양입니다. 엑기스로만 딱 12부를 채웠습니다. 16부작도, 20부작도 아니고 그저 12부라니요. 물이 오른 드라마는 뒤로 갈수록 힘이 더 붙는 법이지만 '송곳'을,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를 단 12회로 마무리했던 김석윤 PD는 이번에도 딱 12회로 할 말만 하고 극을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첫 방송도 하기 전 촬영까지 이미 끝내 버렸습니다. 지난 6부로 반환점을 돌아버린 '눈이 부시게'는 한 회 한 회가 지나가는 걸 아까워하며 지켜보는 올해의 드라마가 될 듯 합니다.

roky@spotvnews.co.kr

▲ 출처|JTBC '눈이 부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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