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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의 힘 무엇이기에…○○○이 말하는 봉준호

작성일: 2019.06.04 15:00 김현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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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 제공|CJ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영화 '기생충'은 100년을 맞이한 한국 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작품이 됐다. 그 연출자 봉준호 감독 또한 이미 한국 영화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다.

봉준호 감독의 신작 '기생충'은 백수가족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과외 선생님으로 부잣집에 취업하면서 벌어지는 두 가족의 만남, 거기에서 발생하는 파열음을 능청스럽게, 또 날카롭게 포착한 작품이다. 믿고 보는 감독, 믿고 보는 배우의 만남으로 제작 단계부터 화제였던 '기생충'은 지난달 막을 내린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 최초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이후 더욱 뜨겁게 주목받고 있다. 개봉 첫 주 관객만 336만명이 들어 손익분기점 돌파가 눈앞일 만큼 관객들의 성원 또한 대단하다.

이 가운데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만족시킨 감독 봉준호에 대한 찬사 또한 이어지고 있다. '플란다스의 개'(2000)를 시작으로 '살인의 추억'(2003), '괴물'(2006), '마더'(2009), '설국열차'(2013), '옥자'(2017) 그리고 '기생충'까지 그가 연출한 장편은 총 7편. 내놓는 작품마다 한국이라는 토양에 발붙인 작가로서의 분명한 목소리를 담는 한편 관객과도 충실히 호흡했던 봉준호 감독. 그와 작업한 제작자들이, 그리고 배우들이 바라본 그의 모습은 어떨까.

▲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 제공|CJ엔터테인먼트

'마더' '옥자' 프로듀서를 맡았던 서우식 현 컨텐츠W 대표는 "가장 놀라운 건 봉준호 감독의 소통과 공감능력"이라며 "봉 감독의 영화는 개인과 모든 배우, 스태프의 치열한 노력이 더해진 결정체다. 그런 지점이 영화를 더욱 깊이있게 만들고 세계 시장에서도 공감하게 하는 힘이 아닐까"라고 짚었다.

서 대표는 "봉준호 감독은 한 작품을 준비하는 기간이 굉장히 길다. '마더' 때 이미 '옥자' 구상이 있었고, '설국열차' 때 '기생충'을 구상했다. 아이템을 오랜 시간 숙성시켜 작업한다"며 "어떤 감독이든 모든 분야에서 100% 완벽할 수는 없다. 예술적 기량이 뛰어난 스태프와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그 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려 영화로 승화하는 탁월한 재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태프와 배우를 존중하는 기본적인 자세가 있고 대단히 뛰어난 리더십이 있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자발적인 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게 자극한다"며 "본인 스스로 오래 가다듬으며 깊이있는 고민을 했기에 스태프 배우의 고민이 같이 깊어지면서 좋은 시너지가 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 제공|CJ엔터테인먼트

'괴물'의 제작자인 최용배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는 봉준호 감독의 황금종려상 수상에 대해 "노력하는 감독이라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때문에 이 결과를 모두가 기쁘게 축하해주는 것 같다"고 입을 뗐다.

최 교수는 "'행정병 출신이라 그 습관을 못 벗어나서'라며 회의할 내용을 촘촘히 준비해 와서 제작자, 프로듀서의 부담을 덜어준 일이 생각난다"며 "한국 테크놀로지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았을 때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연구하며 위험부담이 있는 도전을 한 셈이었지만, 봉감독과 함께라면 할 수 있겠다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고 정말 치밀하게 준비했다는 걸 여러 번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예산의 문제 때문에 할리우드 CG 업체는 함께할 수 없었고, 그렇게 찾아낸 게 뉴질랜드였다. 피터 잭선이 미국으로 가기 전 뉴질랜드에 구축한 기술적 인프라가 있었다"며 "예술적 성취 외에도 그 작업을 예산 내에서 가능하게 만드는 실질적인 조건에 대해서도 치밀하고도 꼼꼼하게 준비했다. 나중에 보니 VFX 전문서적을 어마어마하게 봤더라. 스터디한 책을 보고 나중에 깜짝 놀랐다"고 귀띔했다.

▲ 봉준호 감독. ⓒ게티이미지
'기생충' 제작자인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의 이야기도 앞선 두 제작자의 이야기와 일맥상통한다. "봉준호 감독은 함께하는 모든 사람을 본인의 편으로 만드는 힘이 있다"며 "촬영감독, 음악감독 같은 스태프의 장들은 물론이고 막내들과도 이야기를 나누고 정확한 피드백을 주는데 봉 감독과 이야기를 하고 나면 다들 눈에 하트가 켜진 것 같았다. 작업의 만족도도 높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곽 대표는 "제작자 입장에서는 고마운 감독이기도 하다. 한 발 앞서서 고민하고 귀띔한다. 함께 일하는 사람도 실수를 줄이고 더 괜찮은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게 한다"고 덧붙였다.

▲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 ⓒ게티이미지

봉준호 감독의 '페르소나'이기도 한 배우 송강호는 "시대의 공기를 포착해내는 작가로의 능력, 깊이있는 통찰력"을 봉준호 감독의 힘으로 꼽았다. 그는 화성연쇄살인사건을 소재로 삼아 그 시대 한국사회의 단면을 그려낸 명작 '살인의 추억'을 시작으로 '괴물', '설국열차', 그리고 '기생충'까지 봉준호 감독과 4편의 영화를 함께했다. 송강호는 "'기생충'이라는 작품은 영화사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어느 정점이라 할 수 있다. 봉준호 감독과 함께해 온 리얼리즘 세계의 진화일수도 있다. 자부심과 자긍심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특히 송강호는 "20년 전 인사했을 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은 없다. 작업도 '살인의 추억'과 '기생충'이 달라지지 않았다"며 "늘 배려하고 감독으로서의 역량이나 사회를 바라보는 통찰력 이런 것들이 변함없이 날카롭고 집요하다. 결코 따뜻함을 걷어내지 않는다. 아무리 차가운 이야기를 해도 온기가 있다"고 짚었다. 다만 이렇게 덧붙였다. "변한 게 있다면 몸무게 뿐이다. '살인의 추억'보다 2배가 됐다."(웃음)

▲'기생충' 배우들과 함께 칸영화제 공식 포토콜에 나선 봉준호 감독. ⓒ게티이미지
"큰 인물이 어느 순간 동네 영화 잘 찍는 형이 돼 있더라"는 소감을 전한 '기생충'의 이선균은 봉준호 감독과의 작업을 '가이드 봉준호와 함께하는 패키지여행'에 비유하며 "대본부터 설계가 너무 잘 돼있고, 여행을 할 때 의지하는 분이 계시고 그 루트가 너무 행복했다. 100% 믿고 즐기는 여행이었던 것 같다"고 표현했다. 그는 '기생충'이란 영화 자체가 봉준호 감독 같다고도 말했다. "규정되지 않는다. 멋부리지 않는데 세련되다. 이야기해보면 재미있고 통찰력있고 빠져들게 된다. 엉뚱한 표현이 있고 적절하게 직설적이기도 하다"는 게 이선균의 설명이다.

봉준호 감독은 절묘한 비유법, 적절한 시범이 더해진 탁월한 연기 디렉션으로도 정평이 나 있다. '기생충'으로 처음 봉준호 감독과 함께 한 배우 조여정은 "기택부터 기우까지, 모든 사람들이 감독님 안에 다 있다. 심지어 연기를 잘 하신다"고 혀를 내둘렀다. 권위를 내세우지 않고 모든 스태프와 배우를 배려한다는 점도 조여정을 놀라게 했다. 조여정은 "아무도 안 보는 순간에도 스태프 한 분 한 분, 단역 한 분 한 분을 배려하는 게 있더라. 어떤 순간에도 화를 안 내셨다. 허허허 하는 웃음이 그대로"라며 한 스태프로부터 들은 옛 이야기를 전했다.

"예전에 '살인의 추억' 때 딱 한 번, 너무 추운날 배우가 매달려 있고 상황이 뭔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은 적이 있었대요. 다들 '진짜 화를 내시겠구나' 하고 긴장한 순간이었는데 '에잇'하고 무전기를 탁 내려놓은 게 전부였다고. 그러고도 '아 무전기'하고 후회하셨다고…."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 봉준호 감독. ⓒ게티이미지
▲ 봉준호 감독.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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