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기자의 사심록(錄)]'나랏말싸미' 역사의 왜곡과 진심의 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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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랏말싸미'는 '훈민정음 창제설 중 하나를 영화적으로 재구성했다'는 자막과 함께 시작합니다.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 훈민정음은 세종대왕이 홀로 만들었다는 게 인정받는 정설입니다. 혹은 몇몇 집현전 학자들과 함께 만들어냈다고도 하고, 훗날 문종이 되는 세자와 수양대군, 안평대군 등이 조력자가 됐을 거란 설도 있습니다. 놀랍고도 위대한 언어에 대한 관심이 큰 만큼 다양한 설이 있고, 이를 다룬 픽션도 여럿 만들어졌습니다.

영화는 백성들이 쉽게 익혀 쓸 수 있는 문자를 만들고자 했던 왕 세종이 신하들의 반대, 냉소를 무릅쓰고 한글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그렸습니다. 한글 창제에서 세종이 기획자가 되고 신미가 실행을 맡은 것으로 묘사되는데, 이에 대한 반응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한국사를 통틀어 최고의 슈퍼스타나 다름없는 세종대왕, 그리고 자랑스러운 우리 한글을 건드렸다는 데 대한 반감도 상당한 듯 합니다. 일부는 세종대왕의 업적을 깎아내렸다며 역사 왜곡을 지적했습니다. 허구마저 믿게 만드는 송강호 박해일 그리고 고 전미선 등 묵직한 배우들의 열연이 되려 논란을 가중시키는 모양새입니다.

영화는 영화일 뿐 다큐멘터리가 아니라는 뻔한 이야기를 또 할 필요는 없을 겁니다. 다만 사극의 장인들도 피해가지 못한 '나랏말싸미' 역사 왜곡 논란은 여러 생각할 거리를 남깁니다. 영화는 실존인물, 실제 사건을 어떻게 다뤄야 할까요. 어디까지가 파격적 재해석이며, 어디까지가 상식에 대한 도전일까요. 그에 대한 분명한 답을 내놓기가 점점 어려워집니다.
지난 24일 개봉한 '나랏말싸미'는 첫 주말 누적관객 75만 명을 불러모았습니다. 100억대 제작비가 든 여름 대작인 '나랏말싸미'가 이대로 손익분기점 350만 명을 넘기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그러나 아쉬운 흥행 성적보다 더 안타까운 건 영화에 담긴 뜻이 절하되고 오해받는 현 상황이 아닐까 합니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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