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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스' 박승우PD가 밝혔다 #엔딩장인 #댓글중독 #러브라인[인터뷰①]

작성일: 2020.12.29 07:45 김현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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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이로스' 포스터. 제공|MBC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1달을 사이에 두고 연결된 두 사람, 하루에 딱 1분만 연결되는 전화기. 타임슬립물이 흔하디 흔한 요즘, 신선한 설정과 쫀쫀한 드라마로 승부한 MBC '카이로스'(극본 이수현, 연출 박승우)가 지난 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비록 시청률은 아쉬웠지만,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을 기다려 본방을 사수한 나의 시간은 결코 아깝지 않았던 드라마 '카이로스'. 드라마가 종영한 뒤 그 연출자 박승우 PD를 인터뷰할 수 있었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시대, '혼술'하며 마지막회를 홀로 감상했다는 박승우 PD가 이제야 들려주는 '카이로스' 이야기는 그랬다.

-'카이로스'가 드디어 끝났다. 기분이 어떤지.

"저는 모르겠다. 좋았다. 아쉬움도 없지 않았지만, 기본적으로 좋은 사람과 첫 작품을 마무리한 것 같아 좋다. 시원섭섭하다는 이야기 많이 했는데 저도 그랬다. 시원하기보단 섭섭하다."

-죽은 딸과 아내를 구하려던 성공한 남자 김서진(신성록), 엄마를 구하려는 공시생 딸 한애리(이세영)의 이야기로 출발했으나 16회 내내 반전이 있었다. 그것도 강렬하게.

"매회 신나게 엔딩을 준비했다. 대본 자체는 지난해 초여름 무렵, 첫 촬영을 시작하기 전에 이미 마무리돼 있었다. 그러고 수많은 퇴고를 했다. 시간 설정과 관련해 오류가 있을 수 있어서 검수하고 체크하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 작가님부터 보조작가들, 조연출들까지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저렇게 체크했다. 집단 지성의 승리다. 배우들까지 예리하게 짚어낸다. 뭐 하나 바꾸려고 들면 다 맞물려서 바꿀 수가 없는 상황이어서 '이제 됐다' 하는데 또 나오고 또 나오고 죽을 뻔했다.(웃음) 그럴 때마다 회의를 하고 작가님도 바로바로 수정해 대본을 만들어 주셨다."

-'카이로스'는 어떻게 출발했나.

"저의 출발은 작년 초가을 정도다. 작가님은 그 전부터 공모전에 내고 하셨다더라. 첫 작품을 하는 입장에선 어떤 작가님을 만나는지가 중요하다. 겸손한 가운데 자신감이 느껴져서 반했다. '쿨수현'이라고 하는데, 이렇게 쿨한 작가님 뵙기가 힘들다. 그런 쿨함이 대본에 묻어난다. 그 때부터 '카이로스'라는 제목에 타임 크로싱의 얼개가 살아있었다. 처음엔 타임 크로싱? 에이 하다가 1회 엔딩에 낚였다.(김서진이 한 달 전의 한애리와 통화하는데 호송차로 수감된 한애리가 지나가는 장면) 엔딩을 무지하게 잘 뽑네 하면서 만났다."

▲ '카이로스' 박승우 PD. 제공|MBC

-연출하면서 가장 중점을 뒀던 부분은?

"설정 오류를 피하기 위해 애썼다. 틀어진 설정이 나오면 보던 사람의 마음이 떠난다. 그렇게 주의했어도 자잘하게는 나오더라. 무엇보다 감정적으로 빠지지 않으려고 공을 들였다. 상황 자체가 극성이 강한 내용이고 갈 데까지 간 상황이라서 그걸 잘 표현하려고 애쓰다보면 스릴러 신파, 미스터리 신파가 될 것 같았다. 그런 것을 좀 눌러가려고 했다. 그렇다고 연기를 일부러 누르거나 드라이하게 하려고 애쓰지도 않았다. 최선을 다해 연기하되 충분히 편집이나 음악으로 만져갔다.

서로가 서로를 방해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서로 배려하지 말자. 연기가 카메라를 배려하지 말고, 편집이 음악을 배려하지 말고, 서로 하고싶은 대로 최선을 다하자. 그 불협이 어느 한 방향으로 쏠리지 않도록, 좋은 불협을 내도록 했다."

-엔딩장인이란 평가도 이어졌다. 어느 엔딩에 가장 공을 들였을까.

"다 찍기 힘들었다. 항상 엔딩을 두번씩 찍었다. 서진쪽, 애리쪽 해서 찍고 바뀌는 모습도 찍고. 16부를 하면서 거의 32개 되는, 40개 가까운 엔딩을 찍은 셈이다. 아무래도 6부에서 모텔에서 서진이 떨어지고 모든 게 바뀌는 신은 시간도 없는데 모텔 떨어지고 CG도 고려하고 타임 크로싱의 변화를 잘 보여줘야 하는 신이었다. CG도 잘 나와서 좋았다."

▲ 출처|MBC '카이로스' 홈페이지
-서도균(안보현) 강현채(남규리)의 불륜이 밝혀지는 4회 엔딩, 서진이 죽음과 증거를 맞바꾸는 15회 엔딩도 인상적이었다.

"4회 엔딩은 원래 키스신이 없었다. 대본상으로는 애정행각이 없고 둘이 침대에 누워있고 밖에 애리가 서 있다 정도였다. 저는 둘의 관계가 극명하게 한 방에 보여줬으면 했다. 불륜의 타격감을 제대로 보여주고 싶다 했더니 다들 농담인 줄 알고 '감독님 왜그래요' 하다가 준비를 했다. 단순히 야하게가 아니라 극명하게 보여주고 싶었다. 둘다 프로고 본인의 캐릭터를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욕심이 있었다. 보현이가 그 몸을 만들려고 고생했다. 촬영 전에는 '끝까지 가볼 거다. 부끄러워 하지 말고 컷 할 때까지 가라. 길게 잡고 싶다'고 경고를 했다. 보는 사람들이 입이 마르는 느낌이었으면 했는데 공들인 만큼 반응해 주셔서 좋았다.

15부 엔딩은 제가 제안을 하면서 '닥터 스트레인지'에서 도르마무와의 딜 느낌을 한 달의 시간차를 이용해보고 싶다 했는데 작가님이 구현해 주셨다. 일부 시청자들이 알아봐주시고 '도르마무냐' 하셔서 기뻤다. 잘 나온 것 같다."

-그런데 연출하며 그렇게 우셨다고.

"누가 울면 운다. 병이다. 눈물 흘리면 운다. 이입해서라기보다 지병같다. 우는 신을 찍을 땐 휴지를 두고 했다. 엄청 울었다. 감정 몰입해서 우는 경우도 많았다."

-극 분위기와 완전히 다른 화기애애한 메이킹 영상 또한 화제였다. '메이킹에 진심'이란 이야기까지 나왔다.

"메이킹에 관여하지는 않았다. 배우들이 워낙 유쾌하다. 저도 재미있는 걸 좋아한다. 현장에 있을 때 농담따먹기를 많이 했다. 장난도 많이 치고. 그것이 메이킹에 잘 보여진 것 같다. 메이킹 하는 친구들조차 사이가 좋아서 재미있게 나온 것 같다."

▲ 출처|MBC '카이로스' 홈페이지
-권선징악의 꽉 닫힌 엔딩이다. 시즌제가 유행인데 가능성은 없는 건가.

"없다. 제작사 입장은 모르지만, 있다고 생각하고 만들지 않았다. 수정이(이주명)에게 걸려온 전화가 있긴 했지만. 전화기 잃어버렸다는 목소리는 저다. 곳곳에 목소리가 많이 나온다. 제가 출연하는 재미도 있었다.(웃음) 시즌2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다도 어려운 드라마인데 팬서비스 차원이다. 해프닝으로 넣어봤다.

꽉 닫힌 엔딩은 작가님의 의지다. 열린 결말을 싫어한다고 애초 말씀하셨다. 저도 존중한다. 서로 동의하고 출발했다. 닫힌 결말이되 평온한 일상이길 바랐다. 10시33분이 아무 일 없이 흘러가게 뒀으면 좋겠다."

-결말에서 건욱(강승윤)이 살짝 고백하면서 러브라인도 열어뒀는데.

"치킨 먹으러 갈 때 애리가 건욱이 입에 치킨을 넣어주기도 했는데 안 보여주고 끝났다. 편집했다. 건욱-애리 못잖게 서진-애리 응원파가 있어서 어쩔 수 없다.(웃음)"

-건욱이 로또로 산 차는 PPL인가. 타임 크로싱에 로또얘기가 나와서 반가웠다. 이게 리얼이니까.

"참고로 골프장 장면도 골프웨어 PPL이었다.(웃음) 저도 작가님에게 똑같은 이야기를 했다. (서진과 애리가) 둘이 서로를 믿게 되기 전에 로또 번호 안 물어보면 저는 이 드라마 못 찍을 것 같다고 했다. 반드시 물어봐야 한다고. 타임 크로싱인데 로또 설정이 안 나오면 나는 몰입 못한다. 제발 넣어달라고 했다.(웃음)"

▲ 출처|MBC '카이로스' 홈페이지
-나에게 '카이로스'란?

"뻔하지 않게 하려니 생각이 안난다. 좋은 사람 만나게 해준 좋은 기회다. 배우 스태프 작가 시청자. 좋은 인연을 만나게 해준 기회라고 생각한다."

-다음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나.

"굉장히 많다. 저만이 하고싶은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다양한 장르 해보고 싶다. 코미디도 장르물도 멜로도 좋다."

-시청률과 별개로 시청자들의 지지가 뜨거웠다. 시청자들에게 한말씀!

"너무너무 든든했다. 다른 연출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저는 찾아보는 편이었다. 댓글 반응, 그것이 너무너무 힘이 됐다. 현장에서 다들 댓글중독이라고 그만 읽으라고 했다. 시청자들께 좋은 반응이 큰 힘이 됐다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다. 다음번에도 똑같이 좋아해 주실 수 있도록 다음 드라마까지 건강하시길 바란다."

▲ 왼쪽부터 '카이로스' 박승우PD, 남규리, 안보현, 이세영, 강승윤, 신성록. 제공|MBC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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