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행운 다신 없을 수도"… 한예리에게 '미나리'가 특별한 이유[인터뷰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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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나리'(감독 정이삭)는 꿈을 찾아 낯선 미국 땅에 정착한 1세대 한국 이민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한국계 미국인 인 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가 녹아있다. 브래드 피트가 설립한 영화 제작사 플랜B엔터테인먼트가 제작을 맡았다. 여기에 한국계 미국인 배우 스티븐 연이 기획과 제작에 참여해 총괄 프로듀서로 합류하며 글로벌 프로젝트로 제작 단계에서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한예리의 첫 할리우드 진출작이기도 한 '미나리'는 지난해 선댄스 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과 감독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돌풍을 일으킨 데 이어 오는 4월 아카데미 시상식을 앞두고 각종 상을 휩쓸며 주목받고 있다. 더불어 순자 역을 맡은 윤여정은 미국 영화상 24관왕에 오르며 수상 레이스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인 최초로 오스카 배우상 후보로 지명될지에도 관심이 쏠린 상황이다.
한예리는 이번 작품에서 낯선 땅에서 남편과 함께 두 아이를 키우는 모니카 역을 맡아 가족을 지키기 위해 단단해져가는 모습을 연기했다. 공감대를 자극하는 따뜻한 연기로 극의 중심을 잡으면서도, 미묘하게 변해가는 모니카의 심경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직접 노래한 ‘미나리’ OST 한국어 엔딩곡인 ‘RAIN SONG’이 제93회 아카데미상(OSCAR) 예비후보의 음악상, 주제가상 2개 부분에 1차 노미네이트 되기도 했다.

한예리는 23일 오전 국내 매체와의 화상 인터뷰를 통해 '미나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선댄스에서는 뜨거웠던 느낌이 있지만, 지금은 가깝게 있지 못하니 감사하지만 담담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 다음 작업을 위해서도 뭔가 붕 뜨지 않는 상태가 오히려 감사하다. 그래도 좋은 소식이 들리는 건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미나리'를 통해 할리우드 시장에 진출하게 된 것에 대해 "윤여정 선생님이 '할리우드의 할 자도 못봤다고 하셨다"고 웃으며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고 이게 시작이라고 본다.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해서 되게 만족스럽다. 이 작품으로 인해 한국 배우와의 작업에 대해 다른 감독님들의 마음이 열리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혼 여성이지만 기혼에 아이까지 둘이나 있는 전혀 다른 인생의 모니카를 연기한 한예리. 그는 " 아직 아이도 없고 결혼도 안 해서 실제 모니카 같은 경험은 없다"며 "제가 어릴 때 추억했던, 알고 있는 많은 여성들에 대해 생각했다. 이모가 6명이나 있어서 저희 할머니, 어머니, 이모들 등 그 시대 다양한 여성상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게 도움이 많이 됐다"고 털어놨다.
이어 "저는 모니카보다는 훨씬 덜 단단한 사람이다. 모니카는 저보다 대단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많다. 트레일러 타고 도착했을 때 저라면 아기들을 데리고 도망갔을 거다. '여기서 어떻게 살아!' 이러면서 말이다"라고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면서 "캐릭터를 있는 그대로 표현해내자. 모니카처럼 받아들이자고 생각했다"고 몰입할 수 있었던 이유를 밝혔다.
한예리는 정이삭 감독에 대해 '특별한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그래서 영화와 감독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현장에 도움을 많이 주러 오셨다. 어떤 개인적 이득을 바라지 않고 오신 분들이다. 그러면서 굉장히 즐겁고 행복하게 이 과정들을 해내셨다. 그 에너지를 같이 받게 됐고, 거기 있으면서 감정들을 공유하고 '우리 뭔가를 해냈어' 하는 기쁨을 얘기할 수 있었던 환경들이 저에게도 큰 힘으로 왔다. 긍정적인 큰 사랑의 에너지를 촬영하는 내내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특별하다고 얘기했던 거 같다"고 말했다.
'기생충'을 잇는 작품으로 꼽히는 만큼 '미나리'를 향한 봉준호 감독의 칭찬 역시 한예리에게 큰 힘이 됐다.
그는 "칭찬 받으면 무조건 기분이 좋다. 감독님께서 칭찬 많이 해주셔서 기분이 너무 좋았다. 문자로도 '이런 부분 진짜 좋았어'라고 얘기해주셔서 '칭찬 일부러 기분 좋으라고 많이 하시는 거죠'라고 했다. 영광이다. 감독님께서 이 영화를 좋아하셔서 더 기쁘다"며 "뭔가 '기생충' 다음에 바통을 이어받은 기분이었는데, 물론 다른 영화지만 '선수들은 알아보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끝으로 한예리는 '미나리'라는 작품이 자신에게 갖는 의미에 대해 "제 필모그래피에 가장 큰 전환점이 될 영화로 남을 것 같다"고 운을 뗐다.
그는 "필모그래피를 떠나 제 인생에 되게 좋은 경험으로 남을 작품이다. 또 이런 행운이 온다면 너무 좋겠지만, 없을 수도 있을 거 같다. 이런 경험은 작품을 떠나 경험 자체를 또 느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저에게 특별한 작품임이 틀림 없다는 생각이다"라고 했다.
이어 "관객 분들에게 '한예리가 힘이 있네?'라는 소리를 들으면 되게 기분 좋을 거 같다"며 "사실 모니카 역할이 시나리오 상에서 그렇게 두드러지는 인물이 아니었다. 그런데 감독님과 만들어간 과정에서 큰 힘이 생겼다. 그래서 다 보고나서 '한예리가 어디다 갖다놔도 자기가 할 몫을 충실하게 했구나' 하셨으면 싶다"고 덧붙였다.
영화 '미나리'는 오는 3월 3일 개봉한다.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bestest@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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