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리뷰]'싱크홀' 현재진행형 재난우화…황당한데 현실입니다
작성일: 2021.08.05 08:00
김현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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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동원(김성균)은 상경 11년 만에 드디어 인서울 내집마련에 성공한다. 변두리 동네, 방 세 칸짜리 신축빌라에 절로 흐뭇해지던 그때, 불안한 기운이 감지된다. 바닥이 기울어 구슬이 굴러가는가 하면, 곳곳에 균열이 생긴다. 설상가상 물까지 제대로 안 나오는데도, 빌라 주민들은 집값 떨어질 걱정에 공론화를 쉬쉬할 뿐이다. 하필이면 회사 동료들을 불러 거하게 집들이까지 한 다음날 아침, 멀쩡하던 빌라 한 동이 싱크홀과 함께 지하 500m 아래로 빨려들어가 버린다. 정신을 차려보니 동원과 회사 동료 김대리(이광수)와 인턴 은주(김혜준), 그리고 괴짜 이웃 만수(차승원)이 있는 곳은 지상이 한점 빛으로만 보이는 까마득한 지하 싱크홀 속. 망연자실하던 사람들은 살아야겠단 의지를 다진다.
소중한 내 집과 거대 싱크홀에 빠져버린다면? 달갑지만은 않은 사람들과 함께 그 곳에 갇힌다면? 내집마련의 꿈이 점점 아득해지는 시대, 1년에 평균 900개가 발생한다는 싱크홀을 상상력의 출발점으로 삼은 '싱크홀'은 참신하고도 현실적이다.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유머를 챙긴 여름의 도심 재난물로서, 여러 모로 2019년 최고 흥행작인 '엑시트'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엑시트'가 "지진이나 해일, 쓰나미가 아니라 우리 상황이 재난"이라는 취업난 속 보통의 젊은이들을 비췄다면, '싱크홀'은 끝모르고 값이 뛰는 한강변 아파트를 바라보며 "알지만 못 오를 에베레스트"라 자조하며 2억 오른 남의 집 값에 쓴웃음 짓는 또다른 보통 사람들을 담는다.

짠한 부성애를 보여준 차승원 김성균부터 이광수 김혜준 남다름까지, 배우들은 각 세대의 짠함을 품은 캐릭터들을 그려낸다. 황망한 재난과 비극이 유머와 어우러진 데는 적절히 캐릭터에 녹아 팀플레이를 펼친 배우들의 공이 컸다.
8월11일 개봉. 12세관람가. 러닝타임 1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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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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