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리뷰]'강릉', 철 지난 낭만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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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강릉'(감독 윤영빈)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건설된 대형 리조트 소유권을 둘러싼 조직의 야망과 음모, 그리고 배신을 그린 범죄 액션극이다. 배우 유오성과 장혁이 드라마 '장사의 신 - 객주 2015' 이후 6년 만에 만나 호흡을 맞춰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강릉 토박이 조직의 일원 길석(유오성)과 조직원들은 새롭게 지어진 리조트 운영을 두고 동상이몽을 꾼다. 길석은 평화를 원하지만 다른 조직원들은 탐욕을 드러낸다. 그들의 소리없는 균열을 눈치챈 이민석(장혁)이 리조트를 노리고 이 틈을 날카롭게 파고들며 갈등이 시작된다.
'강릉'의 장점은 캐릭터 감정선에 집중한 심플한 플롯이다. 굵직하게 나눈 등장인물들의 상황별 감정 변화에 집중했고, 그 과정을 협력과 배신을 오가는 칼부림으로 채웠다. 목숨을 방패삼아 이권 다툼을 하는 잔혹한 피범벅 전투가 반복되면서 섬뜩하고 우울한 아우라가 영화의 공기를 가득 채운다. 조직원들 간의 대비도 비교적 잘 느껴질 만큼 캐릭터성이 뚜렷한 것도 인상적이다.
다만 반복되는 칼부림 외에는 특별한 스토리가 없이 단출하게 예상 그대로 흘러간다. 처연한 감성에 푹 젖을 수도 있겠지만, 앞서 나온 누아르물 이상의 '신박한' 아이디어나 볼거리 없이 등장한 심플한 이야기는 '이런 특색 없는 누아르가 나올 철은 이미 지났다'는 인상만 남길 뿐이다.
식인을 암시하거나 사람을 찌를 때 지나치게 잔혹하게 묘사된 칼놀림, 빌런의 인간미를 위해 끼워넣은 뻔한 여성 캐릭터 활용은 몰입도를 높여주기는 커녕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개연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해 보이지도, 충격적이거나 신선하지도 않다. 영화의 수위만 높일 뿐 2021년의 신작답지 않은 설정과 세련되지 못한 연출로 느껴진다.
물론 인상만으로도 누아르 아우라를 풍기는 베테랑 배우들이 다수 출연한 만큼 이들의 숨막히는 열연이 영화의 빈틈을 구석구석 채운다는 점이 위안이 된다. 센세이션한 누아르 명작 탄생을 기대한 관객이라면 분명 아쉽겠지만, 의외로 까다롭지 않은 누아르 장르의 팬들에겐 뜻밖의 만족도를 줄 수 있을 것도 같다.
10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러닝타임 1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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