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다섯 스물하나' 김태리 "누군가 좋아해 본 적 없어…나희도 부러워" [인터뷰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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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장다희 기자] 배우 김태리가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통해 믿고 보는 배우의 명성을 재확인시켰다.
3일 뜨거운 관심 속에 막을 내린 tvN 토일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극본 권도은, 연출 정지현)에서 김태리는 특유의 긍정 에너지를 뽐내며 꿈꾸던 펜싱 국가대표 선수로 우뚝 선 나희도 역으로 열연했다. 김태리는 불완전한 청춘이 겪게 되는 성장통을 섬세하고 강렬하게 표현하며 시청자들의 공감과 응원을 받았다. 나희도 그 자체로 분해 특화된 캐릭터 소화력을 빛낸 김태리.
지난달 30일 김태리와 화상 인터뷰를 진행해 드라마와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시청률 10% 돌파하며 많은 사랑 받았다. 이런 반응 예상했는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너무 많은 사랑을 주셔서 감사한 마음이다. '스물다섯 스물하나'라는 작품을 나 포함해서 감독님, 작가님, 모든 스태프들이 고생하면서 만들었다. 나는 7개월이지만, 감독님, 작가님들은 1~2년 이상 공들여 준비한 작품이지 않나. 그런 작품이 좋은 결과로 이어져서 기분이 너무 좋고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백이진과의 결혼에 대해 가열찬 논의와 추측이 나왔다. 이를 보면서 조금 부담스러웠을 것 같은데, 어땠나.
"부담은 전혀 없었다. 이런 반응들이 그저 재밌고, 신기할 따름이었다. '미스터 선샤인' 할 때는 못 느껴봤던 신기함이었다. '우와, 사람들이 이렇게 좋아해 주는구나, 우리 드라마를 이렇게 분석하면서 시청하는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다."
-드라마 속 1990년대 2000년대 소품이 많이 나왔다. 촬영하면서 그런 걸 보는 재미도 있었을 것 같은데 어땠는가.
"재밌었다. 옛날에 쓰던 뚱뚱한 컴퓨터에 디스크 넣는 것도 있었다. 소품팀이 정말 고생 많았다. 소품팀이 감독님과 얘기하면서 준비했겠지만 그 시대에 맞는 소품들이 너무 잘 구현됐다. 소품 덕분에 연기가 더 잘 됐다."
-김태리와 나희도의 싱크로율은 얼마라고 생각하는지.
"나와 나희도는 되게 많이 닮았다. 그렇게 때문에 희도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크게 어렵진 않았다. 큰 고민 없이 자유롭게 연기했다."
-고등학생 김태리는 어떤 학생이었는가.
"그냥 평범한 고등학생이었다. 컴퓨터 게임을 좋아하고 대학 가려고 공부 열심히 했다. 돌이켜 보니 '노잼'이었다. (웃음) 난 학창 시절의 낭만이 없었다. 그런 점에서 희도가 너무 부러웠다. 나희도는 자신의 목표를 향해 거침없이 나아가는 인물이지 않나. 고등학생 때부터 열심히 산 희도가 부러웠다."
-펜싱 선수 나희도는 승부욕이 넘치고, 고집 있는 면모가 돋보였다. 연기에 있어 승부욕이나 포기할 수 없는 고집이 있는가.
"연기에 있어서는 그런 고집은 안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연기는 유연한 마음, 열린 생각이 필요하다. 거기서 좋은 연기가 나온다고 생각한다. 연기에 있어서는 승부욕, 고집이 없지만 게임이나 스포츠를 할 땐 승부욕이 강한 편이다. 그런 점에서는 희도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희도는 패배를 인정하는 편인데, 난 인정을 못한다. 타오르는 짜증을 어찌할 바 모르겠다. 그런 점을 희도에게 배워야 하지 않나 싶다."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대사가 있는지.
"몇 번을 돌려봤지만, 촬영 분량이나 대사들이 방대해서 생각이 잘 안 난다. 연기하는데 급급했다. 대사를 느끼지 못했다. 미친 듯이 연기하느라 '내가 이런 대사를 했지', '이 대사는 너무 아름답다', '이 장면 너무 좋았다'와 같은 생각을 할 시간이 없었다."
-배우 김태리는 좋아하면 숨기지 못하고 다 표현하는 스타일인가?
"누군가를 좋아해 본 적이 없다. 나희도처럼 누군갈 좋아하고 '내 걸로 만들겠어' 이런 마음을 가져본 적이 없다. 그래서 너무 아쉽다. 내 인생에 그런 순간이 없으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감이 있을 정도로. 나희도처럼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상대가 나타났으면 좋겠다.
-남주혁, 태양고 친구들과의 호흡은 어땠나.
"아주 즐겁고 좋았다. 나는 늘 또래 배우들과 연기하고 싶다고 말하고 다녔는데, 이제 여한이 없을 정도다. 지금은 또래 배우와 함께 하고 싶은 열망은 없다. 또래 배우가 아니더라도 재밌게 잘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펜싱 연습 힘들지 않았나.
"정말 힘들었다. 몸이 거덜날 지경이었다. 그런데 힘들다는 생각이 안 들 정도로 재밌었다. 주변에서는 대단하다가 아니라 '이렇게까지 한다고?'라면서 부정적으로 말하더라. 그 정도로 열심히 했는데 나는 정말 재밌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니까 그 정도까지 하면 안 됐구나 싶었다. 나희도라는 캐릭터에 있어서 펜싱은 당연히 중요하지만 너무 펜싱 연습에만 몰두하지 않았나 싶다. 에너지를 연기, 펜싱에 골고루 쓰지 못한 것 같아서 스스로 반성했다."
-데뷔 이후 탄탄한 행보를 밟아왔다. 때로는 불안할 수도 있을 듯한데.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그런데 언젠가 한 번은 꼬꾸라질 것 같다. 지금까지는 운이 너무 좋았다. '실패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은 안 한다.
-배우 김태리의 장점과 단점이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배우 김태리는 텍스트 해석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대본 이해를 잘 하는 편이다. 작가님의 의도, 이 장면의 목적, 이 장면이 왜 있고 왜 이런 말을 하는지 해석 능력이 뛰어난 것 같다. 그런 것들이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단점은 너무 많지만, 나는 나를 공격한다. 연기를 충분히 잘했다고 하는데 나는 내가 너무 못했다고 생각하고 만족할 줄 모르는 성향이다. 다음을 위해서 만족할 줄 알아야 하는데, 충분히 그칠 줄 알아야 하는데 그러질 못한다. 나 자신을 너무 공격하니까 괴로웠다. '스물다섯 스물하나' 작품을 하면서 깨달았다."
-촬영 마치고 나서 휴식을 취했는가?
"요새 맛있는 거 먹으면서 쉬고 있다. '스물다섯 스물하나' 하면서 운동을 거의 못했는데 지금 다시 운동을 하고 있다. 헬스장 다니고 있고, 필라테스, 발레도 하고 있다. 옛날에 발레를 했었는데 그때는 발레가 끔찍할 정도로 재미없었다. '이런 걸 왜 해?'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다시 하니까 재밌다. 선생님이랑 잘 맞아서 그런가? (웃음)"
-요즘 가장 큰 관심사는 무엇인가?
"브이로그다. 내가 준비하고 있는 게 가장 큰 관심사다.
너무 재밌을 것 같다. 이름은 아직 못 정했다. 회의할 때 정하고 바로 진행할 거다."
-김태리를 힘나게 하는 것들, 다시 일어서게 하는 것들이 있는가.
"사람한테서 많이 받는 것 같다. '스물다섯 스물하나' 작품을 7개월 동안 쉼 없이 하느라 사람을 못 만났다. 드라마 촬영 내내 했던 말이 '바깥세상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어요?'다. 너무 갇혀 살았던 것 같다. 보는 사람만 보고 가족 등 보고 싶은 사람들은 못 만났다. 만날 시간이 없었기 때문. 7개월 동안 나를 생각해 주고 걱정해 줬던 사람들을 요새 계속 만나고 있다. 그런 곳에서 힘을 받고 있다."
-끝으로 김태리의 원동력은 무엇인가?
"연기가 삶의 원동력인 것 같다. 연기를 하면서 재밌는 순간들이 있다. 가끔이지만 그럴 땐 정말 재밌다. 행복하고 눈물 날 정도로 재밌다. '스물다섯 스물하나' 하면서 스케줄에 치여 당장 다음 대사를 외우고, 그런 상황 속에서도 그런 순간이 찾아왔는데 너무 재밌었고 눈물 났다. 이 순간을 잊고 싶지 않다. 그게 바로 나의 원동력이다. 이 직업을 정말 오래 계속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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