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석 "북한 지도자·연쇄살인마→부드러운 이미지 깨부수고 싶어"[인터뷰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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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유은비 기자]작고 소중한 네 다리 달린 친구들 앞에선 배우 유연석(39)의 마음도 한없이 촉촉해지는 모양이다. 그가 보고 또 보며 울고 운 영화가 드디어 개봉한다. 오랜 기다림 끝에 오는 3월 1일 관객과 만나는 김주환 감독의 신작 영화 '멍뭉이'다.
'멍뭉이'는 집사 인생 조기 로그아웃 위기에 처한 민수(유연석)와 인생 자체가 위기인 진국(차태현), 두 형제가 사랑하는 반려견 ‘루니’의 완벽한 집사를 찾기 위해 면접을 시작하고, 뜻밖의 ‘견’명적인 만남을 이어가는 영화다. 어려서부터 늘 강아지들과 함께했다는 '리얼 반려인' 유연석이 주인공 민수 역을 맡았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차오르는지, 유연석은 지난 15일 진행된 '멍뭉이' 기자간담회 도중 왈칵 눈물을 쏟아 화제가 됐다. 당시를 회상하며 그는 "공식 석상에서 울었던 게 거의 처음인 것 같다. 작품 보다가 슬픈 장면을 보고 울컥한 적은 있었지만, 기자간담회 중간에 눈물을 흘린 적은 처음이라 당황했다. 이 영화에 대해 내가 가진 의미와 이 영화의 메시지가 마음에 계속 남아있어서 순간적으로 터져 나왔다"라고 눈물의 이유를 밝혔다.
유연석은 영화를 보면서도 5번 넘게 울었다며 "내가 영화를 찍은 거 보고 이렇게 자주 운 게 처음이다. 연기할 때는 진심으로 하지만, 상황을 알고 있기 때문에 나중에 볼 때도 순간 스치는데 강아지들은 그런 게 없다. 강아지들은 연기가 아니고 강아지들의 표정은 훈련으로 되는 게 아니니까 '진짜'인 것 같다. 품고 안고 있을 때 호흡 소리가 달라지는 건 느꼈는데 표정은 연기하느라 보지 못했다가 큰 화면에서 보니까 더 슬펐다"라고 했다.
이어 유연석은 "'캐나다 체크인'에서 이효리가 개를 만나기만 해도 슬프다. 입양처를 찾고 있던 아이들을 데리고 있다가 더 좋은 가족을 찾아갔는데 그 아이가 나도 기억하고 있고 그런 게 감동적이었다. '멍뭉이' 영화랑도 순간적으로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유연석은 "영화 촬영이 쉽지 않겠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대본을 보고 영화가 주는 메시지를 느끼고 나서는 돌려보낼 수가 없겠더라. 대본을 받았을 때 멀티캐스팅, 대단한 예산의 작품에 대한 욕심이 있어서 당시 찾던 작품은 아니었던 게 맞다. 그런데도 '멍뭉이' 제목에 먼저 손이 가더라. 대본을 읽고 나니 강아지들에 대한 애정이 '찐'이다 라는 생각이 들어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지 해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작품 선택 계기를 밝혔다.
김주환 감독은 앞서 "멍뭉이는 30억 원의 순제작비가 들어간 저예산 영화다"라며 유연석과 차태현이 개런티를 깎으면서 출연을 결정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유연석은 "돈이 중요한 작품은 아니다. 내가 그런 말을 했다는 것도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야기와 작품 자체에 대한 의미가 분명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해서 다들 비슷한 마음으로 시작한 프로젝트다. 수치상으로 관객이 몇 명 남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라고 생각을 드러냈다.
'멍뭉이'에서 강아지 루니와 100% 싱크로율을 자랑한 유연석은 "정이 너무 많이 쌓였다. 루니가 표현이 적극적인 아이는 아니고 좋아하는 사람한테 와서 고개를 배나 다리 쪽에 만져달라는 식으로 파묻는다. 2년 반 정도 만에 제작보고회에서 봤는데 나를 알아보고 고개를 파묻어서 감동이었다"라며 강아지 루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이미 우리가 원하는 대로 촬영 일정을 소화하기가 쉽지 않다는 걸 예상하고 준비했었다. 대역견들을 여러 마리 준비하고 할 여건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아이들 위해 촬영을 하는데 아이들을 힘들게 할 수 없었다"라고 했다.
이어 유연석은 강아지들과 함께하는 촬영에 오히려 힘이 났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주연배우들 강아지 먼저 찍고 남는 시간에 우리가 찍었다. 이분들께서 영화를 포기하지 않으셨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최선의 환경을 만들기 위해 케이터링 준비해놓고, 방들도 마련해놨다. 힘들지 않은 촬영은 없다. 오히려 힘들다가도 아이들 보면 너무 좋았다"라고 '찐' 애견인 면모를 보였다.
유연석은 '멍뭉이' 촬영 후 임순례 감독과 동물권 행동 카라를 통해 유기견 '리타'를 입양했다. "예전 반려견 키울 때는 어머니가 거의 주로 키우고 내가 도움을 드렸던 수준인데 이번에는 내가 독립해서 혼자 키우다 보니 어머니가 많이 고생하셨겠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했다.
강아지 리타에 대해 그는 "대형견을 키워본 적이 없었다. 애린원이라는 2000마리 가까이 있던 상황이 안 좋은 보호소에서 구출되다 보니 강아지들이랑 있는 걸 싫어해서 입양이 안 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근데 많이 좋아졌다. 이제 학교 보내서 친구도 생겼다. 유치원에 보내서 몇십 마리 놀면 못 놀지만, 천천히 한 마리씩 놀다 보니 좋아졌다. 유기견이어서 문제가 있는 건 아니고 아이마다 성향이 다른 것"라고 강조했다.
차태현과는 '종합병원2' 이후 15년 만에 다시 호흡을 맞췄다. 유연석은 "차태현과 같이 할 수 있다고 해서 너무 반가웠다. 15년 전 '종합병원2' 때는 드라마 촬영장을 아무것도 몰라서 실수도 많이 하고 그랬는데 차태현이 잘 이끌어주고 많이 가르쳐줬다"라고 회상했다.
유연석은 실제 '종합병원2' 촬영 당시 찍은 폴라로이드 사진을 간직하고 있다가 '멍뭉이'의 소품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풋풋하고도 싱그러운 두 사람의 투샷은 그 자체만으로도 눈길을 붙든다.
유연석은 "추억이 사진 한 장에 담겨있는데 그걸 영화에서 보니 반갑더라. 이런 영화를 찍기 위해서 그런 인연이 있었던 것 같다. 견'명적인 만남이 15년 전부터 시작된 것 같다"라며 "차태현과 사촌 관계로 나오는데 굳이 친해지기 위한 시간을 만들지 않아도 유대가 쌓여있어서 편했다. 예전의 추억이 있으니 공유하고 있는 형제처럼 촬영했다"고 귀띔했다.
2003년 '올드보이'로 데뷔했으니 올해로 연기 20년. 유연석은 "이제 서투르다는 변명은 못 하겠다"라고 그 소회를 밝혔다. 그는 여전히 다채로운 작품에서 변화무쌍한 얼굴을 보여주며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고 있다..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에서 선보인 뺀질거리는 마약조직 간부 캐릭터도 그 변화와 도전의 일환. 유연석은 "'슬기로운 의사생활' 찍는 중이었는데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좋았다. 호불호가 있긴 했지만, 준비한 대로 보여드렸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속 내 모습에 익숙하겠지만 부드러운 이미지를 부러뜨리고 싶었다"라고 했다.
이어 "그래서 '강철비2'에서 북한 지도자 역할을 맡고 다음 작품인 '운수 오진 날'에서도 연쇄살인마 역할을 맡았다. 이런 모습이 어색할 수 있지만 유연석이라는 배우를 가둬두지 않고 싶다. 평가가 아쉬울 때도 있지만 평가에 겁을 내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신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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