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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 드래프트 지명+살아나는 위상…108년 전통 '야구 명가' 배재고 부활 꿈꾼다[고교야구가 희망이다]

작성일: 2023.08.18 11:40 박정현 기자, 김재빈 기자, 김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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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훈련 전 미팅하는 배재고 선수단. ⓒ스포티비뉴스DB
▲ 훈련 전 미팅하는 배재고 선수단. ⓒ스포티비뉴스DB

[스포티비뉴스=박정현 기자 / 김재빈·김한림 영상기자] 전통의 ‘야구 명가’ 배재고등학교는 부활을 꿈꾼다.

배재고 야구부는 100년 넘는 역사를 지녔다. 지난 1915년 야구부 창단을 시작으로 초창기부터 굵직한 야구 스타들을 여럿 배출했다. 고교야구 최고의 타자에게 수여되는 ‘이영민 타격상’의 시조 이영민을 시작으로 프로야구 ‘원년맴버’였던 이광은, 신언호, 하기룡과 ‘검객’ 노찬엽 등이 주인공이다.

배재고는 과거 영광을 뒤로하고 침체하다 다시 성적을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해 서울권 전후반기 주말리그 통합 우승을 차지했고,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 대회에서는 강호 강릉고를 꺾고 준결승에 진출하기도 했다. 올해는 이마트배와 황금사자기에서 8강에 오르며 위상을 되찾는 중이다. 최근에는 3년 전 졸업생인 심우열이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 16라운드(전체 483순위)에 지명받아 입단해 경사를 맞았다.

권오영 배재고 감독은 “나뿐만 아니라 모든 지도자가 성적도 그렇고, 가르치는 제자들이 좋은 대학교로 진학이나 프로에 진출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우리 학교도 인원이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꾸준히 (프로에) 갈 수 있다는 자체가 굉장한 행복이고, 보람이다”며 미소를 보였다.

SPOTV는 고교야구를 살리고 붐을 확산하기 위해 ‘고교야구 시리즈’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동안 SPOTV는 신세계 이마트배·황금사자기·청룡기·대통령배·봉황대기 등 5대 전국고교야구대회 생중계는 물론, 고교 최고 유망주를 소개하는 등 고교야구만의 순수한 열정과 각본 없는 드라마의 감동을 팬들에게 전해왔다.

올해도 ‘고교야구가 희망이다’ 코너를 이어오고 있다. 도전을 통해 꿈과 희망을 만들고 감동 스토리를 써내려가고 있는 학교를 선정해 소정의 선물을 제공한다. 선정된 학교에는 SPOTV NOW 이용권을 제공한다. 선수들은 메이저리그는 물론 고교야구 등 다양한 경기를 시청할 수 있다.

최근 스포티비뉴스와 만난 배재고 선수단은 스포티비나우 이용권을 통해 류현진(토론토)과 김하성(샌디에이고), 오타니(에인절스) 등 메이저리거들의 플레이와 고교야구 등 여러 경기를 볼 수 있어 기쁜 마음을 전했다.

▲ 권오영 배재고 감독. ⓒ스포티비뉴스DB
▲ 권오영 배재고 감독. ⓒ스포티비뉴스DB

◆“정말 좋으신 분이에요”…12년째 배재고를 이끄는 덕장 권오영

배재고 시절 권 감독과 인연을 맺은 kt 위즈 외야수 김민혁은 “내가 고등학교 2~3학년쯤 감독님이 처음 코치로 부임하셨다. 나도 감독님을 겪어봤고, 지인들 얘기를 들어봐도 그때부터 지금까지 똑같은 것 같다. 정말 좋으신 분이다. 정이 없는 척하다가도 뒤에서는 잘 챙겨주신다”라며 “단호하게 하실 때는 뭐라고 하시지만, 풀어주실 때는 확실하게 풀어주신다. 정말 확실한 분”이라고 설명했다.

김민혁의 말처럼 권 감독은 덕장이다. 엄격할 때는 한없이 무서운 호랑이 같지만, 때로는 유쾌하게 장난도 치며 선수들의 긴장을 풀어준다.

권 감독은 “예전보다 환경도 많이 좋아졌고, 아이들의 생각도 많이 바뀌었다. 지도자들이 선수들에 다가가는 부분들도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한다”라며 지난 12년을 돌아봤다.

권 감독은 오로지 제자들 생각뿐이었다. 인터뷰 중간마다 “우리 선수들이 잘돼서 좋은 곳에 가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할 만큼 마음이 따뜻한 지도자였다.

▲ 신우열의 탬파베이 입단을 축하하는 현수막.  ⓒ스포티비뉴스DB
▲ 신우열의 탬파베이 입단을 축하하는 현수막. ⓒ스포티비뉴스DB
▲탬파베이 레이스에 입단한 신우열. ⓒ 신우열 인스타그램
▲탬파베이 레이스에 입단한 신우열. ⓒ 신우열 인스타그램

◆“그때가 정말 재밌었죠”…신우열의 이색적 ML 입단, 어떻게 이뤄졌나

권 감독은 수많은 제자를 봐왔다. 물론 모두가 자식처럼 소중하지만, 유독 정이 가는 한 선수가 있었다. 바로 신우열이다.

신우열은 분위기메이커 그 이상이었다. 고학년이 되어서도 팀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넣기 위해 더그아웃에서 가장 활발한 선수였다.

야수로서 기량도 우수했다. 배재고 좌측 그물망을 넘겨 주차장의 차량을 여러 번 부술 만큼 빼어난 장타력도 겸비했다.

권 감독은 “그때(신우열을 지도했던 시절)가 정말 재밌었다. 신우열은 멋있으면서 재밌고, 능력치도 좋은 선수였다. 프로에 지명을 못 받아 대학 입시를 준비할 때 미국행이 어떻겠느냐는 뉘앙스를 풍겼는데, 어느 순간부터 진취적으로 생각하더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선수를 생각하는 권 감독의 한마디가 잠자고 있던 신우열의 의지를 깨웠다. 결국, 신우열은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고, 마이애미 데이드컬리지를 거쳐 메이저리그 입단이라는 결과를 만들었다.

권 감독은 “코로나 등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그렇게 열심히 할 줄 몰랐다. 떨어져 있으니 가끔 연락하는데, 혼자 (미국에서) 힘든 것을 버티고 이런 결과를 가져올지 상상도 못했다. 잘돼서 여러 본보기가 되고, 한국 야구의 위상을 높여줬으면 한다”며 제자의 성장해 뿌듯해했다.

권 감독은 여전히 매의 눈으로 선수들을 지켜본다. 훌륭한 제자들을 양성하기 위해 오늘도 구슬땀을 흘릴 예정이다.

▲ 노시환을 꿈꾸는 배재고 내야수 심휘윤. ⓒ스포티비뉴스DB
▲ 노시환을 꿈꾸는 배재고 내야수 심휘윤. ⓒ스포티비뉴스DB

◆“내 타구 못 잡게 하고 싶어”…노시환 꿈꾸는 심휘윤은 좌절하지 않는다

배재고 주장이자 3루수 심휘윤은 올해 유독 운이 따르지 않는다.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향하며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이는 권 감독의 짚은 아쉬운 점이기도 했다.

야구는 기록의 스포츠고, 숫자로 평가받는다. 그렇기에 플레이 하나에 좌절할 수 있지만, 심휘윤은 더욱 입술을 깨물었다. 좌절하지 않고, 개선점을 찾아가고 있다.

심휘윤은 “잘 맞은 타구가 잡히는 일이 많았다. 힘이 좀 부족한 것 같아 체격을 키워 내 타구를 못 잡게 하는 것이 목표다”라며 의지를 다졌다.

심휘윤은 롤모델로 올 시즌 KBO리그 홈런 선두 노시환(한화/28홈런)을 꼽았다. “요즘 노시환 선수의 플레이를 자주 보고 있다. 타격할 때 풀스윙하는 것이 너무 멋있어 보였다”라며 “내 장점으로 강한 어깨와 좋은 수비력도 있다. 공수에서 안정된 선수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 배재고 에이스 홍윤재.  ⓒ스포티비뉴스DB
▲ 배재고 에이스 홍윤재. ⓒ스포티비뉴스DB

◆“투수 코치님 덕분입니다”…에이스 홍윤재의 감사 인사

배재고 에이스 홍윤재는 이장환 배재고 투수 코치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홍윤재는 2학년이던 지난해부터 여러 차례 마운드를 지키며 에이스로 거듭났다. 올 시즌에도 6승과 주말리그 전반기(서울권C) 감투상을 받으며 가치를 높이고 있다.

홍윤재는 “시즌 초반 투구수 관리를 못해 컨디션이 떨어진 것 같아 아쉽지만, 지난해보다 컨트롤이 좋아졌다. 내 장점은 남들보다 좋은 컨트롤이다”라고 설명했다.

롤모델을 꼽아달라는 말에 홍윤재는 주저 없이 이 코치를 언급했다. “좋아하는 선수는 없다. 투수 코치님을 롤모델로 한다”라며 “코치님 덕분에 야구에 대해 깊게 생각하게 됐다. 더 발전하고 싶다”고 얘기했다.

▲ 배재고 안방마님 김채환.  ⓒ스포티비뉴스DB
▲ 배재고 안방마님 김채환. ⓒ스포티비뉴스DB

◆“선배들처럼 나도”…숨은 포수 맛집, 배재고 안방마님 김채환

3학년 포수 김채환은 배재고의 든든한 안방마님이다. 무더운 여름 무거운 보호장비를 쓰고 쭈그려 앉아 투수들의 공을 묵묵히 받아낸다.

배재고는 숨은 포수 맛집이다. 2022~2023년 팀의 안방마님을 2회 연속 프로에 보냈다. 김채환은 1학년 시절 3학년이었던 김성우(LG), 지난해에는 안겸(키움)이 프로에 입단하는 걸 지켜봤다.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받았고, 자신도 그 길을 걷고자 하는 의지가 가득했다.

김채환은 “선배들처럼 나도 (후배를 위해) 그 길을 잘 닦고 싶다”라며 “나는 파이팅이 넘치고, 송구에 강점이 있다. 포수로는 모두가 인정하는 야디에르 몰리나가 롤모델이다. 또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샌디에이고)나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토론토)도 치는 것이 마음에 들고, 멋있게 야구해서 닮고 싶다”고 두 눈을 번뜩였다.

▲ 배재고 내야수 김현수. ⓒ스포티비뉴스DB
▲ 배재고 내야수 김현수. ⓒ스포티비뉴스DB
▲ 김현수(왼쪽)는 누나 김현아처럼 국가대표를 꿈꾼다. ⓒ김현수 제공
▲ 김현수(왼쪽)는 누나 김현아처럼 국가대표를 꿈꾼다. ⓒ김현수 제공

◆“나도 (국가대표) 누나처럼 되고 싶어요”…김하성을 닮고 싶은 내야수 김현수

3학년 유격수 김현수는 누나처럼 국가대표를 꿈꾼다.

김현수의 누나 김현아는 여자야구 대표팀 내야수로 2021년부터 국가대표팀에 꾸준히 선발됐다. 이달 캐나다 선더베이에서 열렸던 ‘2024년 여자야구월드컵(WBSC) 예선’에 참가하며 대표팀 핫코너를 책임지고 있다. 동생 김현수에게 태극마크를 단 누나는 롤모델이다.

김현수는 “나도 누나처럼 되고 싶었는데, 아직 국가대표는 못 했다. 프로에 가게 된다면, 열심히 해서 꼭 국가대표가 되고 싶다”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메이저리그를 꾸준히 챙겨보는 김현수는 김하성처럼 수비가 뛰어난 유격수를 꿈꾼다. “수비에서는 김하성을 닮고 싶다”라며 “내야에서 강한 어깨와 타석에서 볼을 잘 고르는 선구안, 컨택 능력이 좋다”고 자신을 어필했다.

▲ 배재고 외야수 정희성.  ⓒ스포티비뉴스DB
▲ 배재고 외야수 정희성. ⓒ스포티비뉴스DB

◆“안타 못 치면 더 쓰려요”…외야수 정희성이 붕대를 감고 나온 이유

인조 잔디에 쓸려 화상으로 가득했던 정희성의 손바닥. 손이 아물 때까지 쉴 수 있었지만, 별일이 아니라는 듯이 붕대를 감고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다.

모든 3학년이 다 그렇듯 신인 드래프트를 앞둔 정희성에게도 하루하루가 소중하다. 그는 “(방망이를 치며 손이 아픈 것보다) 안타를 못 치면 더 쓰리다”는 말로 훈련을 향한 의지를 붙태웠다.

정희성은 “내 장점은 타격 밸런스와 꾸준하게 3할대를 칠 수 있는 에버리지다”라며 “시즌 초반 너무 많이 안 좋아 내 장점을 못 살릴까 걱정을 많이 했다. 그래도 시즌 중반부터 감각이 많이 올라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다시 방망이를 들고 배트 박스로 향했다.

▲ 배재고 외야수 조원재.  ⓒ스포티비뉴스DB
▲ 배재고 외야수 조원재. ⓒ스포티비뉴스DB

◆“롤모델은 없다, 나만의 길을 가겠다”…자신감으로 완전 무장, 외야수 조원재

인터뷰 답변에서 호기로움이 느껴졌다. 조원재는 자신의 강점에 관한 질문에 곧장 “자신감이다”라고 말할 만큼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쳤다.

취재진이 롤모델을 물었던 다음 질문에는 더욱 인상적인 답변을 했다.

롤모델을 묻는 질문에 대다수는 슈퍼스타나 자신의 포지션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를 언급한다. 그런데 조원재는 뭔가 달랐다. 롤모델을 정하기보다 자신의 야구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조원재는 “롤모델을 따로 두지 않는다. 나만의 길을 가고 싶기에 나의 롤모델은 나 자신이다”라며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기에 (남은 기간) 모든 걸 올인하겠다”고 호탕하게 웃어 보였다.

▲ 배재고 출신의 kt 위즈 외야수 김민혁. 후배들을 위한 진심을 전했다. ⓒ kt 위즈
▲ 배재고 출신의 kt 위즈 외야수 김민혁. 후배들을 위한 진심을 전했다. ⓒ kt 위즈

◆선배가 후배에게 하고 싶은 한마디

kt 외야수 김민혁은 졸업 후에도 꾸준히 모교 배재고를 찾는다. 비시즌 권 감독과 식사도 하고, 때로는 훈련하는 후배들도 지켜본다.

김민혁은 후배들보다 먼저 그 길을 걸었던 선배로서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김민혁은 “솔직하게 내가 큰 선수는 아니라 내 말을 들을지 모르겠다. 나는 고등학교 3학년 때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프로 또는 대학 어디를 가는지가 그 나이에서는 첫 번째로 중요하다. 다만, 어느 길을 가더라도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 프로에 오더라도 프로에 왔다고 안주하면, 그냥 그런 선수가 되는 거다. 대학에 진학해도 열심히 하려는 마음이 있으면,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 어떤 선택, 결과가 오더라도 무너지지 않고 버텨줬으면 좋겠다. 지금 가지고 있는 생각이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며 후배들을 향한 진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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