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하필 여기서 이라크를? 日 '도하의 비극' 떠올린다…"추가시간 운영까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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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일본의 조별리그 순위를 결정할 매치업이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끄는 일본은 잠시 후인 19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알 라얀의 에듀케이션 스타디움에서 이라크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2차전을 펼친다.
일본은 앞서 베트남을 4-2로 제압했다. 스코어는 여유로워 보이지만 흐름은 쉽지 않았다. 전반 한때 베트남에 1-2로 끌려갈 만큼 쉽게 풀어간 경기는 아니었다. 베트남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94위에 불과한 걸 고려하면 일본의 예상과 전혀 다르게 흘러간 셈이다.
그것도 선제골로 잘 출발하고도 리드를 내주는 불안함을 노출했다. 전반 11분 미나미노 다쿠미(AS모나코)의 첫 골을 지키지 못하고 16분과 33분 연달아 베트남에 실점했다. 두 번 다 세트피스에 의해 일본의 수비가 무너진 게 눈에 들어왔다. 평균 신장에 있어 일본이 베트남에 우위를 보이는 데도 공중볼에 관한 처리가 좋지 않았다.
그래도 일본의 기본 전력은 상당했다. 미나미노 다쿠미(AS모나코)를 중심으로 한 유럽파 2선이 첫 경기부터 폭발한 건 고무적이다. 이를 통해 지난해 6월 엘살바도르전 승리 이후 지금까지 10경기 내리 이기고 있다. 이라크까지 잡아내면 조 1위 진출이 가능해진다.
이라크는 복병이다. FIFA 랭킹에서는 17위의 일본과 비교해 63위 이라크가 얼마나 고민을 안길지 알 수 없으나 분위기는 크게 나쁘지 않다. 이라크도 최근 A매치 5경기에서 4승 1패를 기록하고 있다. 일본과 전력이 엇비슷한 대한민국과 평가전에서만 0-1로 졌다. 아시안컵 첫 경기에서도 인도네시아를 3-1로 제압하며 힘을 과시했다.
일본과 이라크는 객관적인 전력을 떠나 아직도 회자되는 이야기가 있다. 1993년 카타르 도하에서 일본 축구사에 길이 남을 비극이 펼쳐졌다. 1994 FIFA 미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이 펼쳐졌던 도하에서 일본은 이라크를 최종전 상대로 만났다. 경기 종료 시점까지 미우라 가즈요시와 나카야마 마사시의 골을 앞세워 2-1로 앞서 있었다. 이대로 끝나면 북한을 잡고 승점 6점을 기록한 대한민국을 따돌리고 사상 첫 월드컵 본선에 나설 수 있었다.
그런데 종료 20초 전 이라크의 움란 자파르에게 통한의 동점골을 내줬다. 결국 2-2 무승부로 끝났고, 일본은 대한민국과 승점이 같아졌다. 이라크에 내준 그 한 골이 득실차에서도 불리하게 만들면서 미국행 티켓을 대한민국에 넘겨줬다. 우리에게는 도하의 기적이 일본에서는 도하의 비극으로 불린다.
그 현장에 모리야스 감독이 있었다. 풀타임을 잘 뛰고도 월드컵 탈락의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그리고 31년이 흘러 카타르에서 이라크를 상대하게 됐다. 모리야스 감독 입장에서는 도하의 비극을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로 이겨낸지 오래다. 그래도 이라크를 확실하게 잡아야 악몽을 지울 수 있다.
어김없이 이라크전을 앞두고 도하의 비극이 거론됐다. 모리야스 감독은 "1993년의 기억이 아직도 남아있다"며 "지금은 선수가 아닌 감독으로 이곳에 왔다. 내일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기자회견에 동석한 이타쿠라 고(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를 보면서 "1993년에 이 선수는 태어나지도 않았다. 그만큼 옛날 이야기다. 이후 일본은 발전했고 세계에서 경쟁할 수 있는 팀이 됐다"라고 과거로 치부했다.
대신 도하의 비극에서 얻은 교훈을 강조했다. 종료 직전에 아픔을 겪었던 만큼 모리야스 감독은 "이번 대회는 추가시간이 정확하게 잡히면서 길어지고 있다. 이를 염두에 두고 운영해야 한다"며 "베트남전에서도 전반 추가시간에 역전골을 넣었고, 후반에는 잘 마무리했다. 30년 전과는 완전히 다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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