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가을 최악 악몽 주인공… FA 가치 시험대 오른다, 설마 이렇게 KIA 떠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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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대구, 김태우 기자] 포스트시즌에서 탈락한 팀의 선수단에는 짙은 아쉬움이 남는 게 당연하다. 모두가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알기에, 이상하게 자신의 잘못을 더 찾게 된다. 1일 대구에서 2026년 시즌을 공식적으로 마친 KIA 선수들도 모두 고개를 들지 못했다.
모두가 최선을 다했겠지만 결과는 잔인할 만큼 냉정하게 남는다. 가장 고개를 들지 못할 법한 선수 중 하나는 올해 팀의 주전 중견수로 뛰었으나 포스트시즌에서 제대로 된 활약을 하지 못한 김호령(34)이었다. 외야 수비의 중심이자 타순의 ‘조커’로 기대를 걸었지만, 정작 주전 자리를 내놓은 채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경우가 많았다. 베테랑으로서 자책감이 컸을 법한 가을이었다.
김호령은 LG와 준플레이오프 3경기에서는 타율 0.286을 기록하며 그대로 나쁘지는 않은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는 9타석에서 안타는커녕 단 한 번의 출루도 하지 못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KIA는 타격감이 떨어진 것이 눈에 보이는 김호령 대신 박정우를 주전 중견수로 투입하는 등 여러 수를 내봤지만, 중견수의 타격 문제는 끝내 해결되지 않았다.
시즌 막판부터 이어진 타격 부진의 늪을 끝내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나 플레이오프 들어서는 인플레이를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쫓기는 양상이 그대로 드러났다. 29일 3차전에서는 선발 중견수로 나섰지만 4타수 무안타 4삼진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30일 4차전에서는 만루라는 절대 기회에서 대타로 나섰으나 역시 무위에 그쳤다. 수렁이 더 깊어지는 양상이었다.
1일 열린 5차전에서는 팀이 경기 초반 4점을 허용해 쫓아가야 하는 상황이 됐고, 타격감이 떨어진 김호령은 끝내 출전 타이밍을 잡지 못한 채 벤치에서 팀의 탈락을 지켜봐야 했다. 베테랑으로서 자신의 몫을 해야 한다는 의지는 분명 굴뚝같았다. 훈련에서의 열의만 봐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의지와 실제 결과는 별개의 문제였다.
시즌 중반까지는 좋은 타격감도 선보이면서 지난해 타격 급성장이 계속 이어지는 듯했다. 전반기 85경기에서 기록한 타율은 0.280이었고 11개의 홈런과 9개의 도루를 더했다. 리그 최정상급의 수비력은 그대로였다. 하지만 시즌 마지막으로 갈수록 타격 성적이 곤두박질쳤다. 후반기 56경기에서 타율은 0.245까지 떨어졌고, 홈런 개수는 단 2개였다. 삼진 비율이 무려 28%까지 치솟았다. 김호령은 거포가 아니기에 어울리지 않는 숫자였다.
데뷔 이후 풀타임 주전으로 뛰어본 기억이 많지 않다. 올해 소화한 581타석이 개인 한 시즌 최다였고, 500타석 이상을 소화한 것은 10년 전인 2016년(514타석)이 마지막이었다. 이후 2024년까지는 200타석 이상 소화도 한 번 없었다. 모두가 김호령의 타격이 업그레이드됐다며 마지막 퍼즐이 채워졌다고 환호했지만, 완벽한 증명은 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았다.
고개를 숙인 김호령은 한국시리즈가 끝나고 며칠 후면 공식적으로는 KIA 소속이 아닌 선수가 된다. 올 시즌을 마치고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기 때문이다. 생애 첫 FA 자격 획득이다. 김호령은 지난 시즌 뒤 소중한 기회인 만큼 일단 FA 자격을 신청하겠다는 뜻을 구단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로서는 당연한 권리다. 개인적으로도 올 시즌을 잘 마친 뒤 시장에 나갔으면 좋았겠지만, 약간의 찜찜한 감을 남긴 채 FA가 됐다.
KIA에는 필요한 선수다. 당장 풀타임 중견수를 본 경험이 있는 선수가 없다. 김호령이 떠나면 외부에서 새로운 중견수를 영입하든지, 아니면 박재현을 중견수로 이동시키든지 해야 한다. KIA도 빠른 결정을 할 필요가 있는 셈이다. 포스트시즌에 부진했다고 해도 OPS 0.700 이상을 기록한 중견수고, KIA가 문전박대할 분위기는 아니다. 다만 어떤 FA나 다 그렇듯 적정한 금액을 찾아가는 과정에서는 진통이 있을 수 있다.
김호령으로서는 좋은 조건과 함께 KIA에 남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라고 할 만하다. 2015년 신인드래프트에서 KIA에 입단한 뒤 원클럽맨으로 활약한 선수이기 때문이다. 팀에 대한 애정은 분명히 가지고 있고, 팀원들이나 코칭스태프도 김호령이 팀에 남기를 바라고 있다. KIA도 시장 분위기를 살피면서 남은 기간 전략을 가다듬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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